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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량형 표준화 정책 시행 사인업계는?
2007-08-01 |   지면 발행 ( 2007년 8월호 - 전체 보기 )

도량형 표준화 정책 시행, 사인업계는?

지난 6월 29일부로 도량형 단위에 대한 대대적인 표준화 정책이 시행됐다. 사인업계도 도량형을 사용하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사안이다. 자, 인치, 야드 등 기존 사용하던 단위를 m 단위로 개정해 표기해야 한다는 말이다. 효과적인 홍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한 이 정책은 과연 무엇이며 사인업계에는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살펴봤다.
글: 서정운

일부 산업에서는 도량형을 대비해 형, 타입 등 묘수를 적용하기도
정부가 적극 추진해온 법정계량단위(도량형) 정착이 여론의 무관심과 뿌리 깊은 관습의 벽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정책에 대한 정부의 홍보가 부족했다는 지적과 함께 '임기말 눈치보기 행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산업자원부(이하 산자부)는 2010년까지 정착을 목표로 7월부터 법정계량단위법을 본격 시행하되, 우선 일제 잔재인 '평(坪)'과 '돈' 단위의 근절에 주력해 1개월간 현장계도를 거쳐 제도정착 위주의 단속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평'은 공공기관과 대기업, '돈'은 귀금속 판매점이 단속 대상이며 단속은 주의장, 경고장, 과태료 순으로 30일간 시정기간을 두고 진행한다.
문제는 정부가 10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홍보와 계도를 벌여왔음에도 여전히 제도 시행에 '찬성'보다 '반대'의견이 많고, '전통적 표기방식을 병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상황이라는 점. 그러나 당장 유럽연합(EU)은 2010년부터 '미터법' 즉, 길이와 넓이는 m, 부피는 L, 무게는 g을 기본단위로 하는 십진법을 사용한 도량형법을 쓰지 않는 모든 상품에 대해 유통을 전면 금지할 방침이어서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61년부터 '미터법'을 법정계량단위로 채택한데 이어 지난 2000년 '평', '인치', '자', '근', '돈' 등 모든 비법정계량단위를 대상으로 대대적 단속을 실시했으나 영세상인과 건설업체 등의 반대로 '단속유보 및 계도기간 연장'을 결정한 바 있다.
인치(inch), 평(枰), 근(斤) 등 비법정 단위 도량형 사용이 전면 금지함에 따라 일부 기업에서는 새로운 표기법을 고안하고 있는데 법망을 피하면서 소비자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처 표기법 아이디어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전자업계는 7월부터 인치(inch)나 평형 대신 카탈로그 등에 센티미터(cm)로 표기해야 한다. TV하면 '몇 인치'가 떠올랐는데 이제 쓸 수 없다는 말이다. 이에 전자업계가 내놓은 묘수는 기존 도량형(度量衡)인 인치를 '형(型)'으로 표기한다는 방침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42인치를 42형으로 표기하면 규제에 걸릴 염려도 없고 혼란도 덜 할 것이라고 말한다. 평형 기준이던 에어컨도 'xx형'식으로 바꿔, 현재 18평형을 '18형'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LG전자는 법규에 맞게 규격을 표시한 다음 인치와 평으로 환산한 주석을 달 계획이다.
평 대신 제곱미터(m2)를 써야하는 건설업체와 인터넷, 부동산 등 정보업체도 도량형 표기법 통일에 대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 건설업계는 '형'이나 '타입(TYPE)'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32평형은 '32타입', '32형'하는 식이다. 유통업계는 기존 표기는 안 쓰되 고객에게 예전 기준을 말로 설명해주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법정 계량단위 사용에 대한 단속은 지난 1일부터 면적을 나타내는 '평'이나 금 무게를 표시하는 '돈'이 그 대상이다. 토지, 아파트, 건물 등 넓이는 반드시 제곱미터(㎡)단위를, 금이나 은 등 귀금속과 육류, 곡물, 과일 등 무게는 그램(g)이나 킬로그램(kg)단위를 사용해야 한다. 법정 계량단위를 쓰지 않는 업소에는 과태료 50만 원이 부과된다. 인치, 야드 등 단위도 비법정 단위에 속하지만 정부는 우선적으로 '평'과 '돈' 단위에 대해서만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사인업계도 자와 인치 그리고 야드 등 단위는 m 단위로 표기해야
'평'과 '돈' 단위는 사용하지 않아 당장에 벌금을 물리는 일은 없겠지만 도량형 표준화 정책이 시행한 만큼 사인업계도 이를 충분히 숙지해 유연하게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다. 사인산업에서 사용하는 도량형 단위를 살펴보면 자(尺), 인치, 야드 등이 대표적이고 추가적으로 갤런과 루베를 사용하고 있다.
