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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망성쇠 프로젝트 31
돌고 도는 고기!
글 노유청 2017-08-25 |   지면 발행 ( 2017년 9월호 - 전체 보기 )


▲ before 가게 이름을 마치 일본어처럼 함바그와 카레 사이에 ‘~와’를 의미하는 일어 또(と)를 넣었고, 끝자락엔 집을 의미하는 야(や)를 배치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굳이 번역하자면 함바그와 카레집 정도인데 의미보다 중간에 히라가나를 한 자씩 각각 배치해 조형적으로도 훌륭했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훌륭한 간판이었다. 그리고 어닝 끝자락에 노란색으로 적어둔 문구와 직접 메뉴를 적어둔 작은 입간판도 가게의 아기자기한 매력을 더하는 사인이었다. 입간판을 올려둔 바닥에 마치 잔디처럼 연출한 것도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였다.

‘함바그 또 카레야’를 처음 갔던 건 2014년 여름 맥줏집 간판을 모아서 화보 기사를 진행했을 때였다. 엄밀하게 말하면 맥줏집은 아니었지만, 햄버그스테이크에 가볍게 한두 잔 하기에 딱 좋은 가게였다. 한참 촬영을 진행하다가 허기와 갈증이 동시에 몰려올 때쯤 늦은 점심을 먹으러 들어갔던 집이 함바그 또 카레야였다.

햄버그스테이크에 딱 한 잔만 마시려고 생맥주를 주문했는데 너무 시원하고 맛나서 한잔 더 마셨던 기억이 난다. 허기와 갈증이 몰려오는 늦은 점심에 햄버그스테이크와 맥주 두 잔이 차려진 식당은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함바그 또 카레야는 그 이후에도 종종 들렀던 가게다. 마감한 후에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술 낮맥이 한잔 당기는 날이라면 가로수길로 달려갔다. 다소 번잡한 가로수길 본류를 벗어나서 압구정 뒷길과 만나는 이면도로에 위치한 함바그 또 카레야는 요란한 간판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시선을 사로잡았다. 익스테리어를 노란색으로 칠한 목재로 꾸민 것이 가독성이 높았고 갈색 입체문자사인과의 합이 좋았다.

가게 이름을 마치 일본어처럼 함바그와 카레 사이에 ‘~와’를 의미하는 일어 또(と)를 넣었고, 끝자락엔 집을 의미하는 야(や)를 배치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굳이 번역하자면 함바그와 카레집 정도인데 의미보다 중간에 히라가나를 한 자씩 각각 배치해 조형적으로도 훌륭했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훌륭한 간판이었다. 그리고 어닝 끝자락에 노란색으로 적어둔 문구와 직접 메뉴를 적어둔 작은 입간판도 가게의 아기자기한 매력을 더하는 사인이었다. 입간판을 올려둔 바닥에 마치 잔디처럼 연출한 것도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였다.

함바그 또 카레야가 사라진 건 올해 여름이었다. 올해 초만 해도 가로수길에서 발견하고 “여전히 잘 버티고 있구나”라며 다음을 기약했는데 이제 더는 갈 수 없는 가게가 됐다. 새로 생긴 가게는 비프바 서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고깃집이다. 햄버그스테이크에서 쇠고기 스테이크 집으로 바뀌었다. 아무래도 이곳은 고기와 고기가 돌고 도는 자리인 듯하다. 블로그 글을 검색해보니 가게가 문을 연 시점은 7월 중순정도인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 아쉬움이 밀려온다. 6월 정도쯤에 낮맥을 하러 함바그 또 카레야에 한번 다녀올 걸 하는 아쉬움.

비프바 서울은 함바그 또 카레야의 형태와 프레임을 크게 바꾸지 않는 선에서 간판과 익스테리어를 구성했다. 노란색은 검은색으로 바꿨고 입체문자사인 대신 네온사인을 배치해 전혀 다른 느낌이다. 깔끔하고 도회적인 간결한 구성. 어쩌면 가로수길이란 공간엔 비프바 서울의 사인이 더 어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프바 서울이란 이름과 간판, 익스테리어의 구성 그리고 가로수길이란 공간적 특성까지 여러 요소가 맞물려 가게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것 같다.

그리고 함바그 또 카레야가 있던 시절부터 사용한 가게 앞에 절반쯤 차지하는 목재 플로어를 그대로 남겨뒀다. 물론 가게를 열면서 새롭게 만들긴 했겠지만, 형태를 비슷하게 남겨두어 예전 가게의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 또한, 네온사인을 외부 간판과 내부에도 배치한 것이 흥미롭다. 특히나 낮에도 보라색으로 빛나는 내부 네온사인은 사람들의 시선을 강하게 사로잡는다. 호기심을 자극해 가까이 다가서서 보면 “고기 맛 참 좋다”라는 문구에 어떤 가게인지 알게 되는 상징 같은 사인이다.

함바그 또 카레야가 점심에 찾아 밥과 맥주를 한잔하는 공간이었다면, 비프바 서울은 격무에 지친 직장인이 퇴근 후에 들러 고기에 술을 한잔하며 하루를 위로하는 가게일 것 같은 느낌이다. 왠지 힘이 빠지는 날 가서 고기와 술을 마시며 주인장과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푸는 그런 가게. 마감 후엔 비프바 서울에 한번 가야겠다. 스트레스를 고기와 함께 날려 버리러.


▲ After 비프바 서울은 함바그 또 카레야의 형태와 프레임을 크게 바꾸지 않는 선에서 간판과 익스테리어를 구성했다. 노란색은 검은색으로 바꿨고 입체문자사인 대신 네온사인을 배치해 전혀 다른 느낌이다. 깔끔하고 도회적인 간결한 구성. 어쩌면 가로수길이란 공간엔 비프바 서울의 사인이 더 어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프바 서울이란 이름과 간판, 익스테리어의 구성 그리고 가로수길이란 공간적 특성까지 여러 요소가 맞물려 가게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것 같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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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태그 : 신사동 가로수길 함바그 또 카레야 비프바 서울 간판 흥망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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