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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사인 편의를 넘어 감성으로
2007-12-01 |   지면 발행 ( 2007년 12월호 - 전체 보기 )

+ FUNNY Signs;  재미있는 사인 이야기

편의점 사인, 편의를 넘어 감성으로

점방. 골목골목 귀퉁이에 하나씩 자리 잡고 있던 작은 가게들을 기억하십니까? 구멍가게라는 이름으로 친숙했던 작은 상점 말입니다. 캄캄한 밤에 옷 대충 여미고 운동화 질끈 밟아 신고 들어서면 비스듬히 누운 자세로 텔레비전을 보던 주인 할머니, 할아버지 혹은 아줌마 아저씨, 가끔은 젊은 총각이 슬쩍 눈길 던지곤 했지요. 담배 한 갑, 라면 한 봉지, 사이다 한 병. 20kg짜리 쌀 한 포대나 24개 들이 두루마리 휴지처럼 크고 비싼 것은 아니지만 출출한 밤에 혹은 늘어지게 낮잠 자다 일어난 목마른 일요일 오후에 가볍게 들러 물건을 고르기엔 더없이 좋은 곳이지요. 동네마다 빠짐없이, 질질 신발 끄는 걸음으로도 오십 보, 백 보면 충분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니까요.
글_ 성혜나 ·사진_ 김수영, 성혜나
외  부사  인




메인과 돌출만 덩그러니 놓여 편의점 존재만 알리던
외관이 사인인테리어 개념으로 화려하게 바뀌었다
편리한 세상이 좋아요
자, 하지만 세상은 변합니다. ‘오래되고 낡고 퀴퀴한 것은 싫어요’라며 사람들은 점방보다 좀더 세련되고 큰 슈퍼마켓을 찾기 시작합니다. 이름대로 인기도 ‘슈퍼’급입니다. 간판도 없이 장사하던 점방들이 이제 너도나도 ○○슈퍼라는 명패를 내걸고 나섭니다. 판매하는 품목도 대폭 늘었습니다. 과자 종류도 많아졌고 가격도 백 원 당 10원 혹은 20원씩 저렴해 졌습니다. 시장에서나 보던 장을 이젠 슈퍼마켓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1년 내내 시원한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고 점방에서는 볼 수 없었던 행사도 가끔 합니다. 행사라고 해서 거창한건 아니고 가루비누에 주방용세제를 덤으로 얹어주는 정도지만요.
또 세상은 변합니다. 밤이 밝아졌습니다. 산업이 발달하고 직업도 늘어나면서 밤에도 깨어있는 밤도깨비같은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등장했지요. 편의점. 와~신기합니다. 아침에도 낮에도 밤에도 심지어 새벽에도 환합니다. 없는 것도 없습니다. 우유, 과자, 케첩, 양말, 우산 등등등. 뭐 사실 굳이 찾자면 없는 것도 많겠지만 대충 모른 척 합시다. 어쨌든 말 그대로 편의점입니다. 정말 편리하거든요. 24시간 문도 열고 비록 맛은 없지만 간편한 도시락도 먹을 수 있습니다.
밥만 먹고 못살아요 재미를 주세요
하지만 세상은 또 변했습니다. 편리하기만 한건 이제 심심합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걸 원해요. 속되게 표현하면 밥만 먹고는 못사니 좀 재밌게 살아보자. 뭐 그런 겁니다. 그래서 또 등장합니다. 편의점. ‘에이, 아까 나온 거잖아’ 라고 말하는 성질급한 거기 그분. 옛날과 똑같은 편의점이 아닙니다. 편의에 하나가 더 추가되었습니다. ‘감성’입니다.
전국에 있는 편의점 개수가 2007년 10월을 기준으로 1만 9백여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굉장합니다. 이렇게 많은 공간에서 모두들 똑같은 ‘편의’만 제공한다면 얼마나 지루합니까? ‘편의’는 넘칠 정도로 많습니다. 그래서 ‘감성’을 팔기 시작합니다. 이제 편의점은 담배 한 갑, 껌 한 통 사서 훌쩍 떠나는 공간이 아닙니다. 기분 좋은 음악이 나오고 향긋한 커피향이 나고 편안히 앉아 쉴 수 있는 의자가 있는 공간으로 거듭납니다.
이런 변화를 가장 주도적으로 이끄는건 사인입니다. 어떻게 바꾸었냐고요? 종류가 많아졌습니다. 그게 전부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그렇습니다’입니다. 늘어난 사인의 가짓수는 매장 인테리어를 아름답게 만드는데 크게 기여합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고 이래봬도 ‘감성’ 키워드를 살리는데 한 몫 톡톡히 합니다. 그래도 못 믿으시겠다고요? 그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봅시다.
1 숍인숍shop in shop 브랜드 명을 편의점 외부에 따로 내걸었다.
2, 3 메인사인은 플렉스와 아크릴성형에서 LED를 접목한 채널과 아크릴 성형으로 바뀌었다. 아크릴 성형 간판은 밤새도록 불을 켜는 편의점 특성상 형광등을 3줄로 설치하고 뒷판을 반사판으로 제작해 전기료를 아끼는 효과를 주었다. 입구 주위에 라이트 패널을 이용해 익스테리어 효과와 광고효과를 동시에 노렸다. PVC 발포시트 위에 실사출력 후 고무판 입체문자를 붙여 조명효과도 주었다.
4 입구 천정에도 실사출력한 시트를 붙여 매장 외관전체에 사인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내  부사  인

