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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으면 변화당한다①
2007-01-01 |   지면 발행 ( 2007년 1월호 - 전체 보기 )

변하지 않으면 변화당한다①
올해엔 대화하는 방법부터 바꿔봅시다


본지는 올해부터 ‘변하지 않으면 변화당한다’는 주제로 새로운 캠페인을 전개한다. 항상 듣는 이야기지만 한 귀로 듣고 또 다른 한 귀로 흘려버리는 경우가 많은 이 주제를 본지가 일년간 연재하는 캠페인 슬로건으로 선정한 것은 사회의 변화속도와 타 산업의 변화 움직임에 비해 사인산업은 비교적 둔감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인문화 캠페인을 통해 2007년을 변화의 시점으로 삼아 우리 사인업계가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김유승

변화에 대한 동경과 현실에 안주하려는 속성
우리는 늘 변화를 동경한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매일 그저 그렇지 뭐”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을 때 느껴지는 그 지겨움이라니. 단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명쾌한 목소리로 “아주 잘 지내”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런 바람은 대개 무위로 끝나고 어제와 오늘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변화를 동경한다. 어떻게든 변화하지 않으면 개인의 인생이나 기업의 미래 전체가 지리멸렬하게 끝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기에 변화에 대한 갈망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에 아이러니가 있다. 변화에 대한 동경과 갈망이 큰 만큼 변화를 거부하고 안주하려는 속성도 커서 대개는 현재를 떨치고 일어나지 못하는 존재가 인간이란 사실이다.
이러한 아이러니가 슬프게 묘사한 프랑스 소설이 있다. 제목은 ‘매일 떠나는 남자’. 혼자서 조용히 살아가는 소시민인 주인공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 평생의 꿈이다. 그날이 그날인 지겹고 무미건조한 일상에 그 꿈은 그의 유일한 삶의 위안이자 목표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용의주도하게 준비를 해 나간다. 여행에 필요한 물품을 사들이고 어디로 갈 것인지 꼼꼼하게 체크하고 가방을 꾸린다. 그러나 죽는 날까지 떠나지 못한다. 머릿속으로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떠나지만 그 가방을 들고 문밖으로 나서지 못한다.
변화란 그토록 두려운 것이다. 우리가 변화를 갈망하면서도 늘 익숙함 뒤로 숨고 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정신과 환자들 중에는 퇴원을 앞두고 자살을 감행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고 한다. 그들은 자신을 괴롭혔던 지긋지긋한 병에서 마침내 해방돼 전혀 다른 자유로운 생활이 펼쳐져 있다는 것을 잘 안지만 자살을 감행한다. 이처럼 끔찍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역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다. 익숙해진 병원을 뒤로 하고 새로운 변화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 불안감과 공포가 너무 커서 인생을 포기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고통스러운 변화 과정을 거쳐야
가벼운 신경증 환자들 중에도 변화를 택하기보다 차라리 자신의 병 뒤로 숨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럴 때 그 사람의 신경증은 아주 그럴듯한 자기합리화 구실이 돼 준다. 예를 들어 잦은 분노 폭발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그는 공격적인 모습과 반대로 사실 모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자신은 사랑 받고 인정받을 수 없는 존재’라는 울타리를 치고 있다. 집안도 내세울 것이 없고 학력도 외모도 다 남보다 못하기 때문이란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그는 사실 자신에게 익숙한 성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다. 성격을 바꾸기 위해 고통스러운 변화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 싫을 뿐이다. 결국 ‘슬픈 과거로 인한 신경증’을 자기변명을 위한 구실로 내세워 익숙한 자기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셈이다.
그렇게 병적인 정도는 아니더라도 변화에 저항은 누구에게나 있다. 개인은 물론 기업도 마찬가지다. 누구든지 타인에게 호감을 받으며 언제 만나도 손을 맞잡고 정을 나눌 수 있는 호감 받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메마른 우리 사회에 한 줄기 햇빛처럼 반가운 인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또, 그런 기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말은 믿음이 있어야 한다
우선 소원했던 사람, 친밀감을 느껴 보지 못했던 이웃과 거래처, 나아가 친밀감을 갖고자 꾀하는 사람과 거리감 없는 소탈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 대화의 출발은 상대방 마음의 문을 열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먼저 내 스스로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진실을 보여 줘야 한다. 화법의 심리적 단계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말은 돈과 같은 것이다. 과장된 말은 인플레와 같고, 약속을 어기는 것은 부도수표와 같으며, 의식적인 거짓말은 위조지폐와 같은 것이다. 이와 같은 거짓이 많은 사람, 기업, 사회는 건전하지 못하며 마침내 붕괴되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말은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이제 상대방과 대화하는 방법부터 바꿔보자.
사람은 초면인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거래를 해야 할 경우 긴장하거나 경계를 한다. 따라서 내가 당신을 해치거나 피해를 줄 사람이 아님을 확인시켜 주기 위해서 악수를 한다고 한다. 이 악수처럼 상대방에게 경계심을 풀고 편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어프로치 단계에는 찬사법 등을 사용해 상대의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다.
누구나 남에게 칭찬을 받아서 즐겁지 않은 사람이 없다. 자기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사람에게는 생명을 바쳐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한다. 하지만 남을 칭찬해 주고 무엇을 얻고자 하는 비열한 생각으로 칭찬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당연히 해야만 할 일이고 이에 대한 사례는 저절로 돌아오는 것이다. 자기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사람에 대해 호의를 갖지 않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가령 호의를 느끼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쪽에는 조금도 손해는 없다.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그것을 강요해서는 안돼
그러나 칭찬을 할 때도 따라야 할 룰이 있다. 첫째, 진실성이 있어야 한다. 입에 발린 칭찬은 도리어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정말로 칭찬해 줄 만한 것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 칭찬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칭찬은 생각났을 때 바로 해주는 것이 좋다. 상대방에게서 좋은 인상이나 장점을 발견하면 미루지 말고 그 자리에서 어색하지 않게 칭찬해 주어야 한다. 셋째, 무엇을 칭찬하는가이다. 상대방의 장점이나 칭찬할 만한 것을 찾아 칭찬해야 한다. 그날따라 시간에 쫓겨 옷을 대충 입고 온 사람에게 “오늘 의상이 정말 멋있습니다”라고 했다면 칭찬이라기보다 빈정댄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자신이 변화하지 않으면 상대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자. 대담은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의 공동 작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돗물을 한쪽으로만 틀어 놓은 것처럼,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그것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모든 대화와 교섭은 이야기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쌍방이 이해를 계산하며 대답하는 것이다. 서로가 이익의 일치점을 발견해야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쪽 이야기를 이해시키고 상대의 이야기도 듣는 협조적인 분위기에서 자기 생각대로 상대의 행동을 변화시켜야만 100퍼센트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설득이란 상대의 태도나 의견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공통의 견해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적이다. 공통의 견해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자신이 변화하지 않으면 상대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물론 상대를 설득하는 사이에 알게 모르게 자신도 변화하고 설득되는 경우도 있지만, 사전에 왜 이 설득에 임해야 하는가의 취지를 자신에게 명확히 설득해 두고 대화 시에도 항상 융통성을 갖고 임해야 한다.