자(尺) 단위를 사용하는 분야는 판재 등 자재 분야와 네온, 콜드캐소드 등 광원분야가 있다. 자재를 살펴보면 합판, 목재, 아크릴, PVC발포시트, 폴리카보네이트 등이 있는데 통상 자 단위를 기본으로 인테리어, 무대 등 건축사인 영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합판과 디스플레이 영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아크릴은 보통 3´×6´, 4´×8´ 사이즈 등이 대표적인데 도량형 시행 이후 4´×8´ 사이즈인 경우 기존 자(尺) 단위 대신 m 단위를 적용해 1,220×2,440mm이라고 명기해야 한다. 1자(尺)는 약 30.4cm이다.
채널사인 커버 등으로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폴리카보네이트도 일반적으로 4´×8´, 5´×8´, 6´×8´ 사이즈가 주를 구성하고 있는데 이 역시 m 단위로 바꿔 표기해야 한다. 옥외광고 전문업체인 세경애드 이동근 대표는 사인업계에서 사용하는 단위는 많지는 않지만 가장 널리 사용하는 것이 자, 인치, 야드다. 최근 도량형 표준화 정책에 의거해 사인업계에서도 앞서 언급한 단위를 바꾸어서 사용해야 하지만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에도 m 단위와 병행해서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실사출력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위인 훼베도 본디 평방미터인 1㎡를 뜻하기 때문에 이 역시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전혀 없다.
애시당초 바뀌어야할 사항이 이제서야 시행에 들어간 것이며, 개정 초기에야 일부 혼란이 있다면 있을 수 있겠지만 모두들 빠르게 적응할 것이며 이는 세계화를 위한 작은 초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개정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존에도 m 단위를 병행해서 사용, 혼란은 없을 듯
광원을 살펴보면 네온, 콜드캐소드, 저전압네온 등도 자(尺) 단위를 사용했지만 이제는 m 단위를 사용해야 한다. 한 사인 종사자는 기존에 사용해왔던 자 단위를 m 단위로 바꿔 표기해야 하는데 큰 문제점은 없다. 자(尺)는 판매자와 소비자 간 간편한 언어소통과 시공 현장에서 시공의 신속성을 높이기 위한 단위로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시행령이 발휘한 현 시점에서 m 단위만을 사용해야 하는데 대한 어색함은 다소 없진 않지만 기존에도 자(尺)와 m 단위를 병행해서 사용해왔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자(尺) 단위가 활성화했던 이유는 역사적인 사유도 있겠지만 실무적인 편리함을 위함이 가장 크다. 무대에서 사용하는 합판의 경우 배면에 격자무늬로 디자인돼 있는데 이 격자무늬의 가로, 세로 사이즈가 각각 약 30cm로 이를 1자(尺)로 사용하면 표기방식이나 상호간 설명이 더욱 수월하기 때문이다.
한 자재상의 관계자에 의하면 자재들 사오는 경우에만 자(尺) 등 큰 단위를 사용하고 실 제품을 제작하기 위한 도면 작업 시에는 mm 단위로 주문을 받는다. 도면상 제작단위는 반드시 mm를 사용해야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 단위는 언어의 편의상 사용할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m단위 사용이 꾸준히 이뤄져 왔음을 언급했다.
도량형이 통일함에 따라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약간의 혼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종사자들의 전반적인 답변을 정리해보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닐 듯싶다. 그리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도량형 통일이 기존 방식에 비해 큰 편차는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지주간판 등 콩크리트 작업 시 사용하는 부피 단위인 루베는 ㎥로, 간판과 인테리어 등에 사용하는 페인트 단위인 갤런은 L로 표기해야 하는데 이 역시 편의상 기존 단위를 사용해왔을 뿐 시공자 대부분은 이미 숙지하고 있다고 한다.
산업자원부 관계자에 의하면 법정계량단위 정착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단속'보다는 '홍보'와 '계도'가 중점적이다. 사인업계에도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경력이 많은 종사자들로 대부분 구성돼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전했다.
도량형 통일은 원시안적인 시행령으로써 당장의 불편함은 감수, 더 넓은 세상과 자유로운 교역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본적인 요소다. 이 사안이 사인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진 않았지만 시행령이 발효한 만큼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해 더욱 정확한 제품과 시공이 도래하길 바란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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