아크릴 성형과 라이트패널을 활용한 사인으로
장식적인 느낌을 강화하였다
5 장식적인 효과를 주는 아크릴 성형 사인을 각 매장마다 추가하였고 지역 유래를 실사 출력 후 아크릴 위에 부착해 매장만에 특별함을 부여했다. 아크릴 성형 외에도 둥근 원 모양으로 조각한 방식(5-1)을 사용하기도 했다.
6 브랜드 로고를 딴 아이콘을 제작해 내부 인테리어 외에도 메인간판을 부착하기 힘든 아파트 상가 등에서 사인(6-1)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7 숍인숍 개념으로 편의점 안 또 다른 가게 형태로 들어온 아이스크림, 핫도그, 커피 메뉴와 사인. 별개의 브랜드지만 편의점 내부를 구성하는 장식적인 효과를 위해 과하지 않게 제작했다.
연도별 편의점 수와 증감현황 (출처 : 한국편의점협회)
연 도
1989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점포수
7
39
277
688
1,296
1,439
1,620
1,885
2,054
2,060
2,339
2,826
3,870
5,680
7,200
8,247
9,085
9,928
증감수
7
32
238
411
608
143
181
265
169
6
279
487
1,044
1,810
1,520
1,047
838
843

증감율
-
-
610.3
148.4
88.4
11.0
12.6
16.4
9.0
0.3
13.5
20.8
36.9
46.8
26.8
14.5
10.2
9.3

box;
다양한 종류와 가짓수,
담배회사 P.O.P.

담배는 이미지를 소구하는 재화다. 따라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광고를 통해서만 새로운 소비자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담배의 위해성을 성토하는 분위기가 날로 높아가는 때다. 발맞춰 담배광고 제한도 엄격해지고 있다. 얼마 전엔 ‘상상예찬’이라는 슬로건으로 텔레비전 광고를 집행하던 담배회사 기업광고마저도 금지되었다. 텔레비전이라는 무서운 파급력을 지닌 매력적인 매체를 잃은 담배회사들은 어떻게든 새로운 매체를 발굴해 효과적으로 마케팅을 펼쳐나가야 한다.
그래서 담배회사들은 P.O.P.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한 단체에서 청소년 1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흡연욕구를 조장하는 요인으로는 편의점 내부 각종 담배광고가 36.3%(61명)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두 번째가 담배 진열장 25%(42명)으로 나타났다. P.O.P.가 잡지, 신문과 같은 인쇄매체보다도 광고효과가 훨씬 높다는 사실을 잘 뒷받침해 준다. 자연히 담배 POP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계산대 뒤편에 멋없이 놓아두던 담배 진열장이 인테리어와 결합한 형태로 세련되게 진화했다. LED를 접목한 액자형 P.O.P.와, 라이트 패널, 조명을 넣은 미니쇼윈도 장식장, 슬라이드로 화면이 변화는 LCD모양 P.O.P. 등 종류도 다양해졌다. 이제는 편의점을 넘어 슈퍼마켓과 노점에서도 담배 P.O.P.를 볼 수 있다. 담배광고의 해악 여부를 떠나 사인업계 입장에서 바라보면 꽤나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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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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