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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실명제 사인업계에도 필요성 대두
2005-08-01 |   지면 발행 ( 2005년 8월호 - 전체 보기 )

문화&비즈니스  온라인 정보

인터넷 실명제, 사인업계에도 필요성 대두
네티즌들의 반발과 개인정보 침해 논란에 밀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인터넷 실명제 도입 이 ‘연예인 X파일’, ‘개똥녀 사건' 등 온라인을 통한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도입 논의가 이뤄지는 등 지난 상반기 인터넷 이슈로 다시 떠올랐다. 이런 사건이 우리 사인업계에도 발생할 수 있는지,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사인업계 생각은 어떤지 알아봤다.

찍히면 죽는다, 디지털 주홍 글씨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때 발생한 ‘개똥녀’ 사건으로 온라인은 후끈 달아올랐다. 수 주 동안 인터넷 검색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이른바 ‘개똥녀’ 사건은 지하철에서 똥을 싼 애완견 주인이 주변인들에게 사과도 하지 않은 채 뒤처리를 하지 않고 내렸고, 그 뒤 한 할아버지가 개똥을 치운 사건이다. 이 사건 내용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이 인터넷을 떠돌자 이른바 ‘키보드 워리어’들은 늘 그랬듯이 재빨리 신상정보를 캐내 사진을 공개하고 미니홈피를 습격했다.
이 사건을 인터넷 실명제 논란의 도화선으로 만드는 일에는 네티즌들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 온라인 매체도 한 몫을 담당했다. 이런 사건이 가능한 이유는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네티즌의 사건 발생 제보 → 네티즌의 반응 → 매체의 네티즌 반응 보도 → 기사를 접한 네티즌의 과열 반응 → 네티즌의 과열 반응에 대한 매체의 새로운 보도로 이어지고, 사건은 확대 재생산을 거듭한다. 이미 수차례 지적돼왔던 보도 경쟁 때문이다. 네티즌들과 매체가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준다. 지금도 ‘개똥녀’ 사건은 확대 재생산 중이다.

문제 해결할 정부는 설왕설래
비단 ‘개똥녀’ 사건뿐만이 아니다. 특정인에게 디지털 주홍글씨가 찍히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시민단체인 ‘성숙한 사회 가꾸기 모임’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정보통신 윤리와 성숙한 사회’ 토론회에서 배우 트위스트 김(70·본명 김한섭)은 자신의 이름을 도용한 음란사이트로 인해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딸과 손녀마저 주위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할 때 자살하고 싶었다고 절규했다.
어느 날 초등학생 손녀로부터 “할아버지가 벌거벗은 여자 장사를 한다고 아이들이 놀린다”는 말을 듣고 직접 찾아낸 ‘명의도용’ 음란사이트가 27개나 됐다. 그는 명예훼손 혐의로 해당 업자들을 고소했지만 각하되거나 ‘혐의 없음’이란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이 사건은 IT 강국으로 자부하는 우리의 치부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온라인 발전의 가장 큰 동력원이었던 ‘익명성’이 특정인에게는 흉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문제를 해결해야할 정부는 설왕설래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실명제 도입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포털 사이트들이 사실상 실명제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에서 문제 해결방법으로 내놓은 법적 실명제는 이중 족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포털 사이트의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막으려던 정부가 이번 사건으로 온라인에서 실명을 밝히라는 것은 일관성 없는 정책이다.

협회 게시판 폐쇄, 사인업계의 대표적 사례
위와 같은 사건들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없지만 사인업계도 비슷한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4년 2월 이후 한국옥외광고협회이하 협회가 약 1년 반 이상 파행을 겪어오면서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설전이 벌어졌다. 양 측의 골이 깊었던 만큼 날카로운 의견 대립을 보였는데, 온라인에서 논쟁의 무대는 주로 협회 게시판이었다. 이 과정에서 장기간에 걸쳐 특정인들만이 감정적인 대립을 지속했고, 나중에는 같은 논조 게시물에 대해 서로 동일인이 아니냐고 비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는 협회의 이전 게시판이 회원 전용이 아니라 누구든지 게시물을 올릴 수 있었고, 게시물에 대해 피해를 입었다고 해도 글을 쓴 사람에 대해 후속 조치를 강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직접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않는 이상 글을 쓴 사람이 허구의 인물인지, 협회 회원인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원인들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자 협회 측은 아예 게시판을 폐쇄했고, 협회 정상화 후 다시 게시판 문을 열었다.
협회 홈페이지 관련 실무를 맡고 있는 이보안 담당은 “문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개편해 이전 게시판을 회원전용 게시판, 자유 게시판으로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협회의 회원전용 게시판 이용률은 그리 높지 않다. 협회에 대한 의견은 자유게시판에 주로 올라오고 있다. 회원들은 아직 ‘익명성’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협회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조만간 일반 포털 사이트처럼 실명으로 가입해 활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담당은 “앞으로 특정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나 상업성 스팸 게시물들은 협회 게시판에서 찾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 게시판 세분화 후에 회원들이 자유게시판을 선호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익명성’은 인터넷의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이다. 국내 최대 온라인 사인 동호회인 ‘간사모’ 변기원 운영자는 “온라인상에서 표현의 자유와 정보 공유가 실명제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은 문제가 있으면 스스로 순화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간사모는 실명제에 대해 각 파트별 운영자들에 대해 일임한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문제가 발생해 실명제로 운영하는 파트는 없다.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만든 것은 집집마다 초고속 인터넷 선을 끌어들이고 매달 사용 요금을 내는 네티즌들이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자체 정화 능력을 믿어본다.

정세혁 기자 jsh3887@signmunhwa.co.kr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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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5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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