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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이니지, 현행 법체계에서는 여전히 ‘미생(未生)’
글 이석민 2013-10-10 |   지면 발행 ( 2013년 10월호 - 전체 보기 )

 트랜드와 디자인

특별기고

본지는 우리나라의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 활성화에 발맞춰 이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연재 형식으로 이달부터 싣습니다.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광고 산업의 성장 속에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입니다.

연재에 참가하는 필진은 인앤아웃컴퍼니 김현홍 대표, 이노션월드와이드 이주환 부장, 제일기획 안광현 프로가 참가합니다. 필자들은 현업에 종사하면서 직접 보고 느낀 우리나라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앞으로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의 변화 및 성장에 대해 화두를 던질 예정입니다.

참고로 지면을 통해 전달되는 필자들의 의견은 《월간 사인문화》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알립니다.

디지털 사이니지, 현행 법체계에서는 여전히 '미생(未生)'

글?사진 인앤아웃컴퍼니 김현홍 대표(Onsite1203@naver.com)

온라인 포탈 다음에서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윤대호의 웹툰 '미생'이 화제다. 직장인의 애환, 계약직의 절망, 치열한 경쟁, 사내 정치 등 흔한 연애 이야기나 '판타지' 하나 없이 회사에서 벌어진 일을 그렸는데도 인기를 끈 것은 회사원들이 실제 체감하는 직장 생활과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 인기와 파급의 원인이 내용적으론 툭하면 직장에서 연애하고, 재벌2세인 실장님의 경영권 승계 싸움만 나오는 드라마와 달리 웹툰 '미생'은 '리얼했다'는 얘기인데, 정작 미디어의 관점에서 보면 미생의 접속 통로가 대부분 스마트폰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해보면 이제 스마트폰이 단순 뉴스보기나 게임하기에서 벗어나서 그 동안 온라인 포털이 주도했던 문화컨텐츠의 '보급로'로서의 역할을 십분 해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준다. 아울러 기껏해야 5인치 내외의 창으로 보여지는 하드웨어적 특성과 모바일이라 짧지만 빈번하게 접촉하는 사용자 경험, 그리고 기존의 만화와 달리 모바일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된 웹툰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만들어낸 미디어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다 알겠지만 '미생(未生)'은 바둑용어로서 두 집을 만들어야 '완생(完生)'이 되는 바둑에서, 미생은 두 집을 만들기 전 완전히 살아있지 못한 상태에서 상대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최근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옥외광고물 관련 법률 개정을 위한 옥외광고물 종합발전계획을 만들어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종합발전계획에는 최신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광고물 관리 기준을 만들고, 옥외광고가 관광 상품이 되는 '광고특정구역'도 만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른바 뉴욕의 타임스퀘어나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디지털 광고물이 우리 한국에도 구현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정비를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사실 현행 옥외광고물등관리법상의 기준으로는 우리 옥외광고물의 50% 이상이 불법광고물이라는 통계가 있다. 또한 1962년 최초로 제정된 현행의 법체계로는 담아낼 수 없었던 소위 디지털사이니지 광고물의 90% 이상은 불법이라는 통계도 있다. 결국 옥외매체의 뉴미디어인 디지털사이니지는 법적 제도적 보완 없이는 영원히 미생(未生)의 광고물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유정복 장관이 구태여 언급한 뉴욕 타임스퀘어의 사례가 우리의 서울에 적용하기에는 광고시장 사이즈나 글로벌 브랜드의 마케팅 상황과 맞물리면 그 가능성이 높진 않겠지만 옥외광고물이 더 이상 단속의 대상이 아닌 도시경관의 살아 숨쉬는 아이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기 위해선 1962년에 최초 제정된 '옥외광고물 단속법'의 연장선에 있는 현행의 옥외광고물등관리법의 개정은 당위성을 갖는다.  법이 시대상황과 격차가 있다거나 해외의 유명한 랜드마크 광고물의 사례가 왜 우리에게 어려운지를 들여다 본다면 그 당위성은 명확해진다.

그 사례를 좀 더 들여다 보자.

