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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읍성길 골목기행
2010-09-01 |   지면 발행 ( 2010년 9월호 - 전체 보기 )

대구 읍성길 골목기행

근대 문화공간으로

시민에게

되돌려 주기


조선시대 경삼감영소재지인 읍성으로 대변되던 대구의 역사는 경상도 심장부를 차지하고 있는 지위를 갖는다.
대구하면 자연스레 떠올리는 동성로를 포함해 서성로, 북성로, 남성로 까지 읍성을 끼고 있는 길은 마치 조선시대와 현재를
연결하는 핏줄 같기도 하다. 대구 광역시 중구청에서는 이러한 역사를 모티브로 읍성길 문화재생 사업을 진행했는데
단순한 정비의 개념이아니라 문화와 역사를 바탕에 깔고 있어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회색도시에 문화를 칠하니 시민들의 표정이 환해진다는 기초적인지만 지키기 힘든 가치를 실현한 대구 읍성길을 둘러 봤다.
글_ 노유청 사진_ 마아란 자료협조_ 대구광역시 중구청 도시관리과



빼앗긴 읍성에도 봄은 오는가
일제 감정기에 대한민국의 울분을 당당하고 담담하게 표현했던 그 한 구절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이상화시인의 고택을 끼고 있는 남성로 포함한 읍성은 그 공간 자체가 수탈의 역사이자 빼앗긴 들이었다. 1906년 당시 관찰사 서리로 있던 박중양이 읍성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의 요구를 받아 일방적으로 철거를 진행하고 생긴 길이 동성로, 서성로, 남성로, 북성로다.

당시엔 수탈의 역사이자 빼앗긴 공간이었지만 근대역사를 거치면 4개의 길은 대구를 상징하는 번화가가 됐고, 특히 동성로는 타 지역에서도 알 수 있을 정도의 명물거리가 됐다. 과거 읍성의 역사와 도시의 정체성을 회복한다는 의미로 문화재생 사업을 진행했다. 그것은 결국 단순한 도시정비가 아닌 문화적인 측면으로, 즉 빼앗긴 읍성에 봄을 되찾아 주는 작업이었다.

대구광역시 중구청 문화관광과 오성희 담당자는 “대구읍성길 문화재생사업은 일종의 도시의 정체성을 되찾고 과거의 역사를 회복하는 것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사업을 정책적인 측면보다는 감성적인 측면에서 시민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했다”라고 했다.

그리고 오성희 담당자는 “물론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생긴 암울한 역사지만 그로인해 발생한 근대유적이 읍성에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일제에 어쩔 수 없이 동조함으로 생긴 유적과 이상화, 서상돈 고택 같은 저항적인 성격의 근대유적이 맞물리면서 읍성주변 지역은 문화재적 가치로도 좋은 공간이기 때문에 문화와 역사를 살린다는 관점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읍성 곳곳에 과거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요소들을 배치해 도시역사 회복이라는 컨셉트를 드러냈다”라고 했다.




통합적인 관점에서 사업진행, 공공디자인화
이번 읍성길 문화 재생사업은 경관, 간판, 문화유적 등 도시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를 통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공공디자인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읍성길 문화 재생사업이 타지역 공공디자인 관련 사업과 다른 점은 모든요소를 통합적으로 묶어서 진행한 것이다. 동산동-계산동 일대를 대상으로 한 근대문화공간 디자인개선사업부터 동성로·봉산문화거리 공공디자인 개선사업, 종로·진골목 가로환경개선사업, 간판이아름다운거리, 도심 조형벽화 사업까지 진행해 도시에 있는 모든 공공디자인요소를 묶은 토털형 문화재생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대구광역시 중구청 도시관리과 이은정 담당자는 “이번 사업의 공공디자인을 통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보자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공공디자인 사업이 주민의 삶을 즐겁게 해야 한다는 것이 중구청 측의 생각이었고 그것에서 출발한 사업이 읍성길 문화재생 사업이다. 다시 말해 공공디자인을 한답시고 가시적인 조형물 등 거추장스러운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고 시민들의 공간을 쾌적하게 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은정 담당자는 “시민들에게 쾌적한 공간을 돌려준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거추장스러운 시설물을 비운다는 관점으로 진행했다. 특히 이면도로, 즉 골목길을 차도와 보도를 블록으로 설치해 넓고 깨끗해 보이도록 한 것이 이색적인 부분이고 초기에 사로게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보도블럭화된 길 때문에 되레 과속이 감소하는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라고 했다.

그 외에도 노점정리와 간판개선 등 다양한 영역의 사업을 통합적으로 묶어서 도시환경을 쾌적하게 바꿀 수 있었다. 동성로 같은 경우는 길거리에 벤치 등 공공시설물도 같이 개선해서 거리를 찾는 시민들에게 깨끗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어서 이번 사업이 의미가 있다. SM

1 읍성길 사업구간중 하나인 진골목의 지도를 형상화한 조형물.
진골목이지만 마치 읍성길의 전체를 상징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마치 골목을 걸어야 할 것 같은 유쾌한 느낌이 든다.
2 계산성당과 제중원을 거쳐서 근대화의 여행을 하고 나온 도로에 아로새긴 근대화 유적이 발길은 멈추게 한다.
3  영남권의 명동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한 대구의 명물거리인 동성로. 동성로 역시 이번 사업을 통해 벤치 등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늘렸다.
4, 5, 6 근대화 여행의 끝자락에서 일제강점기의 저항의 상징 이상화, 서상돈 고택을 만난다.
골목을 따라 나가면 마치 이상화 선생님이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낭독을, 서상돈 선생님은 국재보상운동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을법한 느낌이 든다.
7 메인도로 보도블록에 벤치와 물길, 잔디를 설치해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8 조선시대 만주, 몽고, 아라비아, 일본 등 주변 국가들과 무역을 하는 약재상들이 즐비했던 약전골목. 골목에 배어있는 약재냄새 때문에 걷기만 해도 병이 낫는다는 속설이 있는 약전 골목의 한켠에 위치한 약령시의약문화관.
9, 10  동성로 측면으로 빠지는 곳에 위치한 성내길, 패션주얼리 거리를 상징하는 사인.
길은 안내하는 사인이 없어도 빙글빙글 돌아가는 보석모양의 조형물만 봐도 딱 알듯하다.
11, 12  약령시의약문화관 측면벽에 근대화 유적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사인을 설치한 것이 이색적이다.
13  대구의 인사동이라 불리는 봉산문화거리 초입에 설치한 미디어루프.
14, 15  도시 곳곳에 벽화를 그린 것도 이번 사업의 차별적인 부분이다.
지역별, 공간적인 특성에 맞는 벽화를 그려서 삭막한 회색빛을 걷어내고 있다.
16  이번 읍성길 문화 재생사업의 컨셉트인 시민에게 돌려주는 공간을 드러내는 봉산문화거리 이면도로.
골목길의 보도와 차도 구분 없이 보도블록화 해서 길이 넓고 쾌적하게 보이도록 했다.
17  읍성길 문화재생사업의 컨셉트인 도시의 정체성 되찾기를 알리는 요소.
일제시대에 허물어진 읍성의 역사를 재생하는 것으로 길거리 곳곳마다 과거 읍성을 알 수 있는 요소를 배치했다.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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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조명+입체
2010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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