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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5개 시ㆍ도 사인업계를 진단한다⑭ 경상남도편
2005-04-01 |   지면 발행 ( 2005년 4월호 - 전체 보기 )

‘경상’이라는 지명은 고려 때 이 지방에서 가장 대표적인 고을인 경주와 상주의 머리글자를 합해서 만든 합성 지명이다. 995년(고려 성종 14년) 9월 전국을 처음으로 10도로 나눌 때 상주에 딸린 고을을 영남도, 금주(지금의 김해)에 딸린 고을은 영동도(嶺東道), 진주에 딸린 고을은 산양도(山陽道)라고 했다. 경상좌도(慶尙左道)와 경상우도(慶尙右道)는 조선시대에 경상도 지방을 동서로 나누었을 때 부른 행정구역 이름이다. 1407년(태종 7년) 9월 군사 행정상 편의를 위해 경상도를 좌도와 우도로 나눠 낙동강 동쪽을 경상좌도, 서쪽을 경상우도라 불렀다.
경상남도라는 행정 구역 이름이 등장해 확정된 것은 조선 말엽인 1896년(고종 33년) 8월 4일 칙령 제36호로 지방제도 관제 등을 개정해 종전 23부를 13도로 고칠 때 경상도를 남ㆍ북 2개 도로 나누면서부터다. 한반도 동남단에 위치해 동쪽으로는 부산ㆍ울산광역시, 남쪽으로는 남해와 접해 있으며, 북쪽으로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경북 청도, 고령, 성주, 김천과 접경해 있고, 서쪽은 소백산맥을 경계로 전라북도 무주, 장수, 남원, 전라남도 구례, 광양과 접해 있다.


경상남도의 지리적 좌표는 북위 34도 29분에서 35도 54분, 동경 127도 35분에서 129도 13분에 걸쳐 있다. 위도상 비슷한 지역은 사천과 하동이 광주광역시와 비슷하고 일본의 교토(京都)와 나고야(名古屋), 지중해 키프로스(Kypros), 미국의 오클라호마(Oklahoma) 등과 비슷하다.

글ㆍ사진 | 김유승 편집장 yskim@signmunhwa.co.kr

750여 개 사인 제작업체 활동중
이번 호에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 중 면적 규모가 4위인 경상남도를 찾아갔다. 전통적인 1차 산업과 중공업 중심으로 발달한 2차산업 중심지를 지향하며 발전하고 있는 경남. 그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고 있는 도시 분위기와 사인을 집중 조망해본다.
경상남도의 현재 면적은 10,518.3㎢로 남한 전체 면적 99,600.87㎢ 중에서 약 10.6%를 차지하며 16개 시ㆍ도 가운데 경북ㆍ강원ㆍ전남에 이어 4번째다. 경남은 또 섬이 많은 지역으로서 거제도, 남해도를 비롯 섬 400여 개가 전체 면적 중 약 8.5%를 차지한다. 동쪽에는 태백산맥의 여맥(餘脈)이 뻗어있고 중앙에는 낙동강이 흐르며 서쪽에는 비교적 험준한 소백산맥이 호남지방과 경계를 형성하고 있다.
경남 지역을 돌아보면 한 마디로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오래 전부터 형성해 온 전통적인 농업 문화가 그 명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조금만 벗어나면 다시 현대적인 도시 문화가 휘황찬란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사인 역시 마찬가지다. 낡은 철제 사인과 아크릴 간판이 줄지어 있는 거리가 있는 반면, 형형색색 네온사인과 플렉스 사인으로 넘쳐나는 거리가 상응한다.
현재 경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인 제작업체는 약 750여 개 정도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년 약 40~50여 개 업체가 타 지역으로 옮기거나 폐업하고 있고 동시에 새로운 신생업체가 이와 비슷한 숫자로 생겨난다. 전체 업체 중 약 5~7% 정도가 매년 뒤바뀌고 있으니 유동량이 많은 편에 속한다. 관공서에 신고한 업체 현황은 2003년말 현재 1,000개가 넘었지만 이 중에서 약 250여 개는 이미 폐업했거나 중복 신고한 경우이므로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업체는 약 750여 개 정도다.
현재 한국옥외광고협회 경남지부장을 맡고 있는 화랑기획 정성곤 대표는 “사실 전체 인구에 비하면 사인 제작업체가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 따라서 질적인 경쟁보다 가격 경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로 다들 어려운 상황인데 가격 경쟁이 발목을 잡고 있으니 참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루 빨리 등록제가 정착해야만 이러한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실사기 보급률 약 40% 상회
정부 차원에서 입체형 사인을 권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수요가 많은 것이 바로 플렉스 사인이다. 요즘 들어 간간히 ‘1평방미터당 단가가 10만원이면 잘 받은 편’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경남 지역 역시 마찬가지다.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10만원’마저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사인 제작자는 “여전히 플렉스 사인 단가를 10만원 선에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 소수 업체들이 7~8만원에 물량을 수주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전체 업계에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디자인과 재질 모두 허접한 저질 간판인데도 불구하고 워낙 불경기다보니 점포주들도 질을 떠나 저렴한 것에 집착하곤 한다”고 개탄한다.
서울이나 광역시와 같은 대도시엔 사인 제작업체도 많고 또 그만큼 실사연출 수요도 많기 때문에 전문 출력업체들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실사연출 수요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전문 출력업체에 일을 맡기는 경우가 적다. 따라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업체라면 직접 실사연출기를 도입해 현수막이나 출력물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특히, 대도시와 달리 일반 고객보다 관광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을 키워나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제작설비를 구비하고 있는 업체를 선호하는 관공서 입맛에 맞추려면 당연히 실사연출기 1대쯤은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창원시지회장을 맡고 있는 최석철 한양광고공사 대표는 “실사기 보급률을 보면 약 40%를 상회한다”면서 “대부분 실사현수막을 출력하기 위해 장비를 도입한 것이며 현수막 게시대에 걸리는 현수막 역시 요즘엔 70% 이상이 실사현수막이다”라고 말한다.
도시환경 개선을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광고물 관리와 정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요즘, 경남지역은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수년 전과 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경남지역에서 그 흔한 시범가로 광고물 정비사업을 위해 예산을 집행한 경우가 단 한 건도 없다는 사실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올해 경남 각 시군청이 편성한 광고물 관리 예산을 살펴보면 얼마나 열악한 상태인지 잘 알 수 있다.

