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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경쟁력이다⑦
2006-07-01 |   지면 발행 ( 2006년 7월호 - 전체 보기 )

아이디어가 경쟁력이다⑦

다시한번 새기자!
모방은 창조의 지름길!

남들이 다 하는대로만 하면 도무지 발전하기 어렵다. 색다른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샘솟는 아이디어는 없다. 대부분 자신이 만들어 놓았던 것이나 남이 만든 것을 베끼고 이리저리 고치는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도 능력이다. 공부하지 않으면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이런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는다.
글_김유승

생각이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샘솟게 하는 비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이런 비법은 특별히 타고나는 것일까? 광고업계의 전설적인 카피라이터이자 아이디어맨이었던 제임스 웹 영은 아니라고 본다. 그는 조금만 부지런하면 누구나 아이디어맨이 될 수 있는 단순명료한 방법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정규교육을 6년 밖에 받지 못했으면서도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지냈을 정도로 광고업계의 신화를 이룬 그가 제시하는 비법은 무얼까?
『손에 잡히는 IDEA』에서 저자는 아이디어란 새로운 결합이며, 새로운 결합을 만드는 능력은 관계성을 찾는 능력에서 키워진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현안문제에 관한 자료와 일반적 지식을 풍부하게 수집해야 한다. 모든 아이디어는 난데없이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사실자료의 바탕에서 꽃 핀다. 체계적으로 생각의 재료를 모으지 않고 영감이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예를 들어 길거리의 어느 평범한 인물을 세계의 다른 모든 사람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으로 묘사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이 관찰하고 자료를 수집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아울러 아이디어가 탁월한 사람들은 폭넓은 관심사를 갖고 많은 분야의 정보를 검토한다. 명탐정 셜록 홈즈가 틈날 때마다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했던 것처럼 말이다.
다음은 자료들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음식을 입에 넣은 후에는 씹고 소화하는 과정이 이어지는 것과 같다. 수집한 다양한 자료를 예민한 감각으로 있는 그대로 느끼고 관계에 대해 음미한다. 그리고 이 때 떠오르는 생각들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말로 표현한다. 그 다음 과정은 엉뚱하게도 그 주제에 대해 완전히 잊는 것이다.
의식에서 완전히 문제를 지워버리고 영화나 음악, 운동, 독서와 같은 다른 활동을 즐겨라! 셜록 홈즈는 사건 추적 중간에 손을 털고 왓슨과 음악회에 가곤했다. 아이디어는 무의식 속에서 숙성된다.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갑자기, 전혀 엉뚱한 상황에서 또 오른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뉴튼이 머리를 싸매고 생각에 잠겨있을 때 나온 것이 아니라 마을을 산보할 때 떠올랐다. 아침의 미명처럼 떠 오른 아이디어는 벽장 속에 넣어두면 안 된다. 아이디어가 나왔으면 다른 현명한 사람들의 비평을 받도록 공개해야만 더 다듬어지고 발전된다.
30년 전에 첫 출간돼 광고계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50만부 이상이 팔렸다. 이러한 책이 한국에서 출간된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광고인뿐 아니라 시인, 화가, 작가, 기자, PD, 엔지니어, 과학자 등 창의적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찬찬히 읽어 볼 거리가 생긴 것이다. 얇은 포켓판이라 부담이 없어 좋다.
지식이 창조되는 과정을 형식지와 암묵지의 역동적 전환과정으로 풀어낸 유명한 지식창조경영론자 노나까 이쿠지로는 1위의 패러다임을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컨셉트를 구축해야 한다고 한다. 이 컨셉트란 것도 결국 그 출발은 개인의 새로운 아이디어일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많은 사람이 이해하고 체득해 우리나라 사인업계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많이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분야가 되면 좋겠다.

