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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타고 헌책방 풍경을 걷다. 배다리마을
글 김다은 2013-05-29 |   지면 발행 ( 2013년 5월호 - 전체 보기 )

인터넷 지도에 '배다리'라고 검색을 해보면 강가나 바닷가 근처에 분포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름 그대로 배다리는 배를 대는 다리가 있었다고 해서 불리게 된 것이다. 인천의 배다리는남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다.

인천 배다리의 시작은 약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9년 인천에 한국 최초 철도인 경인선이 개통되고 일본의 조선 침탈을 위한 조계지가 만들어졌다. 조계지로 인해 살던 터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배다리에 모여들었다. 시장이 만들어지고 공장과 학교가 만들어진다. 한국전쟁 후에는 고향을 잃은 피난민들이 모여 마을이 생겼다. 이것이 배다리 마을이다.

이런 역사를 지닌 배다리지만 재개발과 산업화로 지난 2006년 사라질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배다리 역사를 소중히 여긴 사람들은 반대했고 문화예술집단인 '퍼포먼스 반지하'와 함께 '기억과 새로움의 풍경'이란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호선 동인천역에서 배다리로 가는 길 양옆으로 키만큼 쌓인 책들이 있다. 이곳은 '배다리 헌책방거리'로 한때 30~40곳의 헌책방이 있어 새 학기마다 학생들로 붐볐지만, 현재는 서너 곳 정도만 남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헌책방 거리에는 1920년대 문을 연 양조장 자리에 들어선 공공미술 커뮤니티 '스페이스 빔'이 마스코트로 제작한 로봇이 있는데 배다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소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 로봇을 지나면 벽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배다리에 있는 벽화는 개수로만 40여개로 약 2km 되는 마을길 곳곳에 그려져 있다. 벽화를 다 돌아보는 데 약 2시간정도 소요된다. 최근에는 이곳 벽화길을 토대로 '쇠뿔고갯길(지도)'이란 코스가 생겨났는데 마을의 이야기, 집수리 미술, 시간의 중첩, 공간을 가꾸다, 마을을 기념하다 총 5개의 주제로 벽화를 돌아볼 수 있다.
 다리 역사를 소중히 여긴 사람들은 반대했고 문화예술집단인 '퍼포먼스 반지하'와 함께 '기억과 새로움의 풍경'이란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학교 담벼락엔 동네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가 그려졌고 골목 곳곳에 예쁜 벽화가 그려졌다. 이후 재개발은 무산됐고 마을은 벽화를 통해 골목골목 사람들이 오가는 곳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도로 건설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배다리 역사문화마을 만들기 위원회'의 공동실행위원장이자 '스페이스 빔'을 운영하는 민운기 대표는 본격적인 문화마을 조성을 위해 '배다리 아카이브 & 디자인' 사업을 통한 홈페이지 구축, 안내책자 발간, 마을지도 제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의 벽화는 2012년 4월까지 퍼포먼스 반지하가 맡아왔으며 마을 축제는 주민과 활동가들이 함께 꾸려오고 있다.

스페이스 빔은 헌책방 거리를 근거지로 도시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배다리 도시학교'를 열어 매달 담론을 벌이며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민 대표는 "2012년 4월 시작한 도시학교는 매회 30여명의 주민, 도시계획 전문가, 학생, 활동가 등 다양한 인원이 참석하며 11월까지 계속됐다. 11월에 학교를 마치고 8회분의 활동을 평가해 올해 도시학교를 계획했다"고 전했다.
 마을의 다양한 벽화.

이밖에 20여 가구의 주민들이 모여 생태 텃밭을 가꾸고 있는데 만남과 소통의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스페이스 빔은 이곳에서 작년 8월 도시캠핑 '배다리 바캉스'를 열어 풀밭사진관, 태양열로 계란 삶기, 우쿨렐레 배우기, 풀밭카페, 양푼비빔밥만찬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지역의 창영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마을기업 '한걸음 자활공동체'도 지역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활성화되고 있다. 이 기업은 근로의욕이 있는 장애인에게 소일거리를 제공하고 문화·체육활동을 벌여 자립능력을 키워주는 곳이다.

이처럼 마을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노력으로 헌책방 거리는 조용히, 하지만 쉼 없이 움직이고 변하고 있다.

 마을이 보존되길 바라는 마을 주민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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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태그 : 공공디자인 배다리마을 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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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트렌드+디자인
2013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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