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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LED 광원시장 천하통일 꿈꾼다
2005-04-01 |   지면 발행 ( 2005년 4월호 - 전체 보기 )

동아시아는 LED 산업의 메카다. 한국 · 중국 · 대만 · 일본은 전 세계 LED 생산량 중 70%를 담당한다. LED 산업의 메카 중심부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LED를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이용하고 있는데, 사인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달 미국 백색 LED 시장 발전과 미래를 살펴본데 이어 이번 달에는 사인업계와 관련한 국내 백색 LED 시장 가능성에 대해 알아본다.

청계천, 백색 LED 시험무대
청계천 복원사업과 연계해 지난 2004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한 광고물 정비사업은 우리나라 사인산업 역사상 한꺼번에 가장 많은 LED 모듈을 공급해 화제가 됐다.(본지 2005년 3월호 106쪽 참조) 총 5.8km 구간에 이르는 청계천 주변 상가에 있는 총 3,000여 개 간판 중 약 1,400여 개를 떼어내고 모두 LED 채널사인으로 교체했는데, 사용한 LED 모듈 중 백색이 대다수라는 것에 더욱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지난달에 살펴본 것처럼 현재 백색 LED는 다른 LED와 비교해 가격은 가장 비싸고, 수명은 오히려 제일 짧기 때문이다. 청계천 광고물 정비사업은 한국옥외광고협회 서울시지부에서 사업진행을 맡아 구 지회를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114개 사인업체에게 분배했는데, LED 채널사인 제작을 맡은 사인업체들은 LED 모듈을 국내 사인용 LED 모듈 제작업체들에게 구입했다.
청계천 광고물 정비사업에 LED 모듈을 공급한 물량이 모두 백색 LED였다는 한 모듈 제조업체의 관계자는 “5.8km에 이르는 청계천 주변 상가 구간은 국내에서 판매하는 사인용 LED모듈을 모아놓은 거대한 전시장인 셈”이라면서 설치 후 모듈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업체들간에 명암이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점은 모듈 공급업체들뿐만 아니라 제작에 참여한 사인업체들도 마찬가지다. LED 채널사인 제작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한다면 같이 참여한 다른 업체들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른 컬러보다 광속 유지율 중요
LED를 비롯해 여러 가지 광원들의 성능을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로 ‘광속유지율’을 점검해보자. 광속유지율이란 광원이 발광을 시작한 후로 처음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밝기를 유지할 수 있느냐를 측정해 계산한 것이다. 쉽게 생각하기 위해 야구에서 투수를 예로 들어보자. 시속 150km로 공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가 있고, 140km로 공을 던지는 다른 투수가 있다. 그런데 타자들이 150km 공은 홈런을 쳐내는가 하면 140km로 던지는 투수의 공에 방망이도 휘두르지 못할 때가 있다. 이럴 때 보통 야구 해설가들은 “저 투수, 오늘 공이 가볍더니 결국 맞았어요!”라든가 “네, 저 투수 오늘 던지는 공이 무거운데요?”라고 해설한다.
여기서 공이 가볍다는 것은 처음에 투수가 던진 공이 시속 150km로 출발했지만 타자 앞까지 와서는 힘이 빠져 130km로 떨어질 때를 말한다. 반대로 공이 무겁다는 것은 140km로 출발한 공이 속도가 많이 줄지 않고 타자 앞을 지나갈 때 136~7km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타자들에게 공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공이 빨리 오는 것처럼 보여 방망이를 휘두를 타이밍을 잡기 어렵다. 이런 경우를 ‘저 투수는 종속이 좋다’라고 하는데, 종속이 좋을수록 특급 투수인 경우가 많다.
LED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발광을 시작했을 때 휘도가 높더라도 금방 힘이 빠져 버리면 의미가 없다. 보통 100시간, 1000시간을 기준으로 광속 유지율을 테스트하는데, 100시간이 투수 손에서 야구공이 떠난 시점이라면 1000시간은 타자 앞에 공이 온 순간이다. 야구에서 투수가 공을 던진 순간 속도와 타자 앞에 도달한 공의 속도를 비교하는 것처럼 LED도 100시간에 기록한 휘도와 1000시간에 기록한 휘도를 비교한다.