아이디어만 판매하는 회사까지 등장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실행에 옮기며 살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주간회의 시간에도, 직원을 관리하는 상사의 업무관리툴에서도, 연인의 기념일을 챙기는 연인들에게도 아이디어는 자산이자, 일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업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들을 내놓고, 앞다퉈 기업의 이미지를 만들어나가기에 바쁘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은 모두 아이디어 하나에 달려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아이디어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어느 정도 가치를 지닐까? 아마도 일용직 아르바이터들이 받는 일당에서부터 수백억 원대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일 것이다. 어제는 돈이 아이디어였지만 오늘은 아이디어가 돈이 되는 세상이다. 아이디어와 관련한 또 다른 단행본인 『미스터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의 금전적 가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아이디어의 중요성에 대해 귀 기울일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조이 레이먼의 이력은 꽤 흥미롭다. 애틀랜타 장애인올림픽과 코티의 ‘고스트마이스트 향수’, ‘코카콜라 올림픽 시티’등 세계를 놀라게 한 아이디어맨 레이먼은 잘나가던 광고회사를 그만두고 세계 최초로 아이디어 창출회사인 브라이트하우스(Brighthouse)를 설립한다. 이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는 오직 아이디어뿐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실에서 아이디어 하나로 밥을 먹고 살겠다는 도전은 과히 과감한 선택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조이 레이먼의 회사는 매출 수백억 달러를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책은 이렇듯 아이디어 하나로 인생의 승부를 건 레이먼의 이야기다. 아이디어에 관한 레이먼의 정의, 현실과 부딪히며, 수많은 히트작들을 기록하며 깨달은 아이디어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재조명하고 있다. 수많은 아이디어와 창의성에 관한 책들이 훌륭한 아이디어의 사례 소개로 그치고 있는데 반해, 이 책은 저자 스스로 삶에서 깨달은 아이디어에 관한 통찰로 가득해 여타 책들과 확실히 다르다.
이 책의 핵심은 바로 현재와 미래의 아이디어 가치에 있다. 미래 기업의 생명력은 아이디어에 달려있다. 아이디어의 전쟁 속에 살아가고 있는 기업들은 아이디어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전략과 단 한 명의 아이디어맨의 가치에 대해 신중히 재고해야 할 때이다.

창조적인 모방이 가장 중요한 지름길
최근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아이디어 발상법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브레인스토밍의 성공 여부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자극, 다양성, 재미, 두려움, 협력, 개방성 등이라고 지적했다. 광고학자인 랜치는 이 중 자극과 다양성, 두려움 등 3가지를 주요 변수로 보고, ‘빅 아이디어 산출 개수 = 자극×(다양성÷두려움)’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특히 다양성은 가장 강력한 변수로, 아이디어 창출에 터보엔진처럼 기하급수적인 영향을 미친다. 랜치는 “빅 아이디어는 업무와 연관된 자극과 전혀 상관없는 외부 자극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면서 “바보처럼 보일까봐, 비웃음을 살까봐 주저하게 하는 두려움을 없애고, 다양성을 인정할 경우에만 대담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효과적인 브레인스토밍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필수라는 것이 비즈니스위크의 분석이다. 첫번째는 구성원의 지속적인 학습을 유도하는 것. 매달 최소 학술잡지 3권과 저서, 학술세미나 자료를 읽은 뒤 내용을 요약하게 하면 구성원들이 새로운 사고에 훨씬 자유롭게 반응한다고 전했다.
둘째는 반대의견과 합의 불일치를 독려하는 것이다. 신선한 사고를 점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초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구성원에게 조직의 ‘문제요인’ 을 적도록 하는 등 두려움에 정면으로 맞서도록 하고, 창조적인 모방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잡지는 덧붙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사인 디자이너들의 고민 중 하나인 광고 카피 아이디어에 대해 살펴보자. 창조적인 모방이 얼마나 중요한 아이디어 방식인지 말이다. 고니가 수면을 차고 날아오르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면 비행기가 활주로를 차고 날아오르는 광경을 떠올리면 된다. 놀라우리만치 똑같다. 미끄러지듯이 달리다가 날아오르는 그 경쾌한 비상은 우리가 공항에서 목격하는 비행기 이륙을 고스란히 빼닮았다. 창공에 오른 그 새가 다리를 가슴께로 접어 넣으며 날개를 쫙 펴는 모습은 하늘 길의 방향을 잡은 비행기가 바퀴를 기체 안으로 밀어 넣는 모습과 판박이다.
누가 누구를 따라하는 것일까. 말할 것도 없이 비행기가 고니의 흉내를 내는 것이다. 대자연 앞의 인간은 마치 어린 아이와 같아서 보는 대로 따라한다. 누구나 알다시피 인간의 역사란 하나부터 열까지 자연의 이치와 생김새를 쫓아온 모방의 세월이다. 신이나 조물주란 이름의 디자이너 흉내를 내온 시간의 기록이다. 생각해보자. 인간이 지어낸 물물 중에 허락도 없이 신의 디자인을 베껴오지 않은 것이 하나라도 있는가 말이다. 그렇다. 모조리 무단복제다.