BOX Interview

등록제 대비 착실하게 준비 중
정성곤 | 한국옥외광고협회 경남지부장 (jsg3637@hanmail.net)

서울이나 광역시와 달리 도 단위 지역은 워낙 넓기 때문에 어느 한 사람이 전체를 통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사인 업계도 마찬가지다. 정성곤 협회 경남지부장은 “각 시군을 전부 돌아다니기 벅차기 때문에 매월 한 차례씩 월례회의를 통해 지역 현안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도시처럼 지방에도 이젠 대기업이나 외국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점포들이 밀물처럼 진출하고 있다. 영세한 구멍가게나 옷가게는 찾아보기 힘들고 대형 할인마트와 브랜드 의류점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상인들은 매출부진을 견디다 못해 외지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사인 업체들에게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정 지부장의 이야기다.
대형 점포가 들어오면서 지역민 삶의 질은 다소 높아졌지만 이들 점포 사인은 대부분 대도시 업체들이 도맡고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 사인 업계엔 별다른 영향이 없다. “대형 할인마트 1개가 연간 매출액 1,500억 원 정도를 달성하고 있다. 이는 소규모 점포 1,500여 개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사인 제작업체들에게 고객 1,500여 개가 없어지는 셈이다.” 정 지부장은 지역경제가 활성화해야만 우리 사인 업체들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힘줘 말한다.

[Sign People]

46년간 지켜온 전통과 감각 여전해
임평택 | 대명당 사장

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사인 업체 이름을 보면 ‘당(堂)’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간간히 ‘당’으로 끝나는 사인 제작업체 간판을 만날 수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경력이 매우 오래된 업체들이다. 경남 진주에서 46년간 사인 제작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임평택 사장이 이끌고 있는 업체 이름은 ‘대명당(大明堂)’이다.

