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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slim) 디자인 유선형 디자인
2006-01-01 |   지면 발행 ( 2006년 1월호 - 전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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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코리아 2005에서 사인디자인 본다
슬림(slim) 디자인, 유선형 디자인


디자인 축제 ‘디자인코리아 2005’가 지난 12월 1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렸다. 메인행사인 세계베스트디자인전에는 16개국 17개 디자인 인증기관이 엄선한 500여 개 굿 디자인(good design) 상품이 소개됐다. 각 국가에서 전시한 디자인 명품들은 관람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그 속에서 사인과 접목되는 디자인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세계 굿디자인 선정기관이 뽑은 디자인 제품들
2003년에 이어 2회째를 맞이하는 디자인코리아 2005는 세계 최초로 각 국의 굿디자인 선정기관이 엄선한 제품을 한 자리에서 비교,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더불어 단순 관람 전시가 아니라 기업, 디자이너, 디자인 전문회사 간 비즈니스를 지원한다. 더 나아가 한국 디자인 역량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세계 디자인의 주도권을 확보해서 디자인 선진국 진입 계기를 마련한다는 큰 의미도 담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서울세계베스트디자인전’이다. 이 전시회는 월드베스트관, 디자인 미래관, 디자인 트렌드관 등으로 구성됐다. 월드베스트관은 미국, 이태리, 프랑스 등 세계 16개국 17개 굿디자인 선정기관에서 뽑은 디자인 제품들을 전시했다. 디자인 미래관은 디자인 경쟁력이 뛰어난 국내외 8개국 39개 기업들이 참여했고 디자인 트렌드관은 영국의 Tangerine, 미국의 IDEO 등 12개국 유명 디자인회사가 참가했다. 그 밖에 국내외 11개 협회가 등장하는 디자인 협회관, 신세대 디자이너의 무한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디자인 상상관이 마련돼 있었다.
디자인코리아 2005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여러 가지 디자인 경향을 제시했는데 슬림(Slim)화 현상이 눈에 띄었다. 중국 산업디자인협회에서 출품한 mp3, 지노(Zino) Z500은 전체 디자인 컨셉트를 슬림화와 단순함에 맞췄다. 세계 공장으로 떠오르는 중국은 산업디자인협회를 정부조직으로 삼아 디자인 개발에 힘쓰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디자인센터에서 출품한 재떨이는 기하학적 라인을 살려 날씬하고 길어 보이는 느낌을 전달한다.

디자인 변화는 소재 변화
슬림 디자인은 우리나라 전자제품에서 한결 더 돋보였다. 디자인인증제도인 굿디자인(GD)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LG전자 슬라이드폰은 두께가 14.9mm인 초슬림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깔끔하면서 외관을 세련된 블랙 컬러로 장식해 고급스러움을 더 했다. 핸드폰 자체에는 복잡한 기능이 많지만 그 겉모습은 최대한 단순하고 작게 보이기 위해 절제된 디자인을 선택한 것이다.
슬림 디자인은 사인분야에서도 최근 주된 이슈로 등장해왔다. 투박하고 두꺼운 모습은 디지털 시대의 디자인 경향과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슬림화의 최대 관건은 소재변화였고 특히 광원소재의 변화가 필요했다. 얇고 가느다란 광원등장은 프레임 슬림화를 가능하게 했고 드디어 슬림 사인을 등장시켰다. 아무리 디자인 경향을 따라간다고 해도 이를 표현해낼 기술이나 재료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그 경향에 편승할 수 없다.
슬림 디자인은 미니멀리즘(minimalism)과 연관해서 생각할 수 있다. 장식적인 디자인을 가능한 제거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은 얇고 가는 형태와 어울린다. 극도로 절제된 디자인이 상품의 기능을 돋보이게 하듯이 최소한으로 군더더기 없이 적제적소에 설치한 사인은 효율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때 상품이든 사인이든 슬림한 형태이면 그러한 효과를 더욱 낼 수 있을 것이다.
세계베스트디자인전에 참가한 이태리 디자인사, FT&A의 디자이너 마게리타 꼴레오니 씨는 “현재 미니멀리즘은 21세기 첨단 기술과 소재와 만나고 있다. 겉은 얇고 단순하며 고전적일지라도 내부는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담고 있다. 사인이 슬림화하는 것도 주변기술 발전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CCFL, EEFL, LCD 등과 같이 사인에 들어가는 각종 소재들의 발전양상이 사인디자인의 경향을 좌우하리라고 본다.