이리저리 고치고 매만져서 새로운 것을 만들자
디자인이란 단어만큼 광대무변한 어의를 지니는 단어도 흔치 않다. 돌, 풀, 꽃, 별, 산, 강, 나무, 구름. 세상에 디자인 아닌 것이 없다. 개, 소, 말, 돼지… 그리고 사람까지! 그 모든 것을 디자인한 사람의 기기묘묘한 발상과 표현의 테크닉은 이 강산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바위로 한 세상을 만드는데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 같지 않은 솜씨다.
그토록 엄청난 노작을 인간은 아무렇지도 않게 베꼈다. 정지화면을 베끼고 동영상을 베꼈다. 빛을 베끼고 레이아웃을 베꼈다. 생물, 무생물의 모든 시간과 공간을 베꼈다. 그렇게 수천 수만 년. 결국은 우주와 생명이라는 디자인 전집의 완전 복제를 꿈꾸기에 이르렀다. 꿈꾸고 생각한다면서, 쓰고 그리고 짓는다면서, 짜고 세우고 만든다면서 끊임없이 신의 아이디어를 훔쳤다. 생각의 도둑들이다. 그들의 이름은 시인, 화가, 조각가, 음악가, 건축가, 발명가. 인간의 역사에 고딕체로 남은 이름들, 크고 굵은 글자로 남은 사람들일수록 대도라 해야 옳을 것이다.
만일 그들을 검찰이나 경찰서에 데려다놓고 조서를 꾸민다고 해보자. 그들 모두를 한통속으로, 특수절도죄로 다스린다고 하자. 사실이지, 그들의 죄상은 복잡하기 짝이 없어서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들을 한꺼번에 부를만한 이름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 그들의 죄목을 상세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조물주를 사칭한 죄. 짝퉁 우주를 만들어 하늘의 질서를 교란한 죄. 자신의 손길을 거친 물건이란 이유 하나로 100퍼센트 자신의 아이디어인 것처럼 원작자도 원산지도 표시하지 않은 죄. 위작들을 진품보다 더 훌륭한 것처럼 호도하고, 선후를 구분할 수 없게 만들어서 원조조차 짐작할 수 없게 만든 죄. 한마디로 창조 혹은 창작이라는 미명을 내세워 전지전능한 존재로 행세한 죄.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크리에이터의 한 부류인 카피라이터, 그리고 사인 디자이너. 이들이야말로 베끼기 선수, 복사의 달인들이다. 그래도 이들은 정직한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작품을 솔직히 드러내놓고 카피(Copy)라고 부른다. 그렇다. ‘카피라이팅’은 베껴 쓰는 일, 카피라이터는 복사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사인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이러저리 고치고 매만져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그렇다. 카피라이터나 사인디자이너의 일은 복사기를 닮았다. 커뮤니케이션 상대방인 고객의 생활상을 포착해 그 마음의 풍경을 옮겨 적고 그리는 일이다. 카피를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디자인 아이디어가 떠오르니 않는다는 것은 복사할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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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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