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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은 업주의 창 마음은 얼굴의 창
2006-04-01 |   지면 발행 ( 2006년 4월호 - 전체 보기 )

문화&비즈니스  재미있는 간판 이야기

간판은 업주의 창
마음은 얼굴의 창


집 밖을 나서면 온통 간판 물결에 휩싸이는 요즘이다. 크고 작은, 새롭고  오래된, 차갑고 따뜻한 간판들 속에서 유독 마음을 끌어당기는 간판이 있다. 차갑고 무뚝뚝한 현실속에 살고있는 현대인들은 따뜻함을 갈망한다. 이를 아는 듯이 한참을 바라보게 만들었던 그 간판에서는 점포주의 마음이 드러나 보였다. 그것은 ‘情’이다.


세월에 묻어나오는 맛, ‘고물상’
젊음의 거리인 대학로. 이곳에 고물상이라는 얼음통 맥주클럽이 있다. 화려한 중심가에서 벗어나 좁은 골목사이에 위치해서 찾기가 쉽진 않지만, 재미있고 독특한 간판은 지리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단골손님 확보하고 있다’는 사장의 말에 신뢰를 느끼게 한다. 최기선 사장은 고?물?상 이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처럼 손님들에게 편하고 기억되기 쉽게 하기 위하여 상호를 지었다고 한다.
사장이라고는 하지만 오후5시 영업을 시작하기 전 종업원보다 먼저 나와 청소하는 모습이 정겨웠다. 간판에 대한 손님들 평가는 기억하기 쉽고 독창적이라서 제작의도에 부합하는 반응이라고 한다. 이는 20평 남짓한 점포에서 월 수입 300만원을 보장하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라고 꼽았다.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던 최 사장은 기존 간판보다 점포 대문과 어울리는 간판을 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직접 제작에 나섰다고 한다. 간판을 교체하는 비용까지 들었기 때문에 공사비용이 약 9백만원이 들어갔고, 인터넷과 전문서적 그리고 시장조사를 마친 후 소재를 고르는 것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정성을 기울여 한달 여 만에 시공을 끝냈다고 한다. 오픈한지 3년이 지나서 간판이 일부분 헤졌는데, ‘너무 깨끗한 이미지 보다는 세월에 묻어나오는 맛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보수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의 옛 정취를 떠올릴 수 있는 디자인과 정겨운 상호는 새롭지 않은 새로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퇴근 후 고물상에서 친구와 맥주와 함께 옛 추억들을 꺼내보자.

독특한 아이디어 빛나는 상호, ‘치료멍멍 24시’
두 번째로 만난 곳은 간판이 ‘멍멍’하며 건강하게 짖는 듯한 인상을 주는 동물병원 ‘치료멍멍24시’이다.
강남구 학동사거리, 수입자동차 매장이 즐비한 이곳에 ‘치료멍멍 24시’라는 동물병원이 있다. 독특한 점포명은, 수의사가 내 천직이라는 임정순 원장이 2년 전 점포를 내기 전부터 온라인상의 카페명이나 아이디로 써왔다고 하는데, 재미있는 아이디로 많은 네티즌들을 확보한 것이 현 점포 단골손님을 유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1층 접수실과 2층 치료실로 폭넓게 사용하는 내장만큼이나, 외장을 차지하는 간판도 그 크기와 이미지가 상당했다. 길이 3m, 폭 2m 크기의 허스키실사는 실제크기 10배 이상으로 원장의 병원설립의도가 느껴지는 강인하고 건강한 개의 인상이 풍겼다. 이는 “고객에게 키처럼 건강하게 진료, 치료할 것을 약속한다.”라는 뜻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강해보이는 허스키 실사와는 다르게 간판디자인은 소탈하고 친근한 느낌을 준다. 멍멍이라는 친숙한 의성어와 정겨워 보이는 글자체는 보는 이로 하여금 포근한 인상이 들도록 의도한 것이라 한다. 덧붙여 상대적으로 작은 글자인 ‘행복한 동물병원’과 적십자 마크를 이용한 ‘24시간 진료’는 신뢰감을 쌓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간판을 제작하기 위해 공사비 약 1천만원이 들었지만, 이들이 가져다주는 이미지는 원장 스스로도 만족할 뿐만 아니라 수익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서정적인 이미지 강조, ‘아름다운 그녀’
마지막으로 만나본 곳은, 이 곳에서는 아름다운 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미용실 ‘아름다운 그녀’이다.
서울 송파구 신천 로데오, 젊은이 거리로 유명한 이곳에 미용실 ‘아름다운 그녀’가 있다. 4년이나 한 자리에 머물렀다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깨끗한 하얀색 외장은 역시 ‘깨끗함이 아름다움의 시작‘이라는 느낌을 받게 했다. 독특한 점포명이 비재하는 미용업계에서 평범하진 않은 서정적인 이미지를 주고자 지은 아름다운 그녀는, 글자 하나하나 위에 웨등을 달았는데 이는 상호를 강조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고객 한분 한분을 정성껏 모시겠다는 속내를 담고 있었다. 점포는 주로 30대 전후 여성고객이 가장 많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30대가 ‘아름다움’이라는 단어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간판이 수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반손님과 단골손님들의 경우 처음에는 간판에 이끌려서 온 경우가 많다고 하니 ‘아름다운 그녀’가 아름다운 수익을 이끈 원동력인 듯 했다. 간판처럼, 주 고객층인 여성을 아름다운 그녀로 만들어 주고 싶다는, 외모만큼이나 아름다운 원장의 영업마인드가 기억에 남는다.
서정운 기자 bizss@signmunhwa.co.kr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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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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