현행 옥외광물등관리법 시행령에서는 '유통산업진흥법'에 의해 허용된 건물, 즉 백화점, 쇼핑몰 등의 경우에는 최대 5개의 현수막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의 사례와 비교한다면 광고물의 총량관리나 도시 경관의 붐업, 그리고 환경오염의 최소화 관점에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건물의 전면인 파사드에 LED 사이니지를 허용함으로서 기존 다수의 현수막사인 총량을 축소 유도하고 아울러 현수막사인의 폐기로 인해 야기되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효과를 덤으로 얻고 있다.


기존 옥외광고물이 공간의 분할만을 활용한 사이니지였다면 디지털이 적용되면 공간과 시간이 결합되어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다수의 사이니지가 불가피한 공연장, 대형상업시설, 전시장 등은 디지털 사이니지의 적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권장함으로서 오히려 도시의 경관을 관리하는 데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사이니지의 성공사례로 많이 언급되는 루마니아의 'Cocor쇼핑몰'에 적용된 디지털사이니지 'Cocor Channel'은 Cocor쇼핑몰이 루마니아의 많은 쇼핑몰중에 하나일 뿐이었는데 2007년 리노베이션을 통해 유럽 최대의 LED사이니지를 적용하므로서 루마니아를 대표하는 쇼핑몰이자 관광지로 거듭난 것은 우리의 옥외광고법 개정의 방향과 관련해서 시사점이 있다 하겠다.

  Cocor Channel의 사례는 현행 우리의 법령기준에선 '건물 등의 벽면을 이용한 광고물의 표시방법'에서 광고물의 최대 높이를 8m로 제한하고 있고, 또한 그 간판의 총수를 제한하고 있기에 여의치 않으며, 벽면을 창문으로 해석한다고 해도 '창문이용광고물의 표시방법'은 전광판의 적용을 엄격 제한(0.4㎡이내)하고 있어 불가하다. 때마침 리노베이션에 들어간 코엑스몰이나 2014년에 개장하는 잠실 롯데몰의 경우 이미 관련법령의 엄격한 기준을 학습하다 보니 Cocor의 사례처럼 창의적인 옥외 사이니지 계획을 염두에 두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법의 개정방향을 논하면서 두 쇼핑몰의 자유로운 사이니지 계획을 받아보고 도시 경관과 시민 안전 그리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수용 가능성을 검토해보는 것도 법개정의 방향을 찾아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미 규모 면에서는 세계 탑글라스의 복합 엔터테인먼트 쇼핑몰을 갖고 있지만 홍콩이나 싱가폴의 그것들과는 다른 대우를 받는 이유 중에는 분명 멋진 사이니지를 갖고 있지 못한 것도 있으리라.


디지털 사이니지를 대폭 수용하는 방향으로 옥외광고법이 개정된다면 가장 활발하게 그 적용이 이뤄질 것 중에 하나가 대규모 상업시설의 쇼윈도를 활용한 사이니지다.  쇼윈도는 눈높이에 맞게 오디언스와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최적의 옥외 플렛폼이라는 면에서 보면 디스플레이, 센싱기술, QR코드와 같은 모바일과의 연계 솔루션 등과 결합하면서 가장 활발하게 관련 시장을 만들어 갈 것이다.  물론 앰비언트_Ambient 적인 크리에이티브나 디지털아트와 같은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관련 LED, LCD등 디스플레이 시장이 확대될 것이며 옥내와 달리 옥외 디지털 사이니지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BARCO나 Daktronics를 따라잡는 우리의 강소기업들도 하나 둘 육성될 것이다.


그 외에도 '공연간판'도 활발하게 디지털 사이니지를 수용하게 될 것이다.  이미 다관_多管 체재로 완벽하게 돌아선 멀티플렉스의 경우 년 중 100편이상의 영화가 개봉되고 있기에 상영작과 개봉 예정작을 고지해야 할 사이니지가 모자란 현실을 고려한다면 공연간판의 디지털화는 대세다.

소위 간판이란 말로 대변되는 옥외광고물은 광고이자 도시경관이다.  광고로서의 가치는 정보가치_Information Value다.  정보가치는 옥외광고의 메시지를 오디언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달력을 높이려다 보니 남들 보다 더 크게, 더 화려하게 진화해 왔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도시 경관은 망가져 왔다.  그래서 옥외광고물의 경관가치_Landscape Value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옥외광고물의 경관가치는 그 자체가 경관을 해치는 요소일 때는 무가치하며 단속을 통한 축소와 철거의 대상이 되지만 도시공간내에서 아름답게 조화를 이뤄낼 때 그 가치가 발현된다.


