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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1384개 간판 LED 채널로 교체
2005-03-01 |   지면 발행 ( 2005년 3월호 - 전체 보기 )

- 새로운 소재ㆍ진행방식 불구 금액산정 등 문제점 도출 -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사업과 연계해서 추진한 주변상가 간판 교체사업이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다. 총 5.8km 구간에 이르는 청계천 주변 상가에 있는 총 3,000여 개 간판 중 약 1,384개를 떼어내고 LED 채널사인으로 교체한 것이다. 우리나라 사인산업 역사상 한꺼번에 가장 많은 LED 모듈을 공급한 사례라는 점, 그리고 한국옥외광고협회 서울시지부에 일임한 점 등 새로운 소재와 진행방식을 채택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기획의도와 진행과정에서 일부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자.


환경개선사업지구로 지정해 법률적 근거 마련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청계천복원사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하천만 복원한다고 해서 외관이 크게 개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주변 건물에 있는 광고물들을 새롭게 정비한다는 계획을 세워 지난 2004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광고물 정비사업을 진행했다. 장기적으로는 청계천로를 중심으로 이 지역을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계획적으로 개발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우선 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법률적인 근거가 필요했다.
청계천로의 보도, 가로시설물 등은 청계천복원사업에 따라 계획적인 설계 하에 정비하고 있으나, 주변에 있는 노화한 건축물, 무질서한 간판, 차양막 등이 거리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어 광고물 수준향상을 통해 주변건물의 시각적 가로환경을 개선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럴 경우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청계천복원사업의 효과를 증대시키며 나아가 서울의 이미지와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이 지역을 ‘환경개선지구’로 지정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만들었다. 환경개선지구로 지정할 경우 ‘서울특별시 기성시가지 환경개선지원조례 제6조 제2항 제1호 나목’에 의거해 광고물 제작비를 지원할 수 있다.
유형, 색채, 수량, 규격 등을 조사해 방향 설정
사업주체인 청계천복원사업본부는 우선 광고물 현황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관련법규 검토를 토대로 실현 가능한 정비방향을 설정하고자 했다. 계획대상을 광고물 유형, 색채, 수량, 규격, 문자ㆍ픽토그램 등 크게 다섯 가지 항목으로 분류해 정비방향에 부합하는 지침과 디자인을 제시하겠다는 의도였다. 일단 해당 지역을 조사한 결과 광고물 수량은 총 2,964개였다. 이 중에서 가로형 간판이 2,303개로 가장 많았고 세로형이 48개, 돌출형이 584개, 그리고 나머지가 31개였다.
색채는 조사한 결과 건축물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업소간 경쟁으로 인해 대부분 채도가 높은 원색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건축물 외관 색채와 광고물 사이에 적절한 배색원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조사를 마친 후 최종적으로 분석한 결과 청계천복원사업본부는 청계천 일대 광고물은 크기, 형태, 마감재, 색상 복잡성으로 인해 시각적 혼란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형태가 다양하고 수량이 많아 광고효과가 저하하고 도시경관을 훼손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디자인 수준이 떨어지고 관리가 미흡해 건물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청계천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계천복원사업본부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연세대학교 색채환경연구실(박영순 교수) 주관하에 김현선디자인연구소에서 개발한 디자인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 디자인은 산업자원부에서 국가이미지 개선을 위한 환경색채시범사업 중 하나로 3억원을 지원했던 것이다. 디자인 기본방향은 전체적으로 플렉스 사인 위주인 현재 광고물 유형을 채널사인으로 바꾸고 업종별 픽토그램을 적용하는 것이었는데, 가장 주목할 것은 채널사인 내부 광원으로 LED를 적용한 것이다. 청계천복원사업본부 임예순 주임은 “기존 광원에 비해 전력 소모량이 획기적으로 적고 시공상 편의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LED를 채택하기로 했다”고 밝힌다.
