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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호흡하는 숲체원 목재사인
2007-10-01 |   지면 발행 ( 2007년 10월호 - 전체 보기 )

숲체원 사인시스템
자연과 호흡하는 숲체원 목재사인


계절에 걸맞지 않은 장대비가 무던히도 내리던 주였다. 국내에서 유일한 청소년 숲 체험 공간이라던 숲체원 사인시스템을 취재하기 위해 잡았던 약속은 궂은 날씨로 인해 수차례 연기되었다. 힘겹게 태풍 끝자락에서야 겨우 강행할 수 있었던 취재는 여우비가 지나간 것처럼 반짝 맑아진 하늘 탓에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새벽까지 쏟아내던 빗줄기가 그친 숲은 햇빛에 반짝이는 청명한 공기로 가득 찼다. 몇 차례 취재를 연기했던 탓에 기대는 부풀대로 부풀었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가는 날처럼 한껏 기분도 들떴다. 숲과 어우러진 사인, 오늘 소풍의 주제다.
글_성혜나,사진_김수영

네이밍, B.I., 사인 등 체계적인 아이덴티티 구축
학창시절 한번쯤 참여했었던 여름방학 캠프장을 떠올려보자. 숲속 오두막집과 극기 훈련장, 반쯤 설익은 밥 그리고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구멍 난 채로만 떠오르는 ○○○수련원, ○○야영장과 같은 캠프장 이름이 고작이다. 명색이 이름인데 보통명사처럼 들리니 기억에 남을 턱이 없다.
숲체원도 처음부터 숲체원이었던 것은 아니다. 청소년 녹색 교육 센터라는 보통명사같은 이름을 갖고 있었다. 13만2천742㎡에 이르는 넓은 부지에 들어선 국내에서 유일한 청소년 숲 문화 체험장이라는 자격에 걸맞지 않은 이 이름은 다행히 지금은 숲체원으로 바뀌었는데 여기엔 사인 디자인을 담당한 주식회사 나인커뮤니케이션(이하 나인컴)의 제안서가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녹색문화재단이 건립을 추진한 숲체원은 사인디자인을 나인컴에 의뢰했고 사전조사차 현장을 방문한 나인컴 관계자는 우수한 시설과 환경에 걸맞은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C.I.(Corporation Identity)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따라서 자체 검토를 통해 사인 디자인에만 국한된 아이덴티티가 아니라 네이밍과 B.I.(Brand Identity), 사인이 함께 어우러지도록 C.I.프로그램을 진행해아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제안서를 올렸다고 한다. 다행히 이 제안서를 녹색문화재단에서 받아들이고 재입찰을 과정을 통해 네이밍은 브랜드진, B.I.는 A&B 커뮤니케이션즈, 그리고 사인 디자인은 나인컴에서 맡게 되었다. 사인을 C.I.에서 분리시키지 않고 전체적으로 어우러지도록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혜안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살필 수 있는 대목이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
물아일체(物我一體)와 물심일여(物心一如), 신록예찬에서 이양하가 외쳤던 자연과 내가 하나 되는 경지이다.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는 것 이것은 숲체원에서 추구하는 자연친화적인 녹색문화 이상과도 부합한다. 숲체원에 설치한 사인에는 이러한 자연주의 감성이 그대로 스며들어 있다. 숲체원 사인시스템은 목재를 주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숲과 자연을 체험하는 공간의 특징을 가장 분명하게 표현해 내는 소재가 목재이기 때문이다. 나무를 베어 만들어낸 소재가 목재이기는 하나 나무의 생명력은 목재에서도 이어진다. 숲과 호흡하며 소박한 자연의 향취를 내뿜는다. 그리고 다시 숲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일부이다. 그렇기에 목재사인이 자연 속에서 더 아름다운 것이다.
숲체원 사인은 과장하거나 지나침이 없다. 자연과 어우러져 동화한다. 커다란 나무 그늘, 야생초 향내, 흔들거리는 산바람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나인컴 신계순 팀장은 숲체원 사인시스템 제작방향을 안정적인 동선을 확보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내는데 두었다고 전했다. 큼직큼직하고 화려한 모양새도 좋지만 숲을 체험하는 공간에서 사인이 자연을 압도하는 주객전도는 볼썽사납다. 글자로만 사인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 어우러진 이미지로 사인을 인식하게 하는 것, 그래서 꼭 필요한 메인사인과 도로 유도사인, 종합안내도를 제외한 다른 사인에서는 불필요한 큰 사이즈를 과감하게 버렸다.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을 것, 자연을 생각하는 배려, 그것이 숲체원 사인이다.

