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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이니지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글 조수연 2016-01-29 오후 5:04:12 |   지면 발행 ( 2015년 11월호 - 전체 보기 )



평창과 도쿄

디지털 사이니지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김홍열
쿨사인 상무이사
성공회대 겸임교수

글로벌 관점에서 봤을 때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 예로 서울과 도쿄의 중심지 풍경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고층빌딩과 LED 광고판, 거리에 진열된 디지털 사이니지 등의 모습은 서로 유사하다. 하지만 국가적 큰 행사를 앞두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할 경우에는 그 차이점이 드러난다. 이제 몇 년 있으면 한 일 두 나라에서 국제적 행사가 개최된다. 두 도시가 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특히 디지털 사이니지의 설치, 활용에 대한 기본 계획이 무엇인지를 살펴본다는 것은 결국 두 도시가 세계인을 어떻게 영접할지에 대한 물음이기 때문이다.


▲ 신주쿠 전철역 내부에 자판기에 설치한 디지털 사이니지. 상단에 센서를 설치해 사람이 접근할 때만 판매 상품을 보여주고 평소에는 다양한 공공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재난이 발생하거나 국민에게 긴급하게 전할 뉴스가 있을 때 이러한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한다. 상업성과 공공성이 균형을 맞춰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

올림픽과 디지털 사이니지

1984년 LA 올림픽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림픽의 상업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지만 전 지구인들에게 올림픽은 지금도 계속해서 세계적 축제로 남아 있다. 주로 강대국 위주의 메달 순위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어 약소국이 축제 전면에 등장할 일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가끔은 약소국의 감동적 스토리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지기도 한다. 평소 같으면 접하기 힘든 조그만 나라들의 성실한 플레이어들의 미담들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한다. 적어도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올림픽이 열리는 그 축제의 도시로 향할 수밖에 없다. 개막식과 폐막식의 화려한 세러머니는 물론이고 스타플레이어들의 뛰어난 실력, 국가 대항전이 선사하는 원시적 내셔널리즘 등 모든 것이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4년마다 한 번 열리는 이 세계적 축제를 개최하는 도시들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현혹하고 싶은 욕망을 강하게 드러낸다. 외부적으로는 TV 영상을 통해 보이는 도시의 모든 것들을, 내부적으로는 축제의 도시를 방문한 모든 세계인에게 그 도시의 가장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자연스러우면서 동시에 모던한 도시의 일상적인 모습, 전통과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공존하는 풍경, 번화한 메인 스트리트와 이면 도로의 정겨운 느낌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외국인들은 이런 다양한 모습을 이질감 없이 받아들이면서 그 도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올림픽 기간 동안 거리에서 보이는 모든 사인은 외국인들에게 하나의 기호와 상징으로 인식된다. 아날로그 사인은 아날로그의 감성을 전달하고 디지털 사이니지는 보편적 언어, 글로벌 정서를 표현한다. 도시는 그 사인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결국, 사이니지 계획은 올림픽 기간 동안 해당 도시를 찾는 외국인을 맞이하는 얼굴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평창과 도쿄는 현재 각각 동계,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한 가치 창출에 고심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 : 사회 전체의 ICT 화를 향해