업체 선정기준은 직원 3명ㆍ작업장 10평 이상
청계천복원사업본부는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최근 서울시가 집행했던 ‘종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면밀하게 분석했다. 워낙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에 자칫 말썽이 발생할 경우 엄청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었기에 최근 벌어졌던 종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진행과정상 문제점을 파악하고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그 결과 사업 진행 창구를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법정단체인 한국옥외광고협회 서울시지부에 점포주 설득부터 제작, 철거, 시공에 이르는 모든 진행사항을 일임했다. 이에 대해 임예순 주임은 “이익단체가 아니라 간판 전문가들로 구성한 법정단체이므로 수의계약에 따른 별다른 오해 소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창구를 단일화할 경우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협회 서울시지부는 사업진행을 맡은 직후 전체 25개 지회에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해 이 중에서 강북구를 제외한 24개 구 지회가 참여하기로 했다. 서울시지부는 직원 3명 이상, 작업장 면적이 10평 이상인 회원 중에서 참여의사를 밝힌 총 114개 업체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각 지회장 중에는 업체 선정과정에서 회원들의 불만을 없애기 위해 모든 회원들에게 회신기한을 명시한 공문을 보내고 이 기한 내에 참가의사를 밝힌 업체만 참가하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했다고 한다.
청계천 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종로구, 중구, 성동구, 동대문구 등 4개 구 지회는 각각 10여 개 업체가 참여해 간판 80~90여 개를, 나머지 구 지회들은 각각 4개 업체가 참여해 50~60개 정도씩을 설치했다. 조사결과 청계천 지역엔 2,964개 간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총 1,384개가 최종 심의를 통과해 지난 설 연휴 직전까지 약 80% 정도 공사를 마쳤다.
청계천복원사업본부가 제시한 기본 디자인을 받아든 서울시지부 각 지회들은 점포와 건물 특성을 살린 시안을 다시 만들어 점포주들을 설득했고 최종적으로 1,384개 점포 간판을 교체하게 된 것이다. 대규모 공사이기 때문에 모두 광고물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했다. 시안과 설계도를 포함한 심의서류를 만드는 작업을 해당 지회에서 해결한 경우도 있지만 절반 이상은 서울시지부가 추천한 동원대학에 의뢰했고 비용은 간판 1건당 12만원 정도였다. 워낙 심의대상 광고물 수가 많았고 기간도 짧았기 때문에 서울시와 해당 구 광고물심의위원회는 광고물 1개씩 심의하는 일반적인 방식 대신 이번엔 특별히 건물별로 일괄 심의하는 편의를 제공했다.
심의가 끝나자 각 지회는 채널사인, 프레임 제작업체와 LED 모듈 공급업체를 선정해 실질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한꺼번에 1,300개가 넘는 채널사인을 제작하는 대규모 사업이었기 때문에 수많은 채널사인 제작업체와 LED 공급업체들이 각 지회로부터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뛰어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잡음이 일었다는 후문이다.
항목별 비용청구기준 마련, 일부 항목은 현실 괴리
심의절차가 끝난 이후 청계천복원사업본부는 일사천리로 간판 교체작업이 진행되리라고 예상했지만 작업진행을 맡은 서울시지부 각 지회와 참가업체 중 일부는 작업을 지연하게 됐다. 종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업체들이 아직까지도 공사대금을 결제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청계천복원사업본부는 부랴부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작업이 끝나면 각 사례별로 즉시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고 대금 청구에 필요한 각 항목별 내역서를 만들어 지난 1월 25일에 배포했다. 이 내역서에는 현장조사ㆍ디자인ㆍ설계, 프레임 제작, 채널문자, 문자ㆍ그래픽, 도장, 실사출력ㆍ붙이기, 조립, LED T/R, 철거ㆍ설치, 스테인리스 잡철공사, 기타경비ㆍ일반관리비ㆍ보험료ㆍ이윤, 허가ㆍ신고 수수료 등 항목을 조목조목 나누고 각 항목별 단가를 명시했다. 이 내역서를 만들기 위해 청계천복원사업본부는 공신력 있는 물가정보 자료를 참고하고 참가업체 의견을 종합했다.

