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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리더십
2007-04-01 |   지면 발행 ( 2007년 4월호 - 전체 보기 )

변하지 않으면 변화당한다④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리더십

본지는 올해 1월호부터 ‘변하지 않으면 변화당한다’는 주제로 새로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항상 듣는 이야기지만 한 귀로 듣고 또 다른 한 귀로 흘려버리는 경우가 많은 이 주제를 본지가 1년간 연재하는 캠페인 슬로건으로 선정한 것은 사회의 변화속도와 타 산업의 변화 움직임에 비해 사인산업은 비교적 둔감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인문화 캠페인을 통해 2007년을 변화의 시점으로 삼아 우리 사인업계가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김유승

진정한 리더십은 변화를 이끌 수 있어야
요즘 들어 TV 드라마 중에서 사극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주몽’은 숫한 화제들을 쏟아냈고, 지금도 그 열풍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몇 년 전 주몽처럼 큰 인기를 누렸던 사극인 ‘태조 왕건’ 역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삼성전자 리더십개발센터 김석우 소장은 태조 왕건이라는 사극에 대해 재미있는 견해를 제시했다. “한때 사람들 사이에서 ‘왕건 신드롬’이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드라마 태조 왕건은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디지털 정보기술의 혁명기로 대변되는 21세기인 지금, 천년 전 인물인 왕건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면서 “리더십에 대한 해석은 학자에 따라서 다양하지만 결국 한 조직을 이끌어 공통의 목표에 도달하게 하는 구심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정확한 목표가 없거나 방향 감각을 상실한 리더는 이정표 구실을 다할 수 없다. 관심법을 제창하며 무소불위 독재를 휘둘렀던 궁예는 결국 방향감각을 상실함으로써 왕건에게 옥좌를 내줘야만 했다.” 즉, 진정한 리더십은 바로 변화를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왕건이 삼국을 제패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궁예의 강력한 카리스마나 견훤의 저돌성을 뛰어넘을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이버 공간을 동반한 전방위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역동적인 리더십이다. 한마디로 디지털 시대는 수시로 이합집산이 가능한 다양성과 개방성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디지털 환경 하에서 리더십은 경험과 연륜을 중시하던 과거 아날로그 시대와는 근본적인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 동안 많은 기업 경영인들은 생존을 위한 혁신 운동에서 밀레니엄 경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구성원들이 변화를 수용하고 따라오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대개 리더 스스로가 솔선수범은 뒤로한 채, 구성원들에게 일방적인 강요를 했기 때문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았다.
태조 왕건이나 주몽은 리더에 오르기까지 적극적으로 변화를 수용함으로써, 급변하는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고, 부하 장수들을 비롯해 주변 우호 세력들을 동일한 목표로 집중시킬 수 있는 구심점 기능을 다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리더들에게 주어진 과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재고해 볼 수 있다. 사인 업계의 리더 역시 마찬가지다.

