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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 입찰제 이제 적격심사 제도 도입해야
2007-08-01 |   지면 발행 ( 2007년 8월호 - 전체 보기 )

최저가 입찰제, 이제 적격심사 제도 도입해야

대기업, 금융기관, 관공서 등은 물량이 매우 적은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대부분 최저가 입찰제를 통해 업체를 선정한다. 입찰제는 거래관계에서 발생하는 잡음을 없애고 투명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고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나친 과열경쟁을 부추기고 결국 무리한 수주경쟁으로 인한 폐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_ 글 : 김유승

하청업체를 동원해서 작업하면 그만
수의계약에 익숙해 있던 사이 제작업체들에게 대기업, 금융기관, 관공서 등이 널리 실시하고 있는 최저가 전자입찰 시스템 확산이 제살을 깎는 과당경쟁으로 심화돼 여러 가지 문제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인 제작 물량과 관련해 실시하는 입찰들은 대부분 최저가 입찰이기 때문에 입찰참가만 할 수 있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수주하기 위한 출혈경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덤핑가격으로라도 수주만 하면 하청업체를 동원해서 작업을 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하청업체들은 조금이라도 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저렴한 자재를 사용하게 되고 부실시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업체들은 그저 ‘어렵다’, ‘물량이 없다’며 한숨만 내쉴뿐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변화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사인 제작업체 관계자는 “어쩌면 오래 전부터 예고됐던 일”이라며 “현실을 탓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제도개선을 촉구하면서 난관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발주측에서도 최저가 입찰제도의 폐해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낙찰받은 업체나 발주업체 모두 울상
간판 물량을 발주하는 방식으로 온라인을 이용한 최저가 입찰을 처음 도입한 것은 지난 2001년 금융권이었다. 사인업계에 불어닥친 온라인 전자입찰 방식은 비단 은행권 뿐만 아니라 유통업계로도 번져 대기업 간판 관련 입찰은 점차 전자입찰방식이 굳어지고 있다. 전자입찰방식 자체는 업체 선정시 유착관계를 지양하고 입찰을 투명하게 진행한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발주처가 무제한 최저가 입찰을 시도하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기왕에 입찰을 하려면 품질은 둘째 문제고 비용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지나치게 강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낙찰받은 업체나 발주업체 모두 울상을 짓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출혈경쟁의 피해는 비단 제작업체 뿐 아니라 발주처인 기업이나 광고주들에게도 돌아간다. 저가 공사를 따낸 업체는 자재비에서라도 마진을 남겨보려고 불량 자재들을 사용하기도 한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발주처 입장에서는 문제가 생기더라도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보장을 받지 못하거나 시공사에 대한 불신으로 다른 시공사를 찾아가 보수를 의뢰하면 바가지만 쓰게 되는 격이 되어 버린다. 이런 악순환으로 인해 불신만 쌓인다면 문제는 악화일로를 걷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

간판을 더 이상 ‘비지떡’ 신세로 만들지 말아야
한 사인 제작자는 최저가 입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적격심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즉,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라 하더라도 제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업체인지 검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제도는 이미 기업이나 관공서가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도입하고 있다.
그는 “입찰가격 점수로 1순위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타 수행능력평가, 신인도에서 점수가 떨어지면 적격심사를 통과하지 못한다. 이럴 경우 2순위 업체에 대해 적격심사를 하고 이 업체가 다른 평가점수를 충족하게 되면 낙찰을 받게 되는 것이다. 적어도 최저가 입찰의 문제를 해소하려면 적격심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적격심사 역시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만 또 다른 폐해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적격심사를 위해 해당업체의 기술능력, 실적, 설계와 자재, 그리고 제작방식에 대한 적합성과 안정성, 사후관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가격이 저렴한 제품은 그만한 이유가 있고,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최저가 입찰제도의 폐해를 가장 적절하게 설명하기 위한 말이 바로 이 ‘싼게 비지떡’이다. 간판을 더 이상 ‘비지떡’ 신세로 만들지 않으려면 발주업체와 입찰 참여업체 모두 적격심사와 같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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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7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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