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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이니지 3 - 와우는 짧고 네트워크는 길다
글 이석민 2013-04-23 |   지면 발행 ( 2013년 4월호 - 전체 보기 )

special Contribution

디지털 사이니지  3

'와우'는 짧고 '네트워크'는 길다

본지는 우리나라의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 활성화에 발맞춰 이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광고 산업의 성장 속에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입니다.
연재에 참가하는 필진은 인앤아웃컴퍼니 김현홍 대표, 이노션월드와이드 이주환 부장, 제일기획 안광현 프로가 참가합니다. 필자들은 현업에 종사하면서 직접 보고 느낀 우리나라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앞으로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의
변화 및 성장에 대해 화두를 던질 예정입니다. 글, 사진: 제일기획 안광현 프로
※ 지면을 통해 전달되는 필자들의 의견은 《월간 사인문화》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알립니다.

안광현  hyun1.ahn@samsung.com
제일기획 프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시대를 초월하는 예술의 우수성을 상징하는
이 말은 원래 고대 그리스 시대 의사였던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가 "내 삶(life)이 다해도 나의 의료 연구(art)는 후세에 전해져 질병을 치료(극복)할 수 있다"는 뜻으로 사용된 말이었다. 이 말을 모르더라도 의과 대학생들이 졸업식에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의학도에서 의사로 새출발하는 뜻깊은 순간에 히포크라테스의 이름을 딴 선서로 의사의 소명을 다짐한다. 이렇게 중요한 선서에 수많은 의사들 중 히포크라테스가 선택된 것은 그가 의료에 있어서 근본적인 관점의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히포크라테스 이전에는 질병을 신이 내린 벌로 생각해서 치료에 주술이나 신비주의적 개념을 적용했다. 하지만 히포크라테스는 질병이란
인체 내부 혹은 인체와 주변 환경의 부조화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이러한 부조화를 해결해 주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다.

즉,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신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의학이 인간의 영역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의 변화가 의학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고 이 때문에 그를 의학의 아버지라 부르고 존경하는 것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도 히포크라테스 이전 시대와 같은 오해와 편견이 있는 것 같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반드시 '와우(WOW)하고 새로워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를 개발하는 미디어 회사와 여기에 광고를 집행하는 광고주 등은 모두 디지털 사이니지는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이거나 캠페인에 '와우 효과'를 줄 수 있는 대단한 미디어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근 개발되는 많은 디지털 사이니지에 이러한 성격이 강조되는 것 같다.

물론 디지털 사이니지에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해 와우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중요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나이키는 요하네스버그에서 가장 큰 빌딩인 라이프센터에 가로 42m, 세로 44m의 LED 스크린을 설치하고, 자사가 후원하는 스포츠 스타의
사진 위에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접수된 메시지를 노출시킴으로써 전 세계적인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디지털 사이니지가 만들어내는 와우 효과가 극대화된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례가 디지털 사이니지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성공한 사례인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아마도 나이키는 월드컵 기간 동안
이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하고 운영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불했을 것이다.
재화의 교환 가치는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함부로 평가할 순 없지만 공식 후원사가 아니었던 나이키에게 이 비용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프센터에 LED 스크린을 설치 및 철거한 비용, 사용된 LED의 수명 그리고 이 디지털 사이니지가 재활용되지 못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본다면 단 한번의 이벤트를 위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 투자된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의 디지털 사이니지가 동일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그 동안 디지털 사이니지는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이처럼 신기술을 특정 브랜드에 맞춰 적용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필요한 점이 역설적이게도 디지털 사이니지의 성장을 막고 있는 것이다. 광고주에게는 자신의 브랜드에 특화된 새로운 디지털 사이니지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이러한 매력을 취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 반면에 미디어회사는 한 광고주를 위해
대자본을 투자하기에 리스크가 너무 크고 만약 리스크를 줄이기위해 평범한 디지털 사이니지를 만들면 광고주의 관심을 끌지 못하게 된다. 디지털 사이니지를 비즈니스를 구성하는
양측 모두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이다.

정체되어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사이니지를 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디지털 사이니지를 기존의 와우 효과나 신기술 중심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의 본질적인 기능 중 하나인 '도달'을 중심으로 보아야 한다. 많은 미디어가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도달률'이 가장 높은 TV가 여전히 최고의 지위에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IPTV가 인터렉션이 가능한 진화된 TV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TV보다 덜 선호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의 미디어 환경은 이와 같은 패러다임 변화에 매우 좋은 조건이다. 절대적일 것만 같았던 TV는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소비자의 N스크린 콘텐츠 소비로 인해 점점 그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는 TV만으로 목표 타깃에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제일기획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TV 이용 시간은 꾸준히 줄어들었지만, 모바일인터넷을 비롯한 다른 미디어의 이용 시간은 증가하고 있다. Arbitron이 ESPN의 콘텐츠 소비 행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조사대상의 44%만이 집에 있는 TV만을 통해 콘텐츠를 시청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41%는 집과 집밖의 TV를 모두 활용하고, 심지어 15%는 집밖의 TV만을 통해서 ESPN을 시청한다고 응답했다.
여기에 커피숍, 미용실,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 산업이 발전하면서 가맹점 네트워크를 이용한 입점형 디지털 사이니지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디지털 사이니지도 캠페인을 위해 유효한 도달률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대한민국 20대의 73.6%가 한 달에 1회 이상 방문하기 때문에 30%를 점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에 입점하게 되면 이론적으로 타깃 22.1%에 도달이 가능하다. 거기에 프랜차이즈 매장은 그 특성에 따라
타깃 세그먼트가 명확해 보다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한 효율적인 미디어 활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물론 N스크린의 일부로써 보조적인 미디어가 되기에 디지털 사이니지가 가진 매력이
아까울 수는 있다. 하지만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주연이 되고 다른 누군가는 주연을 빛나게 하는 조연이 되어야 한다. 아직 TV나 인터넷에 비해 도달률이 많이 부족한 디지털 사이니지에게는 냉정하지만 주연보다는 조연이 적합한 배역이다.


조연으로서의 디지털 사이니지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비록 조연이지만 등장하는 순간만큼은
그 장면을 온전히 책임지는 씬스틸러(Scene Stealer)가 되어주는 것이다.
평범한 배우가 씬스틸러가 되기 위해서
튼튼한 기본기 위해 자신의 개성을 녹여내듯이 디지털 사이니지도 기본기인 유효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네트워크를 갖추고 나서 애드온(add-on)형식의 장치를 가미함으로써 와우 효과도 빛을 볼 수 있다. 예컨대 기존 미용실 입점 디지털 사이니지에 향기 나는 장치, 시선에 반응하는 장치 등을 추가함으로써
와우 요소를 보완하는 식이다.


맥도날드가
기존 전광판과 스마트폰을 결합하여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삼성전자가 커피숍 디지털 사이니지에 광고를 집행하면서
래핑과 트레이 광고를 함께 집행한 것처럼
디지털 사이니지 주변 환경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약하자면 기존 디지털 사이니지는
와우 미디어 측면이 많이 강조되었고
또 이를 기반으로 시장이 성장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와우 효과 보다는 네트워크 측면에서 디지털 사이니지를
바라봐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의 변화를 통해서만 디지털 사이니지가 전체 미디어 시장에서 제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서두에 이야기한 히포크라테스의 격언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 응용한다면 이렇게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와우는 짧고,
네트워크는 길다."쫖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관련 태그 : 디지털 사이니지 인앤아웃컴퍼니 김현홍 이노션월드와이드 이주환 제일기획 안광현 와우 효과 프랜차이즈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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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트렌드+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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