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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와 낭만 예술적 감수성이 어우러진 베이징 798예
2008-10-01 |   지면 발행 ( 2008년 10월호 - 전체 보기 )

향수와 낭만 예술적 감수성이 어우러진
베이징 798예술구 사인


20세기 중반 소련과 동독의 지원 하에 건설된 공업지구였던 베이징 798지구는 90년대 산업재조정 시기를 거치며 갤러리들이 운집한 예술구로 거듭났다.
젊은 학생들로부터 시작한 이 변화는 십 수 년이 지난 현재, 세계 대형 갤러리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일 만큼 거대해졌다. 오래된 공장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과거의
향수와 현대의 감각이 공존하는 베이징 798예술구 사인을 감상해 보자. 글ㆍ사진_박승원 중국통신원


낡은 공장지대가 예술가들의 거리로 탈바꿈

중국 베이징의 관광명소는 어디일까? 오래전부터 많이들 알고 있는 ‘자금성’, ‘만리장성’, ‘천안문광장’, ‘이화원’, ‘용경엽’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새롭게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곳은 바로 ‘Beijing 798 ARTZONE’이다.
얼마 전 올림픽 기간 동안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광관객이 꼽은 ‘베이징에서 제일 가보고 싶은 관광지’ 중 첫째가 만리장성이었고  둘째가 798예술구였을 정도로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798예술구는 50년대 초 소련의 건설 지원과 동독 책임 하에 설계·건설된 공업지구로 세월이 흘러 개혁과 90년대 산업 재조정으로 대부분의 공장들은 문을 닫았고 몇몇 공장들은 외곽으로 이전했다. 798은 이 빈 공장터의 행정적 주소로 베이징 따산쯔에 위치하고 있다.
798의 이 빈 공장터와 건물들을 중앙미술 대학생들의 작품전시장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가난한 예술가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공장건물을 개조한 스튜디오가 생기고 자유로운 문화적 분위기가 형성되자 개인 화랑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제 화랑들만 해도 300여개가 넘게 자리 잡고 있다.
몇 해 전만 해도 정부에서는 798의 낡은 공장들을 철거하고 개발하기로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곳에 북경의 도시문화가 자리를 잡게 되고, 최근 중국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이 세계시장에 주목 받으면서 798은 외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었고 마침내 중국 정부에서는 2006년 798의 철거계획을 취소하고 798을 예술구로 지정하였다.
이후 여러 예술가들과 문화기구들이 이곳에 들어와 거하기 시작하면서 갤러리, 예술센터, 스튜디오, 디자인회사, 레스토랑, 카페, 기프트 숍 등 각종 공간의 집합체로 발전하게 되었다.

예술과 상업의 정점, 798예술구

2007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798예술구는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올림픽을 전 후로 본격적으로 더 많은 갤러리와 카페, 기프트 숍들이 새로 문을 열게 되었다. 이에 발맞춰 중국 정부는 2008년 봄에는 올림픽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하여 자금 1억 위엔 약 160억원 을 투입하여 798의 도로·통신·화장실 및 사인물들을 새롭게 정비 하였다.
이제 798은 현대 중국의 축소판이며, 중국의 갤러리만이 아닌 세계 여러 나라에서 몰려온 개인 갤러리에서 부터 거대규모를 자랑하는 갤러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갤러리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곳으로 발전하였다.
대표적인 갤러리로는 중국근대예술을 서양세계에 알리기 시작한 벨기에의 울렌 미술관 UCCA가 있으며 지난 2008년 초에 오픈하여 지금은 798내 대표적인 미술관으로 자리잡았다. 뉴욕을 본거지로 하고 있는 갤러리인 페이스윌덴스타인 갤러리도 올림픽을 맞아 지난 8월 2일에 옛 화학공장건물을 개조하고  ‘페이스 베이징 갤러리’를 새로 개관했다. 이 두 미술관은 한화로 각각 150억원과 300억원이라는 거대자본을 들인 미술관으로도 유명하다.
798예술구가 유명세를 타면서 아쉬운 점도 드러나고 있다. 798에는 이제 가난한 예술가들의 작업실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로 초기, 가난하지만 재기발랄했던 젊은 예술가들의 흔적은 사라지고 있다. 798지구가 유명해지자 임대료가 폭등했고 798 예술구 1세대 예술가들은 저렴한 작업 공간을 찾아 베이징 외곽으로 흩어졌다. 오늘날의 798을 만들어냈던 이들을 울타리 밖으로 밀려나고 순수했던 초심을 잃고 한낱 관광지로 전락해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오늘날 798이 이룬 성과를 폄훼해서는 안 될 노릇. 예술과 상업이 혼재해 정점을 이룬 오늘의 798을 들여다보자. SM