위와 같은 내역서를 기준으로 공사금액을 지급하겠다는 청계천복원사업본부 방침에 대해 이번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즉, 그동안 관공서 업무는 대체로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했지만 상당히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 앞으로 이와 유사한 광고물 정비사업을 진행할 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과 현실에 맞지 않은 금액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
이번 사업에 참가한 영등포구지회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한국옥외광고협회 회원이 아니면 이러한 대규모 관 주도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전국 사인 제작업체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면서 “서울시가 제시한 금액은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결정된 것으로 만약 일반적인 단일 점포에 이와 동일한 사양으로 공사를 했다면 요즘같은 불경기엔 적어도 이보다 30% 정도 낮은 수준에서 금액을 책정했을 것이 뻔하다”고 주장한다.
이와 달리 서울시가 제시한 금액은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는 의견 역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중구지회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관공서가 공식적으로 우리 협회에 공사를 발주한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에 만약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면 향후 이와 같은 사례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매우 크다. 지방자치시대인 만큼 서울은 물론 타 지역 지방자치단체들도 이와 유사한 사업을 추진할 때 해당 지역에 있는 협회 지부나 지회에 발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 “따라서 서울시가 제시한 기준금액이 현실적으로 큰 무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익성을 감안해 묵묵하게 일했다. 적어도 이 금액보다 약 30% 이상 높아야만 건강한 마진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LED 광원과 채널사인 확산 기틀 다져
참가업체 선정, 제작업체 선정, 소재 공급업체 선정, 기준금액 산정 등 여러 가지 과정 속에서 여러 가지 잡음도 있었으나 이번 사업은 무엇보다 플렉스 사인이 대다수인 거리 문화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동작구지회의 한 관계자는 “청계천을 방문한 서울시민들은 물론 타 지역 점포주들에게 채널사인과 같은 입체형 광고물이 플렉스 사인과 같은 판류형 광고물에 달리 색다른 효과를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줄 것”이라면서 “다른 거리에도 이제 입체형 광고물이 주류로 자리잡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한다.
성동구지회의 한 관계자는 이와 함께 이번 사업을 통해 지난 2~3년간 말로만 오고갔던 LED 모듈에 대한 성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이번 작업을 위해 우리나라에 있는 거의 모든 LED 모듈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면서 “잡지나 주변 지인으로부터 듣던 LED에 관한 정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앞으로 채널사인을 제작할 때 LED 모듈을 사용하는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유승 편집장 yskim@signmunhwa.co.kr
[용어해설]
서울특별시 기성시가지 환경개선지원조례
서울특별시 기성시가지 환경개선지원조례는 지난 2003년 9월 25일 서울시가 시의회 의결을 거친 후 발표한 것으로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률이다. 이 조례를 제정한 목적은 상업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가로환경이 불량한 시가지의 환경개선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자율적인 환경정비를 유도하고 그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청계천 복원사업 중 광고물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 지역을 환경개선지구로 지정한 것 역시 이 조례에 따라 광고물 제작비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본문 중에서 언급한 제6조 내용은 아래와 같다. 특히, 제6조 제2항 제1호 나목에서 명시하고 있는 ‘광고물 정비 비용의 범위 안에서 500만원까지 보조지원’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적용했다.
제6조(사업비 지원)
① 시장은 사업지구안의 건물소유자 또는 임차인에게 예산의 범위 안에서 당해 소유 또는 임차건물의 환경개선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융자 및 보조지원 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지원한도액과 융자조건은 다음 각호와 같다.
1. 지원한도액
가. 건물외관의 총 개량비용의 3분의2 범위 안에서 5,000만원까지 융자지원
나. 광고물 정비(제작 및 설치)비용의 범위 안에서 500만원까지 보조지원
2. 융자조건 : 무이자, 2년 거치 5년 균등분할상환
③ 시장은 융자를 받은 자가 재해 또는 이와 유사한 사정으로 상환기일 내에 융자금 상환이 어렵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상환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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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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