어떻게 변화해야 하며, 어디까지 변해야 하는가?
급변하는 경영 흐름 속에서 시시각각 거대 기업들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변화하는 기업 환경에 맞는 리더십 모델을 시급히 발굴하고 정립하는 일이다. 허구를 기초로 한 드라마이긴 하지만 목숨을 담보로 한 전장에서 태조 왕건과 주몽이 보여준 리더십은 실제로 리더십의 정통성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입증해주고 있다.
지금은 한마디로 변화의 시대다.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디지털 시대인 지금, 21세기형 리더가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다름 아닌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변해야 산다. 그렇지 못하면 도태될 뿐이다. 문제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며, 어디까지 변해야 하는가에 있다.
주몽과 왕건의 탁월한 리더십은 무엇보다 열려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열림의 반대는 닫힘이다. 사람의 마음도 닫혀있을 때 문제가 생긴다. 열림은 곧 개방을 의미한다. 개방되어 있다는 것은 투명함을 지향한다는 뜻이 되고, 이는 공평함으로 귀결한다. 여기에 바로 리더십의 본질이 있다.
신라는 삼국을 통일한 후에도 여전히 수도를 반도의 끝자락인 경주에 두었다. 골품제도라는 폐쇄적인 인사시스템은 능력 있는 인재들을 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경주의 6성인 배, 정, 이, 최, 손, 설 이외에 성이 다른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아자개의 아들이 견훤이고 견훤의 아들이 신검, 양검인 것이다. 능산, 아지태, 종간 등도 사실상 성이 없다. 바로 여기서 왕건 리더십의 본질이 발휘된다. 왕건은 통합전쟁에 협조한 지방세력에게 성씨를 부여해 거주지를 본관으로 하는 효율적인 인사정책을 펼쳐나갔다.
한편 왕건은 팔관회 행사를 중시했는데 이는 자칫 혼란과 무질서로 흐를 수 있는 국가 질서를 하나로 응집하는 효과를 낳았다. 정치적인 면에서도 중앙 집권세력을 확고하게 함과 동시에 지방세력이 중앙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 역동성을 높였다.
오늘날 왕건의 리더십이 더더욱 값지게 빛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개방적인 자세에서 나온 열린 리더십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의 열린 리더십이야말로 지역간, 계층간의 반목과 대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나아가 민족 통합의 큰 지혜를 모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궁예, 견훤, 왕건이 꿈꾸던 감격시대
정보통신 산업의 비약적 발전과 함께 세간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단어가 있다. 다름 아닌 최고경영자를 뜻하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그것이다. 평범한 샐러리맨들에게 CEO란 꿈과 희망의 대상이다. 인터넷 사업 확장은 새로운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고  장점이 많지만 많은 병폐를 낳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것은 ‘리더십의 결여’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패스파인더’(Path-finder)란 말 그대로 미지의 세계를 열어가는 탐험적 길잡이를 뜻한다. 즉 기업가에게 패스파인더와 같은 능력이란 황량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내는 힘과 같다. 미지의 사이버 신대륙을 개척하여, 수많은 부를 창출하는 패스파인더적 리더는 과거에도 있었다.
맨땅에서 일어나 미륵을 자처하며 일거에 세력을 규합한 궁예, 청년장교의 피 끓는 애국심으로 새로운 국가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견훤, 뛰어난 선견력과 전략적 제휴로 끊임없이 기회를 창출한 왕건, 이들이야말로 패스파인더였음에 틀림없다. 이들은 오늘날 경제난국에 대응해 도전과 신념으로 나선 벤처 사업가들과 흡사하다. 그리고 한숨과 남탓으로 일관하는 여타 사람들과 달리 나름대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인업계 기업가들과도 견줄 수 있다. 무엇이 그들을 난세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하게 하였을까?
궁예는 신라왕족으로서 버림받은 한을 삭이면서 착취와 수탈이 없는 진정한 미륵의 세계를 꿈꾸며 큰 뜻을 세웠다. 그의 사심 없는 마음은 군대의 힘을 폭발적으로 규합해 그 기세가 나날이 욱일승천했다. 그는 훈련을 할 때는 언제나 자신이 선두에서 시범을 보였고 식사 때나 잠잘 때도 항상 군사들과 같이했다. 신상필벌에 따라 군율을 엄격히 적용했으며, 결코 부하들을 사사로운 감정으로 대하지 않았다. 이러한 궁예의 위엄과 세력은 당시 최고 전략적 요충지였던 송악의 호족들마저 궁예에게 귀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궁예의 모습은 시간이 흐를수록 의심과 독기로 가득 찬 외로운 독재자로 바뀌고 만다. 충신들은 하나 둘씩 사라지고 그의 곁에는 간신배들만 남아 자멸의 길을 걷는다. 솔선 수범하던 리더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변덕스러움만이 남는다. 과거나 현재나 솔선수범하지 않는 리더를 따를 사람은 없다. 그리고 변화를 두려워하고, 변화를 이끌지 못하는 리더 역시 아무도 따르려 하지 않는다.

주몽과 왕건, 변화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가다
세계 일류기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능력을 갖춘 리더가 있다. 또 그 주위에는 리더를 뒷받침해주는 뛰어난 2인자가 있다. 그들은 리더보다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각자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2인자에 머물러 있다. 왜 이들은 1인자가 아닌 2인자를 선택했을까?
그들은 1인자의 명예를 택하기보다 일을 택한 것이다. 즉 주위 시선에 좌우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세계 굴지 기업은 리더의 탁월한 리더십 덕택에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다. 그러나 리더를 보좌한 2인자가 없었다면 이러한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현대 사회는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을 통해 성공을 이루어내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띤다. 혼자서 모든 의사결정을 내리는 수직관계가 아니라, 협력자들과의 공조를 통해 권한을 이양하는 수평적 관계로 전이되었다. 리더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경영환경 변화가 매우 빠르게 전개된다. 진정한 협력자 정신이란 자신의 행동이 조직에 미칠 영향을 염두에 두고 생활하는 것을 뜻한다. 리더는 조직을 위해 배후에서 일하는 2인자들의 노력을 기억하고 진정한 사업 파트너로서 예우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협력관계의 핵심이다.
후삼국 통일을 달성한 왕건은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뛰어난 작전을 수행한 장수들에게 그에 맞는 포상을 잊지 않았으며, 그들을 전국제패 공신으로 추대했다. 또 자신의 휘하로 흡수된 호족들에게도 기득권을 보장해줌으로써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이것이 바로 왕건의 리더십이다.
이 세상에는 변화를 통해 성공한 수많은 스승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실에 안주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 대가는 낙오자로 추락시킬 뿐 비상은 안겨주지 않는다. 이제 더 이상 닫힌 문을 바라보며 낙오자가 되지 말자. 미래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사람의 것이다. 주몽과 왕건이 그랬듯이….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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