상명하복식 대화로 일관하는 기업문화
대외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도 대화와 설득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자동차 사고나 나면 목소리부터 높여라’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과실이 작더라도 인정하고 나면 손해를 보게 되고, 과실이 크더라도 큰 소리로 우기면 부담을 덜 지게 된다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방식은 개인이나 회사에서도 종종 효과를 발휘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나 여럿이 모여서 회의를 할 때 보면 사실에 근거한 논리적인 주장보다 성격이 괄괄한 사람이나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보게 된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은 엉뚱하게 가게 마련이고 회의에서도 제대로 된 결론이 내려지지 않는다. 단순히 이 정도에서 멈추면 문제는 그리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개 여파가 남는다. 자신의 합리적인 의견이 묵살당한 사람이 느끼는 좌절감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회사가 과연 오래 갈까? 다른 곳을 알아봐야겠다는 식으로 흘러가게 된다.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런 고질병은 회사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정해져 있는 경우에 더 자주 발생한다. 직급이나 직위가 마치 권력처럼 작용하는 회사가 그 예인데, 이런 회사에서는 모든 일 처리가 상명하달 식으로만 이뤄진다는 것. 따라서 회의에서 자기주장을 펴봐야 돌아오는 것은 호통 뿐이라는 생각에 침묵만이 감도는 회사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사인업계 종사자들이여, 우리 업계에 만약 이런 기업이 있다면 올해엔 한 번 바꿔봅시다. 파이팅!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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