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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길 사인
2005-03-01 |   지면 발행 ( 2005년 3월호 - 전체 보기 )

그곳에만 있는 정겹고도 정겨운
쌈지길 사인위 치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38번지
사인기획 (주)쌈넷
클라이언트 (주)쌈지
정감 있는 골목길이 많은 서울 인사동에 이채롭고 새로운 ‘길’이 생겼다. 바로 지난해 12월 18일 오픈한 공예쇼핑몰 쌈지길이 그것이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형태 건물과 사인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자연스레 쌈지길로 들어서게 한다. 옛 향수를 자극하는 재미있는 쌈지길 사인을 함께 느껴보자.
정겨운 ‘홈패션’ 느낌이 물씬
연면적 1,229평,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 쌈지길은 70여 개 전통 공예점, 전통가구점, 갤러리, 음식점 등이 ‘ㅁ’자 형 마당을 중심으로 나선형으로 이어진 길에 오밀조밀 즐비해 있다.
쌈지길은 우리말을 지향하고 있는데, 그 이름이 매우 독특하다. 지하는 ‘아랫길’, 1층은 ‘첫걸음길’, 2층은 ‘두오름길’, 3층은 ‘세오름길’, 4층은 ‘네오름길’, 주차장은 ‘주차길’로 부르는데 생소하지만 재미있다. 각 층에는 작가 이진경 씨가 한국적인 정서를 자신의 스타일로 표현한 그림 사인을 설치해놓았다. 사인기획을 총괄한 (주)쌈넷 아트디렉터 천재용 씨는 “사인은 작가들이 참여한 그림을 원형 그대로 사용했다. 이진경 작가와 오래전부터 일했는데, 우리가 요구하는 것들을 그림으로 잘 풀어준다. 이번에도 우리가 바라는 것들을 그림으로 명쾌하게 보여줬다. 사인 하나하나가 아트다”라고 말한다. 작가 손길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 창작 사인은 따뜻하면서도 옛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쌈지길 사인은 기존 사인과 다르다. 이는 쌈지길 입구 안내사인에서부터 알 수 있는데, 알록달록하게 채색한 삐뚤빼뚤 나무판에 붓글씨로 가게 이름을 써서 완성한 사인을 한데 모아 설치한 것이 쌈지길 안내사인을 이루고 있다. 또 아랫길로 향하는 천장에는 이진경 씨가 그린 그림 등을 스캔해 실사연출한 후 투명아크릴 판에 부착하고 형광등을 조명으로 사용했다. 옆쪽과 아래쪽이 아닌 위쪽에 사인을 설치해 주의를 환기한 것이 새롭다. 이렇게 하나하나가 재미있고 독특한 쌈지길 사인을 보고 있으면 집에서 손으로 만든 ‘홈패션’ 옷이 연상된다. 옛날에는 어머니가 옷을 직접 한 땀 한 땀 떠서 만들었다. 세련된 맛은 없지만 개인 기호를 충실히 반영한 하나밖에 없는 순수 창작 옷이었다. 쌈지길 사인이 그렇다. 어머니가 지어준 옷처럼 정겹고 개성이 넘친다.
쌈지길은 사인을 시스템화하지는 않았다. 완만한 길을 따라 걷다보면 회화작가 이진경 씨가 직접 그린 사인을 발견하게 된다. 사인을 보고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다 보니 사인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사인의 중요한 기능 중 안내 기능에 충실하지는 않지만, 여기서는 굳이 그런 기능이 필요 없다. 건물구조가 단순한데다가 기본 동선인 계단을 이용하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든 결국에는 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손글씨를 이용한 독특한 사인 만들기
쌈지길에 입점한 각 상점 입구에 조명으로 사용하기 위해 설치한 사각형 아크릴 등(燈)은 어느새 돌출사인으로 활용되고 있다. 크기는 동일하지만 그 좁은 공간에 각 공예점마다 개성을 표출해 외부에 자신의 가게를 소개하는 사인이 된 것이다. 천재용 씨는 “각 상점 앞에 사인이 없었는데 이 아크릴 등을 잘 활용하고 있다. 내용은 각 공예점에서 직접 꾸몄다”고 전한다.
쌈지길 입구 채널사인은 붉은색 장미와 문자는 검은색 외벽과 강렬한 대비를 보이며 강한 임팩트를 준다. 건물이 무채색 계열이기 때문에 사인은 강한 색감을 사용해 활기 있게 꾸몄다고 한다. 외부 채널사인은 작가 이진경씨가 직접 그린 그림과 글씨를 그대로 사용했다. 맞은편에 설치한 자그마한 사람과 눈사람 채널사인은 손만 닿으면 떼어가고 싶을 정도로 앙증맞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슷비슷한 컴퓨터 글씨에 익숙하다보니 손글씨를 이용한 채널사인이 매우 신선하고 정감 있게 느껴진다. 사실 이런 손글씨는 채널문자 만들기에 반듯반듯한 컴퓨터 글씨보다 많은 시간과 전문성을 요한다.
채널사인을 제작한 토털하우스 김영권 대표는 “손글씨의 디테일을 살려야했기에 갤브 스틸 철판을 절곡하는 작업이 어려웠고, 일반적인 채널사인보다 3배 정도 시간이 걸렸다. 영문자 ‘ssamziegil’은 크기가 작아서 채널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색다른 사인을 만들어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채널사인은 갤브 스틸로 제작한 프레임을 도장한 후 내부 조명은 네온을 사용했다.
인사동이 지니고 있는 특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쌈지길만의 색깔을 찾은 사인은 그곳에만 있다. 쌈지길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사인을 꼭 느껴보기를 바란다.

박선화 기자 psh@signmunhwa.co.kr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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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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