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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정책과 풍선효과
2007-09-01 |   지면 발행 ( 2007년 9월호 - 전체 보기 )

규제정책과 풍선효과
 
염기학 / 본지 본부장

요즘 매스컴에서 많이 언급하는 단어 중 하나로 ‘풍선효과’라는 것이 있다. 풍선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거져 나오는 것처럼 문제 하나를 해결하려고 하다보면 또 다른 문제가 새롭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단어는 부동산 정책분야를 논할 때 주로 쓰였다.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사용해 일정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억제하면 다른 곳이나 다른 형태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부동산 풍선효과라고 일컬었던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 규제를 강화하자 신축 아파트 등 다른 곳의 가격이 뛰는 현상이 벌어졌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까다로워지자 대출 수요가 보험사와 저축은행 쪽으로 몰리는 현상도 풍선효과로 설명됐다. 지난 1년 동안 서울 강남 부동산 규제로 경기도 분당, 평촌 등 신도시 아파트 값은 20% 이상 상승했다. 강남을 누르니까 수도권 신도시가 불거져 나와 그 지역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풍선효과였다.
이 같은 풍선효과가 부동산 분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각종 규제가 난무하는 우리 업계도 이미 풍선효과를 경험했었고 그 가능성이 보이는 규제법규도 발표되고 있다. 과거 간판 바탕면에 적색을 2분의 1 이내로 써야 한다는 규제로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이때 적색 대신 많이 등장한 색상이 주황색이었다. 적색 규제의 풍선효과로 주황색 간판이 이전보다 거리에 더 보였었다.
이로 인해 ‘적색에 이어 주황색 간판도 단속 하겠네’라는 냉소적인 분위기가 감돌면서 규제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그 당시 어느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에서는 특정 색상을 못 쓰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여론이 비등하자 적색규제 조항을 삭제했을 정도였다.
최근 지자체들이 내놓는 규제정책 행태를 보면 구태를 벗어나지 못해 제 2의 적색규제 현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을 비롯해 인천, 화성, 과천 등 수도권 지역 지자체들은 특정 광고물을 금지하거나 표시방법에 제한을 두는 규정을 발표했다. 일정한 구역을 정해서 규제를 한다고 하지만 도시 전체를 구역으로 지정하는 경우도 있어 다른 광고물 수요를 부추길 가능성 있다.
수량과 규격 제한으로 광고욕구를 충족 못한 점포주는 대체 광고물에 대한 유혹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할 것이다. 네온사인이나 전광판을 금지하면 어떻게든 야간 광고효과를 보충하기 위해 다른 광원을 찾거나 조명 강도를 높이려고 할 것이다. 현수막을 단속한다면 저렴하고 손쉽게 설치할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유동광고물이 나타나 규제대상이 하나 더 늘어날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보듯이 수요가 있는데 이를 억제하니까 공급이 부족하고 공급부족으로 만족감을 채우지 못한 수요층은 다른 대체재에서 만족감을 얻으려고 한다. 광고물 금지나 표시방법 제한은 분명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깨는 조치다. 광고욕구로 유발된 광고물 수요가 적정 공급을 만나지 못하면 대체 광고물로 부족한 공급량을 채우려고 할 것이다.
이 같은 풍선효과로 나타난 대체 광고물들이 범람한다면 또 그 광고물들을 규제할 것인가?
풍선을 불거져 나올 때마다 빠져 나갈 틈도 없이 계속 누르면 결국 터져버린다. 거리미화 측면에서 광고물 규제는 필요하나 점포주의 광고욕구를 적절히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세워야 한다. 숨통을 옥죄기만 하는 규제정책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풍선은 누를 수 있다. 다만 터뜨리지는 말아야 한다.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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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7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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