종속이 좋을수록 특급투수인 것처럼 LED도 100시간에 기록한 휘도와 1000시간에 기록한 휘도가 차이가 없을수록 좋은 제품이다. 보통 휘도 차이가 10% 안쪽이면 합격이다. 백색 LED는 특히 광속 유지율이 중요한데, 이것은 백색 LED가 다른 LED보다 빨리 노후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2005년 3월호 전자사인 기사 참조) 현재 다른 광원에 비해 가격이 비싼 백색 LED로 적정 밝기를 맞춰 사인을 제작했는데, 세달 후 만약 조도가 30~40% 떨어진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밀려오는 MADE IN CHINA
중국의 성장이 무섭다. 등소평 등장 이래 잠자던 거인이 기지개를 켜면서 ‘세계의 공장’로 변모한지 오래다. 2020년에는 미국에 이어 제2 경제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중국은 LED 시장에서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대만 LED 업체들이 투자한 현지 공장과 중국 시장 가능성을 내다본 외국 조명 기업들의 투자는 LED 산업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또 LED를 포함한 기술집약적이면서 동시에 노동집약적인 반도체산업은 숙련된 노동력이 필수인데, 현재 같은 수준 제품을 생산하면서 중국의 인건비를 생산 효율화로 극복할 수 있는 나라는 동아시아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현실은 국내 사인업계에도 적신호다. 한 LED 모듈 제작업체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 그 품목에서 손을 떼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로 현재 중국산 제품들의 국내 시장 진출은 거침없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다국적 기업이 국내에 진출하고, 국내 기업도 해외에 진출해 세계적으로 생산 분업화가 진행 중인 현재는 제품 국적이 큰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현재 사인용 LED를 공급하는 업체들 중 많은 수가 중국 제품을 수입하거나, 제품을 설계해 중국 공장에 하청을 주고 있다. 중국 공장에 OEM 방식으로 LED 모듈을 수입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모든 LED 모듈 제작 공정을 얼마든지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가격 저항이 강한 사인업계에서 국내 인건비로는 경쟁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고착화하면 국내 사인업계 실정에 맞는 모듈이나 제품을 생산하기보다 결국 중국 LED 업계에 편입돼 단순한 소비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LED 조명 전문업체 대표는 “결국 중국의 저가 정책과 차별화한 하이테크 분야로 계속 옮겨갈 수밖에 없다”면서 모든 가격대에 맞는 LED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가격과 신뢰성 중 어떤 것이 중요한 지 정확히 파악하라는 지적도 있다. 오스람 코리아 이주성 과장은 “어떤 시장이나 저가 제품과 고가 제품이 공존한다. 백색 LED도 마찬가지” 라면서 오스람 제품이 자동차 실내조명과 계기판용 백색 LED 공급에 있어서 인기가 높은 이유는 제품 신뢰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 사인 시장을 생각해 보자. 간판을 제작한지 한 달 만에 문을 닫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십년 이상 제자리를 지키는 업체도 있다. 특히 차별화를 위해서는 가격은 문제 삼지 않는다는 주문, 가격은 싸게 품질은 좋게 만들어 달라는 등 시장의 요구는 정말 다양하다. 이러한 사인 시장에 대해 채널사인용 LED 모듈을 개발해 사인시장에 뛰어든 한 LED 모듈 제조업체 관계자는 “국내 사인시장은 정말 거칠다”라고 평한다.
그리 오랜 기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간판을 계속 교체하는 상황에서 가격은 비싸지만 신뢰성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분명 낭비다. 그러나 그 점포가 반년 후에 업종이 바뀔지 십년 후에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 선택을 어렵게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변화무쌍한 국내 사인시장에서 알맞은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특히 제품별 성능 차이가 큰 백색 LED를 선택할 때 과연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중요한 것은 사인 제작자들의 선택이 사인시장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70조 세계 조명 시장 선점 위해 무한경쟁 중
2007년경 일반 조명으로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백색 LED 제작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달에 알아본 대로 청색 칩에 노랑색 형광물질을 도포해 만드는 이색 LED와 적색, 녹색, 청색을 혼합해 만드는 삼원색 LED가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 개발된 백색 LED 제작 방법 중 가장 효율이 좋고 성장 가능성이 밝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외국 기업들이 국제 특허로 선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미국 시장 기사에서 언급한 그리(Gree) ? 니치아(Nichia) ? 루미레드(Lumiled) ? 오스람(Osram) ? 