자연스럽되 식상하지 않고 재미있되 경박하지 않게
자연스러움을 추구할 때 쉽게 범할 수 있는 오류 중 하나가 가공을 배제해야 한다는 강박에 가까운 생각이다. 한때 강남일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던 소칭 젠(선,禪) 스타일이 빠르게 사그라진 데는 이 강박에서 기인한 무미건조함이 자리 잡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시설물에 설치하는 사인은 심심해서는 안된다. 밋밋하고 재미없는 사인은 청소년의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채색과 픽토그램, 서체이다.
나무 느낌을 살리기 위해 칠하던 칙칙한 갈색에서 벗어나 초록, 빨강, 파랑, 노랑 예쁜 빛깔을 목재사인위에 입혔다. 대신 철 브러시와 샌드 블래스터를 이용해 나무 결 느낌을 살려주었고 컬러는 강렬한 원색이 아닌 톤 다운한 파스텔 빛깔을 선택했다. 그리고 채색한 직사각형 목재조각을 옛날 교실 나무 바닥 모양처럼 블록을 쌓듯이 재밌게 구성해 사인 배경면에 도입했다. 이 아이디어는 나인컴 신계순 팀장이 일본을 여행하던 중에 본 액자 프레임에서 얻은 것인데 독특한 조형미가 아름다워 숲체원 사인에 적용했다고 한다. 나무 조각 이음은 나사를 이용해 고정했는데 일부러 나사를 외부로 노출시켜 장식적인 느낌을 더했다.
픽토그램은 숲체원 사인이 가진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정형화한 픽토그램 개념에서 탈피해 독창적인 아이콘 개념을 도입했다. 여자화장실과 남자화장실은 꽃과 나비로 배움방은  음표, 휴게실은 아름드리나무 등으로 각각 표현했다. 자연친화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는 사인에도 빼곡한 글만 집어넣지 않고 내용이해를 돕도록 픽토그램을 삽입했다.
서체는 주로 윤고딕체와 갯마을체를 사용하고 있는데 윤고딕체는 일반적인 본문서체와는 달리 정형화된 사각 틀을 탈피한 서체로 세련되고 정갈한 느낌을 주고 갯마을체는 손글씨체 특유의 자유로움은 살리면서 정제된 균형감각으로 가독성이 높은 서체이다. 이 두 서체를 적절하게 배합?사용해 편의와 심미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위치_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 산 1-3 , 사인디자인_나인커뮤니케이션, 사인제작_돋을새김 , 설치_파란애드 , 클라이언트_녹색문화재단



숲체원 입구에 설치한 메인 사인. 배경 패널을 타공 처리해 깔끔함과 함께 B.I,가 돋보이는 효과를 냈다. 표면에 반사시트를 부착해 멀리서도 눈에 쉽게 띄게 제작했다.



본부동 앞에 설치한 종합안내사인. 컬러를 입힌 레드파인을 상단에 블록 모양으로 배치했고 안내도는 SUS스틸 위에 실사출력한 시트를 입혀서 설치했다. 실제모습을 사진으로 촬영 후 컴퓨터 작업으로 그림 같은 효과를 냈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한 지주형 사인. 픽토그램으로 과감하게 물음표를 선택한 것이 인상적이다.



숙소 호수를 알리는 사인. 문이 아닌 벽면에 샌드 블래스팅한 나무 사인을 깔끔하게 부착했다.



숙소와 등산로 입구에 설치한 사인. 숲체원 곳곳에 설치한 이 사인은 성냥개비 같은
모양에서 동화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동그란 간판을 벽에 부착했다. 픽토그램을 글씨보다 크게 넣어 지루함을 없앴다.



계단이 시작하는 곳과 끝나는 곳엔 채색한 파인우드를 블록 형태로 쌓아올려 층별 구분을 쉽게 했다.





안내간판에도 설명과 함께 픽토그램을 사용했다. 윤고딕체(위)와 갯마을체(아래)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



주변 풍경과 겉돌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지주식 사인.



철 브러시로 가공한 사인보드. 오래된 목재느낌을 잘 살려냈다.



도로 유도 사인. 프레임 밖으로 숲체원 로고가 튀어나오게 제작해 딱딱한 정형성에서 탈피한 모습을 보여준다.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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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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