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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조성 광고’ 불법 로비 파문
2005-04-01 |   지면 발행 ( 2005년 4월호 - 전체 보기 )

- 특별법 미명 더는 특혜시비 없어야 -

특별법으로 지원하는 기금조성 광고는 사실상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였다. 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업계의 볼륨을 키우고 물량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순기능적인 구실을 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각종 특혜 시비와 타 광고물과 형평성 문제가 계속 이어졌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진 기금조성 광고 사업에 대한 불법 로비 실태를 알아보고 그 개선방향을 진단한다.

사업기간 연장과 수의계약 위해 권력과 유착
지난 2월 하순부터 3월초까지 신문들이 연이어 보도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기금조성용 옥외광고 사업권 보장과 연장을 위해 옥외매체사 대표들이 전현직 국회의원과 고위층에게 수억 원에 달하는 뇌물을 줬다는 내용이었다.
대구지방검찰청 특수부는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기금조성용 광고 사업자를 선정할 당시 로비 과정에서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옥외광고 매체사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를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옥외광고 사업 규모는 700억 원대에 이르렀고 일부 광고 매체사들은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수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광고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총 4억여 원에 이르는 로비자금이 정·관계 인사 4~5명에게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인 옥외광고 매체사들은 지난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옥외광고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불법 로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D시 광고물제작공업협동조합 이사장과 옥외매체사인 D사, J사 대표를 구속했다.

오래 전부터 의혹, 새삼스러울 것도 없어
특별법을 이용한 기금조성 광고는 이미 오래 전부터 문제발생 소지가 많은 시한폭탄이었다. 옥외광고물등관리법 규정을 대폭 어기면서까지 특별법을 통해 기금을 조성한다는 것은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한 예산 확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측면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입법행위다.
특히 업체를 선정할 때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 수의계약으로 이뤄진다는 점은 누가 봐도 문제 소지가 다분하다. 수백 억 규모인 사업을 진행하면서 공정한 절차에 따라 업체를 선정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한다면 부정이 개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로비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기에 충분했으므로 이번 사건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일이 사건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소규모로 운영하는 대다수 사인 제작업체들에게 자괴감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옥외광고협회 사태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으로 대외적인 업계 이미지 추락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업계 종사자들이 자괴심을 느끼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언론 보도를 접한 어느 사인 제작자 부인이 ‘미스 옥외’라는 이름으로 한국옥외광고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특별법, 그게 뭔감여?’라는 글을 보면 가슴 한 쪽이 턱 막힌다.

대구 U대회 비리보도 신문을 보고 이해가 되지 않아 그이(사장님)에게 물었다.
문 : 비자금을 몇십억씩 만든다는데 당신은 일년 매출액이 몇 억도 안되니 뭔일이어유?
답 : 우리 업계를 주름잡는 몇 개 큰 회사들이 특별법으로 장사를 하니께 그런 거여.
문 : 당신도 특별법으로 장사하지 그러우?
답 : 그러면 얼마나 좋겠수. 돈도 빽도 없으니 어쩔 수 없지라.
문 : 특별법으로 장사하려면 비자금인가 뭔가가 꼭 필요한가여?
답 : 암. 우리는 꿈도 못꾸제.
문 : 옥외 뭔가 하는 법도 특별법처럼 만들 수는 없는 감여?
답 : 나야 모르제. 교통신호 위반하고도 달리는 특별한 차처럼 하는 방법도 있으니께. 열 받구마. 내는 능력도 없으니께 신경 끊으라우!
문 : 알았지라우....(돈도 못 버는 주제에 남자라고 큰소리는)

기금조성 광고사업 자체 재고해야
앞으로 이러한 불상사가 또 다시 발생하지 않으려면 관련 업체는 물론 정부와 국회 역시 고개를 숙이고 권모술수가 통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계와 시민단체가 여러 차례 지적한대로 이번에 문제가 된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기금조성 광고사업 기간을 다시 연장하거나 이름을 바꾸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이 그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이다.
업계를 대변하는 단체인 한국옥외광고협회는 지난 1년간 겪어온 파행을 반성하고 하루 빨리 정상화해 특별법을 이용한 기금조성 광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추락한 대외적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시급히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와 국회 역시 향후 특별법을 이용해 국제행사 기금을 조성하는 것 자체에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으며, 부득이하게 또 다시 이러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면 반드시 수의계약이 아닌 공정한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 정도로 처리한다면 앞으로 금품 뒷거래로 얼룩진 옥외광고 수익금으로 국제행사를 치렀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김유승 편집장 yskim@signmunhwa.co.kr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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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5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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