사용자에게 다가가는 디자인
디자인코리아 2005의 또 다른 특징은 유선형 디자인 제품들이 많이 보였다는 것이다. 올해 호주 디자인상을 수상한 자전거용 전등은 부드러운 실리콘 소재를 써서 곡선이 도드라져 보였다. 다른 수상작인 시어로 의자는 둥근 형태를 의자 기능과 잘 접목시켰다. 영국 디자인 이펙티브니스(effectiveness) 상 수상제품으로 전시된 휴대용 선풍기는 핸드폰처럼 가지고 다니기에 편한 유선형 디자인을 띠고 있다. 디자인 트렌트관에 참가한 각국 디자인사들도 마치 액체가 흐르듯 유연한 형체를 지닌 제품 디자인을 많이 선보였다.
우리나라 제품인 삼성전자 포켓 이미저(프로젝터)는 모서리를 라운드로 처리해 부드럽고 안정된 인상을 줬다. 조엘용접기의 아크용접기는 딱딱한 사각형태에서 벗어나 마름모꼴을 채택함으로써 한결 안전한 느낌을 전달한다. 이처럼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제품도 사용자를 위해 디자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포켓 이미저와 아크 용접기는 유선형 디자인이 돋보이는 제품이어서 굿디자인상 중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수직, 수평 디자인은 단순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반면 곡선 중심인 유선형 디자인은 접근하기 쉽고 친근한 느낌을 전달한다. 수직, 수평은 육중하고 경직된 고체형 디자인이지만 곡선은 유동적이고 자유로운 액체형 디자인이다.
20세기 산업시대에는 기능성, 효율성, 견고성과 더불어 직선, 단순성이 세련되고 현대적이라는 의식이 있었다. 하지만 21세기 정보화 시대에는 디지털 기술발달로 고체형으로 경직돼 있던 조형원리가 유동적인 액체형 중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한다. 한편 곡선이 주는 친밀감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 수요 증가로 연계된다. 제품 유통이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오늘날, 유선형 디자인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수단이고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조형미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사인 디자인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사인은 우리 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핵심요소이며 어느 구성물보다 사람들에게 친근히 접근해야 한다. 사인이 주로 직선구조를 갖추고 있어 딱딱하고 굳어있는 느낌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도시공간은 경직된 형상으로 꽉 차있고 폐쇄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그러나 사인들이 유선형 디자인으로 부드러움을 나타내면 이런 느낌을 완화하고 공간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유선형 디자인 사인은 고객을 점포로 유인할 때 유리하다. 라운드 처리된 제품이 편안함을 주고 소비자의 감성적 만족도를 높이듯이 곡선 사인은 부드러움과 개방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그래서 사각형 사인에 비해 고객 유인효과가 더 클 수 있다.

LED로 사인조명 디자인 영감 자극
세계베스트디자인전의 한 구성 전시회인 디자인 미래관에서 요즘 부각되고 있는 LED를 만날 수 있었다. LED는 그 특성에 맞는 응용제품 디자인이 나와야 하는데 디자인 미래관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려고 했다. 벨기에 디자인사인 엔토벤 어소시에이츠(Enthoven Associates) 관계자 말에 따르면 벨기에 교통시설 광고물이 고정화면에서 화면변환형으로 바뀌다가 최근에는 LED를 적용한 디자인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버스쉘터 광고물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LED는 작고 디테일한 표현에 어울리는 소재고 형광등이나 할로겐등에 비해 열이 덜 발생해서 사각박스처럼 폐쇄된 형식으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다. 알토 조명디자인 연구소가 출품한 LED 작품들은 사인 조명에 대한 디자인 영감을 떠오르게 한다. 형태변화가 가능한 구조에 아크릴과 철 소재를 대비시켜 LED의 은은한 빛이 퍼지게 함으로써 감성을 자극했다. 사각기둥에 LED 빛이 층층이 비춰져 산뜻한 조명효과를 내는 작품도 신비감을 자아냈다.
그밖에 사인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볼 수 있었다. 덴마크디자인상을 받은 휠체어 ‘치타’는 환자용에 그치지 않고 놀이와 운동도 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사용자 연령이나 능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사인도 사용자 용도와 편익을 넓히기 위한 방편으로 유니버설 디자인과 연관을 맺어가고 있다.

염기학 본부장 smrt@signmunhwa.co.kr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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