갤러리 사인

798지구에는 우리나라와 북한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갤러리들 300여 개가 운집해 있다. 갤러리 사인은 현대적인 느낌을 살린 세련된 형태이거나 허름한 건물 벽면을 그대로 활용한 개성적인 구제 스타일로 크게 나뉜다. 사용한 재료들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천편일률적이진 않다. 유리와 금속, 나무 등이 대부분 사용되고 있으며 비조명 사인이 주를 이룬다. 왜냐하면 오후 6시가 되면 카페를 제외한 거의 모든 갤러리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조명 사인은 사실상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캡션
1 건물 벽면의 벽돌 형태를 흰색 페인트칠을 한 벽으로 마감 처리하고  둥근 원형 지주사인만 세웠다.
2 벽면에 동그랗게 시멘트를 바르고 그 위에 투명 아크릴을 얹은 사인. 소재선택과 표현이 독특하다.
3 부식철판을 조각해서 만든 사인의 클래식함과 입구를 장식하는 조형물의 모던함이 조화를 이룬다.
4 빈티지한 느낌을 주는 페인트 색깔과 부식철판위에 하얗고 빨간 글씨를 넣은 대비가 눈에 띈다.
5 건물 벽에 짙은 빛깔 페인트칠을 한 것만으로도 현대적인 감각의 갤러리로 재탄생했다. 사인은 그에 맞춰 간결한 입체문자로 제작했다.
6, 7 채널사인 전면을 개방해서 음영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다.
8 사인은 조각과 어우러져 하나의 예술품과 같은 기능을 한다.
9 입구 캐노피를 강렬한 붉은색으로 처리하고 메인 사인을 문자대신 도형으로
표시하고 있다.
10 중국 전통적인 느낌을 살리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한 사인. 벽돌색과 통일한
소재선택으로 고풍스러운 느낌을 풍긴다.
11 칠이 벗겨진 컵 조형물과 콘크리트덩어리 받침, 그리고 뒤로 보이는
그래피티와 붉은 사인까지, 무심한 듯한 개성이 돋보인다.
12 붉은 빛으로 통일감을 준 돌출 사인과 조형물.
이처럼 798지구 곳곳에는 조형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13, 14 한국 갤러리인 아트사이드와 표 갤러리. 표 갤러리는 부식판으로
외부마감을 새로 한 반면 아트사이드는 벽돌 외관을 그대로 두어 건물이 주는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15 엷은 적갈색 벽면을 그대로 활용하고 깔끔하게 흰색 입체문자를 지지대
없이 고정시켰다.

상점 사인

각각의 테마를 가지고 있는 카페들은 내부에 작은화랑 또는 서점을 겸하고 있는 카페들이 많다. 왜냐하면 카페는 식당영업허가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대신 문화교류회사 등을 설립하여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한국인, 미국인, 중국인 등이 운영하는 카페가 10개가 넘어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식사를 위해 따로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이 하루 종일 798이 주는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1 한국인이 운영하는 카페로 부식철판위에 흰색으로 배경처리를 한 심플한 사인이 세련됐다.
2 레스토랑 창문과 어닝 색상에 맞춘 노랑 채널과 빨간 채널이 간결하게 조화를 이룬다.
3 빛바랜 벽돌위에 선명한 색상 현수막을 늘어뜨려 강한 느낌을 전달한다.
4 메인사인이 아닌 벽면에 부착한 세로형 배너위에 조명을 설치한 점이 독특하다.
5 출입구 우측 노랑 아크릴로 만든 작은 사인으로는 부족했던 걸까 벽면위에 붉은 페인트로 크게 상점이름을 써 넣었다.
6 작은 북위에 간단한 메뉴를 적어 넣은 앙증맞은 사인.
7 출입구 왼쪽에 붙은 작은 사인과 빼곡하게 메뉴를 적어 놓은 칠판이 소박하지만 멋스럽다.
8 기프트 숍 사인. 거창한 사인이 아니라 소박하게 벽면에 입체문자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제 구실은 충분히 한다.

공공 사인

지난 5월 초 중국정부가 주도한 대대적인 환경 정비시에 만들어졌으며 지주형 사인들은 H빔을 이용해 부식처리하고 있어 투박하고 예스러운 멋을 낸다. 지주형 사인 외에도 798지구내 공공사인은 상당수가 부식철판을 이용해 제작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캡션
1 차도와 잔디를 가르는 펜스 중간 중간 '798'을 새겨 넣은 부식철판으로 포인트를 주고 있다.
2 건물번호와 도로 이름을 표기한 사인
3, 4 부식철판과 유리로 제작한 화장실 사인. 돌출로만 표현하고 있다.
5 798지구 입구임을 알리는 붉은 사인. 사인 색 선택과 홍등에서 중국 냄새가 물씬 풍긴다.

파사드

베이징 798예술구에는 유독 독특한 파사드가 눈에 띈다. 1950년대부터 지어진 벽돌건축물외에도 십 수 년 세월동안 훌쩍 자라난 가로수, 공장지대였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굴뚝과 파이프 모두가 강렬한 파사드를 이룬다.



캡션
1 별 모양판을 만들어 벽위에 대고 스프레이를 뿌려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간단한 연출이지만 효과는 배다.
2 벽돌에 각기다른 사람 얼굴을 프린팅 후 시공.
3 가공하지 않고 공장지대 모습 그대로를 살려 파사드를 이루고 있다.
4 출입구 부분을 연두색으로 칠했을 뿐이지만 좌우 대칭이 완벽한 건물 한가운데
위치해 전제적으로 강렬한 파사드를 완성한다.
5 출입문과 벽면에 직접 그림을 그려넣어 시멘트가 주는 칙칙함을 덜었다.
6 플라스틱 파이프를 이용하여 연출한 갤러리

그래피티와 조형물

798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화려한 그래피티와 다양한 조형물들을 인상 깊게 볼 것이다. ‘적색벽돌’과 ‘양철파이프’, ‘굴뚝’, ‘가로수’에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를 아우르는 향수와 낭만이 있다면 벽돌 건물에 무질서하게 그려진 그래피티와 곳곳에 자리한 조형물에선 20세기말과 21세기를 관통하는 예술적 감수성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박승원
前 삼성전자, 싸스컴 근무
現 중국 베이징 이닉스 대표
본지 중국 통신원
bjinex@hanmail.net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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