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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제 기술자격 업계 종사자 의견 쏙 빠져
2006-08-01 |   지면 발행 ( 2006년 8월호 - 전체 보기 )

등록제 기술자격, 업계 종사자 의견 쏙 빠져

그동안 입법예고 됐던 옥외광고업 등록제가 지난 6월 24일부터 시행됐다. 무분별한 옥외광고업체 난립과 전문성 강화를 목적으로 정부가 추진해온 등록제가 드디어 시행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옥외광고업을 시작하기 위해 별다른 자격이나 시설기준이 없어 논란이 됐던 것을 생각하면 바람직한 변화라고 할 수 있지만 등록에 필요한 자격증이 늘어나고 시설기준이 미비한 점에 대해 업계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글:곽성순
사진:김수영

진입장벽 낮추기 위해 자격증 추가
등록제를 시행하면서 가장 이슈가 됐던 부분은 말 그대로 ‘등록’을 하기 위한 기술자격과 시설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 하는 점이었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내용에 따르면 자격을 갖추기 위해 취득해야 하는 자격증은 광고도장기능사와 옥외광고사(5종)였으며 시설기준은 옥외광고제작업은 사무실 포함, 연면적 9.9㎡(약 3평), 옥외광고대행업은 연면적 6.6㎡(약 2평) 이상 사무실로 규정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확정 발표된 사항을 보면 입법예고했던 기술자격에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존 광고도장기능사와 옥외광고사(5종)로 정해졌던 자격증에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와 전기공사기사, 전기공사산업기사 등 3가지 자격증이 추가된 것이다. 옥외광고, 대표적으로 간판을 제작하는데 디자인과 전기 관련 기술이 필요함을 감안하더라도 ‘옥외광고’ 등록제에 관련 기술을 측정하는 자격증 외 다른 것이 포함된 것은 의문을 지니게 한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 주민제도팀 박영윤 사무관은 “입법예고는 행정자치부 공식적인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그 후 확실하게 입법되기 위해서는 규제개혁위원회나 차관회의 등을 거친다. 특히 차관회의의 경우 만장일치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각 부처 의견이 수렴되는 경우가 많아 변동사항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라고 변경 배경을 밝히며 “이번 변경사항은 옥외광고를 제작하는데 디자인이나 전기 관련 기술이 필요하다는 타 부처 의견을 수렴했고 업계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조치였다”며 컴퓨터와 전기 관련 자격증이 포함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박영윤 사무관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등록제를 시행함에 있어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점은 여러 가지 자격증을 기술자격에 포함시킨 점과 시설기준을 최소한으로 정한 부분에서 알 수 있다. 또 신고제 하에서 사업을 시작한 업체들은 따로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아도 등록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등록제 단속을 위한 신설조항
등록제를 시행한다는 것은 자격을 갖추지 않은 업체가 불법으로 영업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목적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진입장벽이 낮고 기존업체에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단속은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옥외광고업 등록취소와 영업정지의 기준’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등록하거나 등록증을 대여했을 시 등록을 취소하고 1년에 2회 이상 영업정지처분을 받았을 때 등록을 취소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사업을 등록한 후 휴?폐업, 업무재개 등에 대해 신고를 하지 않았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내용을 살펴보면 옥외광고업 휴?폐업 또는 업무재개에 관한 신고 불이행자에 과태료를 부과하는데 30일 미만은 10만원 이상, 30만원 미만이며 30에서 90일 미만은 30만원 이상, 50만원 미만, 90일에서 180일 미만은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 180일에서 1년 미만은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 1년 이상은 200만원 이상, 300만원 이하로 과태료를 규정하고 있다. 세부적인 과태료 부과금액은 시군구 조례에 위임한다는 조항도 함께한다.
규제 내용을 만들어 놨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단속이 더 중요할 것이다. 박영윤 사무관은 이에 대해 “각 지역마다 관할에 담당공무원이 있기 때문에 단속은 자연스럽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예를들어 집 주변에 뭔가가 생기고 없어진다면 금방 알 수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단속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란 의견을 밝혔다.
박영윤 사무관을 통해 등록제에 대한 정부 복안을 살펴보면 기존 업체에 규제를 가해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리거나 업계 진입장벽을 높이는 것 보다는 불법광고물 난립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도 자격이 미달되는 업체는 걸러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점을 상기하면 아쉬운 부분일 수 있다. 하지만 불법광고물 난립을 방지하는 것도 등록제를 시행하는 중요 목적임을 감안하면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자격증 확대에 대해 대체로 반대
이번 등록제 시행을 기해서 업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가장 이슈가 되는 부분은 역시 옥외광고업 등록이 가능한 자격증이 늘어난 부분과 기존 사업체에 대해 자격증 취득을 면제한 부분이었다.
제주도에서 옥외광고업을 하고 있는 맥씨앤지 김홍남 대표는 “제주도는 광고업자 교육 때 보면 200명 이상이 참석하는데 현재 관에 신고돼 있지 않은 무등록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이미 포화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자격증 수가 또 증가하는 걸 보면 등록할 수 있는 길이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과연 업계에서 바라는 등록제 취지에 맞는지 의심스럽다. 특히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는 문제가 많다고 본다. 디자인이 중요하긴 하지만 크게 관련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다만 업계에 젊은 사람들이 접근하는 부분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등록제 취지에 맞는지가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동보산업(주) 서재식 전무이사도 기존사업자에 등록자격을 주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원래 취지가 간판업체 난립을 막고 일종의 자정작용을 위해 등록제를 시행하는 것인데 자격증 취득에서 기존 사업자를 제외하면 도대체 뭘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일부 반발이 있겠지만 기존 사업자도 일정 자격을 취득해야하며 공인중개사처럼 전문성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기득권을 인정할 것이 아니라 정말 자격이 있는 업체를 걸러낼 필요가 있음을 밝혔다.
컴퓨터나 전기 관련 자격증을 등록요건에 포함시키는 내용에 대해서는 원래 목적이었던 전문화를 막을까 우려된다는 입장이며 전문성을 판단하는 최소한의 자격증인 광고도장기능사나 옥외광고사 자격증 없는 사람들에게 등록을 허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간판을 제작하는데 컴퓨터나 전기 관련 기술도 무시할 수 없으니 관련 자격증 소지자는 자격증 시험 시 관련 과목을 면제해 주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 붙였다.