토요타 고세이(Toyota Gosei)가 그것인데, 일명 BIG 5라고 불리는 이들 업체들은 서로의 기술과 특허권을 크로스 라이선스(Cross License)해 전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LED 생산업체의 한 연구원은 “전 세계 어떤 업체도 이색 LED를 제작하는 방식에 있어 이들 업체의 국제 특허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인정했다. 현재 이런 현실을 탈피하기 위해 국내 LED 업체들도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기술에서 뒤쳐지면 결국 시장은 종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4 한국전자전(KES) 전자부품기술대상에서 우수상(산업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한 LED 전문 업체인 광전자(주)의 백색 LED는 국제 특허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화제를 모았다. 광전자(주)의 강청훈 기술연구원은 “청색 발광 소자에서 발산한 빛을 모듈 구조물 밑면과 아래 측면을 통해 형광체 혼합을 일으켜 발생한 백색광원을 전면으로 반사시키는 방법이다”라면서 기존 백색 LED에서 밑면으로 소모했던 빛까지 이용할 수 있어 조도를 30%이상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기존 방식과 달리 칩 내부 굴절원리를 이용해 칩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모든 광원 방향을 정면으로 굴절해 반사함으로써 조도를 크게 향상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국내 LED 업계의 노력들은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LED 전문 업체인 서울반도체는 SMPS(파워 서플라이) 없이 가정용 220볼트 전원에 직접 꽃아 사용할 수 있는 AC용 LED 모듈을 세계 최초로 상품화하는데 성공했다고 지난 1월 26일 발표했다. 이 제품은 계열사인 서울옵토디바이스(주)에서 개발한 고전압 교류용 단일 반도체 칩을 서울반도체(주)가 패키지 공정을 거쳐 완성한 것이다.
교류형 LED는 기존 건물 전기장치와 조명장치를 변경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일반 조명 영역으로 LED의 사용 범위를 빠르게 넓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에 특허 출원 중이므로 경쟁업체의 진입이 어려워, 국내 사인업계는 교류형 LED 모듈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백색 LED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일반 조명 대체다. 현재 70조원 규모인 전 세계 조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해외 LED 업체들과 국내 LED 업체들이 뛰고 있다. 2007년 백색 LED 조명기기가 상용화하면 사인용 광원을 포함한 일반 조명 시장에 거대한 파고가 일 것이다.

정세혁 기자_jsh3887@signmunhwa.co.kr


BOX해외 LED 경관 조명 사례 - 대만 쿠오 후아 생명보험회사 빌딩
TIR 시스템 사(www.tirsys.com)는 대만에 위치한 LED 조명 전문 업체다. TIR 시스템 사는 지난 2004년 초, 쿠오 후아(Kuo Hua) 생명보험회사 빌딩에 LED 조명 투광기를 사용해 레인보우(무지개) 컬러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 프로젝트는 대만에서 LED 조명 장치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이페이 중심가에 있는 16층 쿠오 후아 생명보험회사는 이 시스템으로 지난 2004년 1월 1일 시무식을 치렀는데, 미리 입력한 프로그램에 따라 역동적으로 색상이 변하는 조명 시스템은 보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대부분 건물주들은 건물에 설치하는 조명으로 백색이나 단색을 선호하지만, 쿠오 후아 생명보험회사 빌딩은 일반 투광기보다 컬러 표현이 풍부한 LED 조명 투광기를 사용했다. LED 조명 투광기의 다양한 컬러는 타이페이 도심 야경과 어울려 시각적 효과가 더욱 높다.
낮 동안 이 건물 사무실 창문은 환히 비치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면 창문에 자동으로 스크린이 내려온다. 스크린이 내려온 창문은 빛을 반사하는 라이트 박스로 변한다. 각 라이트 박스 1개당 TIR 시스템사의 LED 조명 투광기 3개를 설치했고, 각 창문은 색상 하나하나를 표현하는 대형 픽셀 구실을 한다. LED 조명 투광기 색상이 변화하면서 각각 라이트 박스 내부에 빛을 비추는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TIR 시스템사가 자체 개발한 반도체 조명 장치 기술을 통해 균일하면서 산뜻한 빛을 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총 220개 라이트 박스로 인해 빌딩 전체는 마치 대형 바둑판처럼 보인다. 바둑판의 칸들은 수평, 수직으로 계속 색상이 변하는데, 외부에서는 시시각각 색상이 달라지는 빛의 파도가 밀려오는 것처럼 보인다. DMX 프로토콜을 이용한 조명 컨트롤 시스템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했는데, 이 시스템은 라이트 박스에 설치한 LED 조명 투광기 내부 R, G, B 모듈을 프로그램에 따라 제어한다. 다채로운 색상과 역동적인 조명 효과로 LED 조명기술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쿠오 후아 생명보험회사 빌딩은 업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화제가 되고 있다.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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