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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간판 무분별한 모방 지양해야
2006-01-01 |   지면 발행 ( 2006년 1월호 - 전체 보기 )

문화 & 비즈니스 Culture & Business
리포트


선진국 간판 무분별한 모방 지양해야
좋은 간판 디자인은 막연하고 광범위하며 쉽게 정의하기 어렵다. 게다가 간판 디자인은 실무적이고 실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간판 디자인은 나라의 문화, 환경, 여건, 현실에 맞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간판 디자인, 가격만 우선시하는 풍조 만연
디자인을 의뢰하는 광고주, 제작업체, 그리고 소비자 등 모두가 중요하다. 광고주는 만족할 만한 광고효과를 얻고 다른 간판보다 쉽게 눈에 띄기를 원한다. 제작자는 예술적이고 색다르게 디자인해서 이윤이 생기기를 바란다. 그리고 소비자는 상점을 선택할 때 간판에 의존하며 특히 처음 방문한 지역이라면 그 의존도가 더 커질 것이다. 이처럼 간판은 광고주, 제작자, 소비자의 관계로 볼 수 있다.
간판을 제작할 때는 다양한 소재와 컬러를 사용해 디자인해왔다. 그러나 IMF이후 간판 디자인은 현재까지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점차 디자인의 중요성이 사라지며 간판의 미적 효과와 가치보다 단순히 가격에 의존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간판을 사용하는 광고주는 대다수가 남의 건물을 빌려 쓰기 때문에 세를 내며 가게를 운영하므로 건물에 대한 애착이 떨어지고, 게다가 자주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하다보니 제작비용에 비해 더 크고 강렬하게 디자인해 쉽게 눈에 띄기를 원한다.
제작자는 창조적이고 아름답게 디자인을 하려해도 광고주들이 지갑을 열지 않아 자연적으로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효과보다 가격에 맞고 오로지 눈에 띄게만 디자인하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제작자는 과당경쟁으로 디자인을 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결국 도시미관을 더럽히며 어지럽고 복잡하게 만들었다.

국내 현실과 맞지 않는 무분별한 외국 디자인 도입
‘퓨전’의 기원은 미국 음악 중 재즈와 락 등이 섞인 것을 말한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 음식, 레스토랑, 칵테일 등 두 가지 이상 다른 것들이 섞인 것을 사람들은 ‘퓨전’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이웃나라 일본은 다른 나라로부터 여러 가지를 모방했고, 그것을 응용해 큰 발전을 이룩했다. 성공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외래문화와 일본문화가 적절히 조화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역시 외래문화를 빠르게 도입했다. 이는 단순히 문화뿐만이 아닌 간판에서도 크고 작은 변화를 초래했다. 그 예로 영어로 표기한 간판과 외국 디자인을 도입한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다. 간판만을 놓고 보면 디자인은 깔끔하고 예쁘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여건과 환경에 맞지 않아 오히려 도시미관에 저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외국과 우리나라의 문화가 적절하게 조화될 때 발전이 있는 것이다. 선진국의 잘 된 사례라고해서 무조건 따라하면 좋다는 인식은 오히려 도시미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경원대학교 퍼블릭디자인혁신센터(Public Design Innovation Center) 김영미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문화, 환경, 여건 등이 다르다. 우리나라에 맞는 간판을 제작하고 디자인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국내 간판은 아름다움과 통일성이 없다”고 한다. 선진국은 건물의 높이, 면적, 형태 등과 관련한 도시계획이 잘 되어있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건물들은 잘 정비되어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디올 서달원 실장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간판이 좋은 간판”이라고 강조한다.

전문가를 양성해 새롭게 탄생
예전의 간판 제작자는 맨 손으로 간판을 제작하고 디자인했다. 그러나 컴퓨터가 빠르게 도입된 1990년대 중·후반 컴퓨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간판을 제작할 때도 컴퓨터의 비중은 커져만 갔다. 컴퓨터의 발달로 시스템이 전문화하고 자동화하다보니 손쉽게 간판을 제작하고 디자인하게 되었다. 이러한 것들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IMF이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간판 제작자가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상당수 간판업체가 소형이고, 업체를 제작자 스스로가 운영해 디자인부터 제작, 시공 등 모든 과정을 혼자 하는 경우가 많다.
제작자는 새로운 디자인을 하지 못해도 컴퓨터를 사용해 디자인하거나 다른 간판을 똑같이 모방해 디자이너의 영역을 침범하고 창조성과 예술성을 결여한 간판을 제작하는 것이다. 이것은 제작자 문제만은 아니다. 전문가 이외 사람들이 간판 제작과 시공을 하는 것도 문제인 것이다.
이는 자연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디자인과 간판을 제작하게 되고, 간판업체 사이에서 과당경쟁, 가격경쟁, 전문가 부족현상까지 초래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누군가가 나서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작자와 디자이너가 스스로 본인의 가치를 높이지 않는다면 이러한 형상은 계속 될 것이다. 프로라는 마인드를 지니고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했을 때 더욱 창조적이며 좋은 간판을 제작·디자인할 수 있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과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고, 제작자는 간판을 제작할 때 뛰어난 기술과 자긍심이 필요하다. 아울러 간판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광고주에게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겠다. 비싼 가격에 디자인했다고 좋은 디자인은 아니듯 비싼 가격에 간판을 제작했다고 해서 좋은 간판은 아니다. 그러나 간판과 디자인에 좀 더 투자를 한다면 다른 간판과 다른 점을 느끼며 흡족해 할 것이다.

‘공공의 마인드’가 최우선
광고주, 제작자, 소비자 등 누구에게나 ‘공공의 마인드’는 필요하다. 본인의 이윤만을 생각해 환경과 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은 매우 이기적인 것이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좋은 간판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공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도시미관을 먼저 생각하고 도시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먼저 생각한다면 간판 디자인도 달라질 것이다. 사이즈를 크게 하고, 독특한 무늬를 사용하며 색상이 강렬하다고 해서 좋은 간판 디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다른 간판 디자인보다 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더 좋은 도시미관을 만들기 위해 공공의 마인드를 가지고, 간판을 디자인하기 전에 도시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설치할 곳의 주변여건 등을 고려해 디자인해야 한다. 그러면 도시미관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간판을 디자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보람된 일인 것이다. 광고주와 제작자 그리고 디자이너는 서로 의사소통을 자주해 간판과 디자인에 만족도를 높인다면 도시미관은 개선될 것이다. 좋은 간판디자인은 함께 만드는 것이다.

송영관 기자 kopan7679@signmunhwa.co.kr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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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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