기존 사업자 자격증 면제는 찬반 양분
같은 장소에 위치한 청강기획 박태규 실장은 기존 사업자는 자격을 갖춘 것으로 간주, 자격증 취득을 면제해 주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혔다. “신고제 하에서 간판업을 진행한 업체라면 당연히 등록요건을 갖춘 것으로 봐야한다. 수 십 년 동안 간판업을 해온 분들은 시험과 바꿀 수 없는 노하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격증 취득보다 더 전문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며 자격증도 중요하지만 노하우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전기 관련 자격증이 등록요건에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칙적으로 간판제작업체는 간판에 들어가는 전기 작업만 할 수 있게 돼있고 건물에 연결된 전기는 만질 수 없는데 지금도 시공을 나가면 전기까지 만져달라는 소비자가 많아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전기 관련 자격증 취득도 간판업을 할 수 있게 만들면 그런 현상이 더 커질 것이다. 건물에 있는 전기까지 만질 경우 문제가 생기면 간판업체가 모두 책임져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전기면 전기, 디자인이면 디자인, 시공이면 시공 등 간판도 분업화 된 작업이라는 것을 일반인도 인식할 수 있게 제도를 바꾸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분업화를 통해 ‘간판은 간판이다’라는 기본으로 돌아가 전문성을 지닐 수 있게 등록제가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다양한 반응을 종합하면 대체적으로 등록에 필요한 자격증 분야가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의견이 많았다. 다양한 자격증을 허용할 경우 업계 종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전문적인 부분에 소홀할 수 있다는 것과 분업화로 가야하는 상황에 오히려 역행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기존 사업자에게 자격증 취득을 면제한 부분은 찬, 반 의견이 분분했다. 찬성하는 의견은 기존 사업자가 가진 노하우를 무시할 수 없다는 쪽이며 반대하는 의견은 정당한 경쟁을 통해 업계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쪽이다. 다같이 업계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의견이라는 점은 공통적이지만 그 접근방법이 다른 것이다.
등록제 시행은 이제 법으로 정해졌다. 박영윤 사무관이 밝혔듯이 현재는 각 부처 의견을 수렴한 방법으로 개정한 것이다. 하지만 법이라는 것이 원래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듯이 시행한 후 부적절하거나 필요한 부분은 수정,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등록제에 대해 업계 구성원 하나하나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적절한 의견을 개진하고 정부는 이러한 의견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는 이다.

<미니인터뷰>
C&C 디자인 서선일 팀장
ecoseon@hanmail.net

“기존 사업자도 자격증 취득해야”

해외는 분업화 국내는 거꾸로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C&C 디자인 서선일 팀장은 “얼마전 미국에서 옥외광고업을 하는 분을 만난일이 있는데 그곳은 간판제작이 모두 분업화 돼 있다고 한다. 간판업체는 오로지 간판을 제작하는 작업만하고 전기나 그 외 부분은 철저히 분업화해 진행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아직 시기상조 일 수 있지만 생각해 볼 문제다”라며 해외 옥외광고 시장의 분업화에 대해 이야기 했다. 등록요건을 충족하는 자격증이 늘어난 것에 대한 의견을 물으니 나온 답 중 일부였다. 돌려서 표현하긴 했지만 선진국은 이미 분업화가 일반화 된 현재 옥외광고업 등록제에 전기,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포함시킨 부분에 대한 우려의 표현이었다.
서선일 팀장은 현 국내 상황에서 옥외광고 자격증과 함께 전기나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필요하다고 볼 수 있지만 옥외광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후 더해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전기 관련 자격증만 소지한 사람에게 등록자격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두가지 자격증을 모두 취득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면 현재 실기시험에서 손으로 작도하는 것을 보완해 전기나 컴퓨터 활용 능력을 평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전기나 컴퓨터 활용능력 등을 평가항목에 넣는 것은 좋지만 기본적으로 옥외광고에 대한 지식은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중소업체는 하청업체 전락할 수도
좀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요즘 사업규모가 2000만원 이상인 간판은 입찰을 진행하는데 지금과 다르게 앞으로 전기 관련 자격증이 있는 덩치 큰 전기설비업체가 옥외광고업에 등록한 후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면 사업권을 획득하고 일반간판업체에게 하청을 줄 우려가 있어 중소 간판업체가 하청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현실적으로 중소 간판업체들이 등록제를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등록제 확정 사항에서 기술능력을 인정해주는 자격증이 증가한 것과 함께 가장 큰 논란을 낳고 있는 부분은 기존 신고제 하에서 작업을 진행한 업체는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아도 기술능력을 인정해 주는 부분이었다. 서선일 팀장은 이 부분에 대해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등록제를 시행하는 기본적인 취지가 일정한 자격을 갖추지 않은 업체는 옥외광고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면 새로 사업에 진출하려는 업체만 등록제를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게 하는 것은 자본주의를 통한 경쟁사회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형평성 문제를 거론했다.
등록제가 자격을 평가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법이라면 현재 신고제 하에서 사업을 진행한 기존 업체도 당연히 그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랜 시간 실무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면 시험을 통해 당당히 획득하면 된다는 의견일 것이다.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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