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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적인 거래관행 확립합시다② -
2005-11-01 |   지면 발행 ( 2005년 11월호 - 전체 보기 )

문화&비즈니스 | 진단
- 정상적인 거래관행 확립합시다② -
외상기간 1개월 넘지 않아야 상호 신뢰 가능


90년대 이후 양적, 질적으로 큰 성장을 거듭했지만 우리 사인산업에는 여전히 큰 걸림돌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 비정상적인 거래관행으로 인한 여러 가지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만연해 있는 외상문화는 물론 각종 세금관련 지식 부족으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이번 호에는 상식적인 외상거래는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얼굴 보고도 선뜻 결제 이야기 못 꺼내
지난 호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거래 물량은 꾸준하게 늘고 있으나 우리 업계에서 최근 드러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바로 외상기간이 부쩍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관계자들이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즉시 개선하지 않을 경우 연쇄적으로 큰 난관에 봉착하는 기업들이 줄지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재나 장비 유통업체, 사인 제작업체 등 업종에 상관없이 이와 같은 폐해는 계속 나타난다. 장비 유통업체인 A사 관계자는 “구매자인 제작업체들 중 일부가 경제사정이 나빠지다보니 장비 대금 결제를 계속 미루는 경우가 있고 이러한 사례가 쌓이면서 작년과 올해에 일부 유통업체가 문을 닫기도 했다”면서 “이런 사례가 나타날 경우 해당업체와 거래관계에 있는 업체들에게 연쇄적인 손실이 발생하므로 문제가 증폭된다”고 지적한다.
소재와 장비를 사용하는 제작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광고주나 점포주로부터 대금을 제 때 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재, 장비 대금결제를 미룰 수밖에 없다는 것. 서울시 중구에 있는 사인 제작업체 B사 관계자는 “오랫동안 거래해 온 단골고객으로부터 받아야 할 미수금이 자꾸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재나 장비대금을 제 때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 어젯밤에도 술자리를 같이 했지만 결제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실사연출 전문업체인 C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거리는 과거에 비해 줄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씩 늘고 있다. 하지만 자금 흐름이 매우 더디다. 받아야 할 금액, 줘야할 금액 모두 자꾸만 늘고 있다. 빨리 받아서 갚아야 하는데 큰일이다. 이대로 가다간 공멸할 수밖에 없다. 없는 돈에 빚을 내서 줄 수도 없고 참 난감하다. 서로가 사정을 다 알다보니 줘야할 사람도, 받아야할 사람도 선뜻 결제를 독촉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서로 쉬쉬하는 와중에 상처는 점점 치유할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

미수금 회수 포기하는 사례까지 등장
결제 지연에 따른 문제점은 마치 가족간에 벌어지는 경우가 비슷해지고 있다. 친척간에 금전거래를 한 후 약속했던 날짜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남남보다 더 사이가 멀어지는 사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가족이기 때문에 믿고 거래를 한 것인데,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 서로 말도 잘 하지 못하고 속만 끓이다가 결국 법정다툼까지 가기도 한다.
서울 면목동에 있는 실사연출 전문업체 D사 역시 최근 들어 결제문제로 속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거래처 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결제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인정상 그냥 넘어가는 것이 일쑤다. 이제 이런 관행을 타파하고 이성적인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인정에 얽매여 쌓여 있는 악성 미수금이 생기면 차라리 거래를 끊는 것이 낫다. 최근 삼백만원 정도 악성 미수금이 남아 있는 거래처가 있었는데, 2년 이상 거래해 온 단골고객이었지만 단호하게 거래를 끊었다. 미수금 해결을 위해 신경쓰는 것보다 차라리 다른 거래처를 찾는 편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위 사례에서 우리는 고질적인 외상문화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인지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미수금 해결을 전문업체에 맡기거나 법원 소액심판을 의뢰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비용부담과 장기간 동안 기다려야 한다는 것 때문에 쉽지 않다. 게다가 상당수는 거래를 입증할 수 있는 계약서와 같은 명백한 근거서류를 갖추지 않고 있어 애를 태우기도 한다.

인정 앞세우기보다 이성적인 조치 필요
대기업이나 관공서와 거래하는 경우는 그나마 낫다. 결제가 중소기업에 비해 훨씬 깔끔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대기업, 금융기관, 관공서들은 거래한 다음 달까지 현금결제를 해주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 문제는 중소기업과 영세 점포주들이다. 경우에 따라 아예 ‘배째라’는 식으로 나오기도 한다.
물론 외상거래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외상기간이 상식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상식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외상기간은 어느 정도일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대기업이나 관공서처럼 거래한 다음 달까지 약 1개월 정도라면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1개월 후에 결제를 하더라도 현금이 아니라 지급기한이 몇 달 후인 어음이라면 이것 역시 문제다.
예를 들어 거래대금이 삼백만원이라고 가정해보자. 거래 후 1개월 후에 결제는 했지만 3개월 후에 지급하는 어음이라면 실제로 외상기간은 4개월인 셈이다. 현재 시중 예금금리가 약 4~5% 수준이므로 4개월간 이 금액에 대한 통상이자 수준인 약 15만원 정도를 손해보는 것이며 부가가치세를 미리 납부한 경우라면 더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결제를 받지도 못한 거래대금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세무서에 신고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빈번하다.
인정적으로 거래관례를 이끌기보다 이성적으로 판단해 외상기간이 상식적인 선을 넘는다면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회사 통장은 금새 바닥을 드러내고 말 것이다.

김유승 편집장  yskim@signmunhwa.co.kr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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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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