일본 총무성은 올해 3월에 도쿄 올림픽 준비를 위한 ICT 분야 전문가들의 회의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2020년을 향한 디지털 사이니지에 관한 대처”이고 부제는 “사회 전체의 ICT화”다. 일본 총무성은 이른바 일본 주식회사의 기획팀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국책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컨트롤 타워다. 총무성 주관하에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ICT 전문가들이 모여 마스터플랜을 표1과 같이 수립했다. 주요 참석자들은 통신사업자. 방송사업자. 시스템, 기기 제조사, 광고업체, 학계 전문가 그룹, 관련 정부 부처 등 주요 의사 결정 그룹 모두를 망라했다. 여기서 나온 주요 추진 계획의 요점은 비교적 단순하다. 2020년을 기회로 세계 수준의 ICT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 주 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3가지다. 첫 번째 무료 Wifi, 제5세대 이동 통신 시스템, 4K, 8K급 초 고화질 콘텐츠 전송이 가능한 ICT인프라의 고속화. 두 번째 다국어 번역, 빅 데이터, 오픈 데이터 관련 디지털 사이니지 콘텐츠로 인해 감동하는 서비스가 구현되는 사회구축. 세번째 위 사항들을 유지하기 위한 사이버 보안 확보와 안전한 ICT 사회를 세계에 알리는 일. 3가지 주요 내용만 보면 보고서가 도쿄 올림픽을 위한 마스터플랜인지 아니면 일본의 장기 ICT 플랜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다음 표를 보면 위에 열거된 내용이 전부 디지털 사이니지 구축 및 활용을 위한 기본 계획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쿄 올림픽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입국에서부터 이동, 체류, 경기 관람, 여행, 쇼핑의 모든 과정을 디지털 사이니지가 안내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무료 Wifi 를 설치하면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관광 정보 등을 개인에게 보낼 수 있게 되고 오픈 데이터를 실시간 제공할 수 있다. 다국어 번역은 일본어 소통이 곤란한 모든 외국인을 위해 필요하고 4K, 8K와 5 G 이동통신은 경기장 내에서 관람이 곤란한 사람들을 위해 공공장소에서 실감 나는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일본의 지리 환경적 특성을 고려해 재해시 긴급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디지털 사이니지 활용도 언급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때 많은 사람이 디지털 사이니지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역 구내나 전철 차량 내, 대규모 소매점뿐만 아니라 소규모 점포에의 도입 가속화도 언급하고 있다.


▲ 나리타 공항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 항공편 안내 사인 하단에 설치한 디지털 사이니지는 비행정보를 표출한다. 그리고 폴 형태로 공한 곳곳에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에서는 쇼핑정보를 표출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올림픽 등의 스포츠 이벤트를 치를 때 외국인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구체적인 계획, 도쿄 올림픽의 디지털 사이니지 전략 

요약하자면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이후 일본 사회의 ICT 화를 위해서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가진 분명한 사명이 있고 디지털 사이니지에 대한 기대 역시 분명하다는 것이다. 보고서에는 디지털 사이니지의 사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올림픽, 패럴림픽 대회 개최 이후에도 긴급재해 시 등에 대한 대응은 사회 인프라로서 디지털 사이니지의 사명으로서 중요하고 해야 할 역할이라 말하고 있다. 사명이라는 표현이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게 들리지만,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서는 그만큼 디지털 사이니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외국인에게 그리 친절하지 못한 도시다. 일본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을 찾은 외국인들이 가장 심하게 불편을 느끼는 사항은 언어 문제다. 언어 소통이 힘들어 다시 일본을 방문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통계에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기회로 외국인들의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솔루션을 찾고 있었고 그 대답이 디지털 사이니지였다. 당연히 디지털 사이니지에 대한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묘사한 디지털 사이니지에 대한 기대는 다음과 같다. 평상시에는 관광 안내와 대회 정보 제공 수단이고, 비상시에는 재해 정보 등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그리고 다국어 제공. 방일 외국인, 고령자나 장애인을 원활하게 안내. 즉, 고령화 사회도 내다본 장애물 없는 환경 구성에 디지털 사이니지가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다수의 미디어와 디지털 사이니지를 연동해 관광 도시의 엔터테인먼트 비율을 높여 확장성과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쯤 되면 디지털 사이니지에 사실상 모든 사회적 용도가 다 포함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또 여기에다가 경관 미화까지 고려한다. 물론 최종적으로 산출되는 결과물은 기획 단계의 구상과 어느 정도 다를 수밖에 없지만 보고서 전체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계획 자체가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실천 계획이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위의 내용은 기사의 일부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사인문화 11월호를 참고하세요.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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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태그 : 디지털 사이니지 평창 도쿄 ICT 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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