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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분류 > 조명+입체
흥망성쇠 프로젝트 28
이상한 아프리카의 앨리스
글 노유청 2017-05-25 |   지면 발행 ( 2017년 6월호 - 전체 보기 )




▲ before 흰색 익스테리어에 은색 철제사인으로 가게 이름인 앨리스 보울을 올린 간판은 간결하게 시선을 사로잡았다. 철제사인 뒷면에 광원을 삽입해 후면발광으로 구성한 것이 야간에도 눈에 띄는 간판이었다. 특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쯤 간판에 불이 들어오면 그 풍경이 참 예뻤다. 마치 은색 철재 사인이 허공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가게 앞 가로수와 흰색 익스테리어가 조화를 이루면 그렇게 간결하고 예쁠 수가 없었다.

대림창고를 중심으로 한 공간이 현재 성수동의 분위기를 이끄는 중심가라면 서울숲 근처는 잔잔한 이면도로다. 그리고 흥미로운 가게가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한적한 마을 같은 곳이 서울숲 근처다. 성수동에서 한적한 골목을 산책하는 재미를 찾는다면 아무래도 서울숲이다. 원고를 쓰다가 막히거나, 조금 나른할 때 슬슬 산책하러 가는 곳이 서울숲이다.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단골 가게를 장사가 잘되는지 괜한 오지랖에 들여보고, 새로운 가게가 생겼으면 스마트폰을 꺼내 바로 기록한다.

앨리스 보울은 서울숲에 갈 때마다 들여 보는 가게였다. 완전히 단골은 아니지만, 종종 들르는 가게.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가벼운 저녁거리를 고민할 때 항상 머릿속에 1순위로 떠오른 곳이 앨리스 보울이었다. 샐러드와 착즙 주스, 요거트를 주로 파는 가게는 서울숲으로 피크닉을 갈 때 들러 가벼운 요기 거리를 사기에도 제격인 가게였다. 앨리스 보울을 처음간 것은 성수동의 간판을 모아 화보 기사인 플라자를 준비하며 발품을 팔던 2015년 가을이었다. 착즙 주스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반은 취재였다. 물론 앨리스 보울이라 가게 이름을 지은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지만...

흰색 익스테리어에 은색 철제사인으로 가게 이름인 앨리스 보울을 올린 간판은 간결하게 시선을 사로잡았다. 철제사인 뒷면에 광원을 삽입해 후면발광으로 구성한 것이 야간에도 눈에 띄는 간판이었다. 특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쯤 간판에 불이 들어오면 그 풍경이 참 예뻤다. 마치 은색 철재 사인이 허공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가게 앞 가로수와 흰색 익스테리어가 조화를 이루면 그렇게 간결하고 예쁠 수가 없었다.

그랬던 앨리스 보울이 사라진 건 올해 봄이다. 4월 말까지만 해도 분명히 은색 간판이 달려 있었는데 어느날 문득 다른 색이 눈에 들어왔다. 흰색 바탕에 하늘색으로 쓰여진 생소한 이름 아프리카 스퀘어. 앨리스 보울의 흰색 익스테리어를 그대로 활용했고, 새로운 간판만 채널사인형태로 올렸다. 그리고 돌출간판에도 같은 컬러를 활용해 가독성을 높였다. 앨리스 보울 시절의 은색 간판처럼 간결하고 은은한 맛은 없지만, 화이트와 블루의 매치를 통해서 시원시원하게 표현했다. 아마도 한여름이 시작되면 아프리카 스퀘어의 간판은 더욱 매력을 발산할 것으로 보인다. 시원시원한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아직 정식오픈전인지, 아니면 영업시간이 나의 산책하는 타이밍과 어긋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문을 연 것을 본 적이 없다. 내부 공간이 어떤지, 어떤 것을 파는 가게인지 등등의 정보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미지의 가게다. 간판의 시원한 느낌을 살려 아이스크림 가게였으면 하는 생각을 막연히 해볼 뿐. 하지만 아프리카 스퀘어라는 가게 이름과 너무 맞지 않아 그건 아닌 것 같다.

세 번째 방문에도 여전히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블라인드마저 쳐져 있어서 내부를 볼 수 없어 어떤 가게인지 짐작할 수도 없다. 이제는 앨리스 보울이 사라진 아쉬움보다 아프리카 스퀘어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진 상황이랄까. 흥망성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가게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것은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앨리스 보울이 만들어둔 익스테리어를 그대로 활용해 공간의 아이덴티티는 이어지는 것 같아서 새 주인에 대해 약간의 고마운 마음도 있다. 앨리스 보울을 좋아했던 단골을 위로하는 것 같아서. 마감 후에 아프리카 스퀘어를 찾아서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 반드시 알아내야겠다. 여름으로 급속하게 접어드는 시점에 시원한 아이스크림 가게면 정말 좋으련만.


▲ 같은 컬러를 활용해 가독성을 높였다. 앨리스 보울 시절의 은색 간판처럼 간결하고 은은한 맛은 없지만, 화이트와 블루의 매치를 통해서 시원시원하게 표현했다. 아마도 한여름이 시작되면 아프리카 스퀘어의 간판은 더욱 매력을 발산할 것으로 보인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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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태그 : 서울숲 성수동 앨리스 보울 아프리카 스퀘어 간판 흥망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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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조명+입체
201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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