옥외광고물이 갖고 있는 정보와 경관가치 둘 다의 구현이 중요하다.  그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내는 방안이 향후 전개될 법개정에 담아져야 하는데 디지털 사이니지가 두 가치 사이에서 융합_Convergence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가장 오래되고 친숙한 미디어인 옥외미디어가 디지털 사이니지라는 새롭고 낯선 미디어로 거듭나려고 한다.  법과 제도의 보완이 관련 산업을 미생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1 뉴욕 타임스퀘어와 런던 피카디리광장의 옥외광고 전경_세계 수도를 자임해온 뉴욕과 런던은 글로벌 브랜드의 각축장이기에 천문학적인 매체임대료와 최고급사양의 LED사이니지를 투입하여 그들만의 도시 경관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안전행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광고특정구역'은 이들 도시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한데 우리의 광고시장환경, 글로벌브랜드의 국내시장에서의 위상 등이 같이 고려되어야 기대한 성과를 낼 수 있다.

2. 전자현수막 및 지주이용전광판_현행법에서는 지주이용광고물은 전광판 사양의 적용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전자현수막의 경우 공공시설이용광고물로 해석한다고 해도 관련 시도 조례에서 공공시설이용광고물로 명기가 되어야 하는 데 그런 법적 안정화 장치 없이 유령의 광고시설물로 운영되고 있다.  위 광고물들의 운영주최가 옥외광고물 허가주무기관인 구청과 대표적인 국가기간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옥외광고물의 탈법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3. 일본 긴자의 미스코시백화점과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의 점두사인_일본의 경우 건물 전면을 활용한 파사드 LED를 허용하여 건물의 벽면을 활용한 현수막을 통합 운영하도록 유도함으로서 경관의 관리와 네코라는 PVC, PET 등 석유화학물의 혼합물인 현수막 재질의 사용을 줄여나가고 있다.

우리의 경우 건물의 전면을 이용한 광고물의 경우 '가로형간판의 표시방법'에서 3층이하의 층과 층사이에 점멸을 제외하여 표시하도록 되어 있어 일본의 경우처럼 2,3층 높이의 LED사이니지의 적용은 어렵다.

4. 대표적인 공연장인 예술의 전당 현수막 사인_공연장 콤플렉스인 예술의 전당의 경우 각 공연의 고지를 위한 사인을 설치하기가 현행법령상으론 어렵다보니 도시 경관을 해치는 현수막을 불가피 하게 운영중이다.  법령 개정을 통해 디지털 사이니지를 적용할 수 있다면 공간만이 아닌 시간의 분할을 통해 전체 공연을 쉽게 고지할 수 있고 또 도시경관도 관리해 나갈 수 있다.

5. 루마니아 Cocor 쇼핑몰의 'Cocor channel'_유럽최대 규모의 디지털 사이니지의 적용으로 루마니아의 대표 쇼핑몰로 재 포지셔닝하는 데 성공하였다.  총8개의 LED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Cocor channel은 쇼핑몰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함과 동시에 루마니아의 대표적 OOH미디어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으며, 구도심의 고풍스런 건물과도 어색하지 조화됨으로서 도시경관을 풍부하게 한다.

Hermes의 도쿄 긴자 매장의 스마트 쇼윈도_헤르메스의 신상품인 스카프를 홍보하기 위해 쇼윈도우에 디지털사인니지와 디지털아트를 결합한 캠페인.  우리의 경우 창문을 통해 표현되는 광고는 모두 옥외광고물등관리법시행령의 표시방법을 따라야 하는 데 관련법령에서는 전광류(영상)의 규격을 0.4㎡이내로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불허하고 있다.

6. 멀티플렉스의 공연간판_현행 법령에서는 상영중인 공연과 상영예정인 공연을 연립하여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나 전광류을 이용한 디지털 사이니지는 엄격히 금하고 있다.  법이 오히려 광고물의 범람과 산업쓰레기의 양산을 권장하는 건 아닌지.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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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트렌드+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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