임 사장의 고향은 원래 경남 함양이었다. 일제 강점기에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가족 사정상 태어나자마자 가족과 함께 일본 히로시마로 건너가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고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히로시마 원폭 투하 당시 부친을 잃었다고 한다. 그 이후 귀국해 창원 교육청에서 근무하던 중 부산시청에서 모필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응시한 것이 바로 사인 업계와 인연을 맺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는 “120여 명이 응시해 4명이 합격했는데, 전직 간판 업체 사장과 도안사들이었다. 이들과 함께 모필생으로 일하면서 사인 제작업체가 매우 유망한 사업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얼마 후 창업을 결심했다. 그때 내 나이가 스물아홉이었는데 벌써 46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며 “당시에 진주시내에 총 5개 업체가 활동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30배 이상으로 증가해 180여 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말한다.
창업할 때 그는 누구보다 글씨와 그림에 자신이 있었지만 커다란 철판에 표현하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오랫동안 사인 업체에서 일해 온 전문가를 영입해 붓 다루는 법을 배웠다. 그는 “그 분에게 ‘붓을 댈 때와 뗄 때를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숫하게 들었는데 그 노하우를 터득하는데 꼬박 6개월이 걸렸다”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시청, 경찰서, 학교 등 지역 내 주요 기관 일을 거의 도맡아 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장남에게 사업을 물려주고 일선에서 약간 거리를 두고 조언하는 수준에서 활동 중이다. 대명당 작업실 한 쪽에 있는 수십 년 손 때 묻은 대나무 자와 수제 컴퍼스, 그리고 페인트통과 갖가지 붓을 보면 그의 오랜 연륜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다. 오늘도 그는 페인트를 들고 간판을 그린다.

[이슈이슈!]

현수막 게시대 위탁관리 언제 하나?

현수막 게시대는 거의 유일하게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는 시설이다. 소규모 점포들은 자사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저렴한 광고수단인 현수막 게시대를 오래 전부터 활용해 왔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현수막 게시대는 해당 지역 관공서가 직접 관리하고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이를 한국옥외광고협회와 같은 민간단체에 맡겨서 위탁관리하는 경우가 더 많다. 현수막 게시대 뿐만 아니라 안전도 검사, 옥외광고사업자 정기교육 등도 모두 마찬가지다.
경남 지역은 타 지역과 달리 현수막 게시대 위탁관리 사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는데, 지난 2004년 12월 김해시가 처음으로 협회 김해시지회에 위탁관리를 맡겼다. 현수막 게시대 사업은 수익성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위탁관리를 맡은 민간단체는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받게 된다. 따라서 사인 산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엉뚱한 단체까지 이 사업에 뛰어들기도 한다.
경남 지역 각 시군들은 이번에 협회 김해시지회가 도내 최초로 현수막 게시대를 위탁관리하게 되자 앞다퉈 해당 관공서와 협의를 진행중이다. 물론 아직까지 관공서에서 선뜻 응하지는 않고 있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협회 경남지부 정성곤 지부장은 “지역내 사인 산업 발전을 위해 관공서가 우리에게 더욱 큰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현수막 게시대 위탁관리가 그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또 어느 시군에서 현수막 게시대 위탁관리 사업을 하게 될지 주목해보자.

[화보Ⅰ]

현대와 전통이 상존하는 도심지역 사인

경남의 사업체수는 2002년 12월말 기준으로 총 203,569개로서 도소매업과 음식점업이 51.1%, 기타 서비스업 23.3%, 광업 및 제조업이 11.2% 순이다. 종사자수는 955,479명이며 이 중 광업과 제조업 종사자가 33.8%로 제일 많다. 지역내 총생산(GRDP)은 39조 9,115억원으로 서울, 경기에 이어 3번째 규모다. 그만큼 사인산업 역시 인프라는 좋은 편이다.
경남은 2004년 12월 기준으로 수출 242억9천2백만 달러, 수입 138억9천6백만 달러로 무역수지 103억9천7백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전국의 9.6%를 차지하며 전년대비 26.3% 증가했으며, 수입은 전국의 6.2%로 전년대비 22.4% 증가했다. 특히, 무역수지에 있어서는 전년대비 31.9% 증가율을 보이며 충남, 경북에 이어 전국 3위를 차지했다.


[화보Ⅱ]

정겹고 온기 넘치는 교외지역 사인

경상남도는 남해안의 한려수도를 품고 있는 곳이다. 거제, 통영, 고성과 사천 그리고 남해를 잇는 한려수도는 최고 바다여행 코스이다. 또 내륙 쪽으로 영남 알프스라 불리는 가지산과 취서산 등지도 여행자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며 함양, 산청 등 지리산 동부지역 역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도심을 벗어나 보면 복잡한 건물에 빼곡하게 달린 플렉스 사인과 달리 제법 규모도 크고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사인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자, 그럼 경북 사인 여행을 떠나볼까.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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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5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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