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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망성쇠 프로젝트 5 커피에서 건담으로, 계속되는 덕후의 땅
글 이선혜 2015-07-29 오전 10:47:07 |   지면 발행 ( 2015년 7월호 - 전체 보기 )



흥망성쇠 프로젝트 5 커피에서 건담으로, 계속되는 덕후의 땅


▲ 마치 명함을 한 장 돌려 둔 듯한 간판은 그렇게 눈길을 사로잡는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100% 오리지널 커피라는 상호에 이끌려 지하로 통하는 계단을 나도 모르게 내딛게 된다. 측면에 붙은 간판은 백열전구를 활용해 복고풍으로 꾸몄고 녹슨 철판과 기막힌 합을 이룬다. (사진제공: 김매력의 여행살롱 blog.naver.com/crazyviolet)

무심코 홍대를 걷다가 익숙한 공간에 달린 낯선 간판을 발견했다. 사라진 100% 오리지널 커피. 홍대에 갈 때마다 거의 빼놓지 않고 들렀을 정도로 좋아했던 공간이었다. 맛있는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어 주던 카페. 나를 포함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붐볐던 100% 오리지널 커피. 그랬던 공간이 어느 날 아무런 예고도 없이 사라졌다. 황망한 마음에 스트리트 H 발행인 장성환 대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그는 “홍대 앞을 뭐로 보고 다반사!”라는 답장을 보냈다. 홍대는 거대한 공사판이자 젠트리피케이션의 최전선이 되었다. “진작 사진을 찍어둘 걸”이란 후회를 하며 급하게 수소문해 100% 오리지널 커피 간판이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

100% 오리지널 커피의 맛뿐만 아니라 지하에 있는 공간도 큰 매력이었다. 커피 마니아, 이른바 커피 덕후들을 위한 아지트 같은 느낌. 지하로 한 층 내려가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망중한을 즐기는 그 여유. 바깥 풍경이 보이지 않는 폐쇄성은 곧 여유를 맘껏 즐길 수 있는 요새 같은 분위기를 냈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에는 모든 걸 꺼두는 느낌. 100% 오리지널 커피는 그야말로 커피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덕후들의 공간이었다. 마치 명함을 한 장 돌려 둔 듯한 간판은 그렇게 눈길을 사로잡는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100% 오리지널 커피라는 상호에 이끌려 지하로 통하는 계단을 내딛게 된다. 처음 이곳에 갔던 것도 특이한 상호의 묘한 이끌림 때문이었다. 그리고 커피를 마셔보면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뀐다. 왜 100% 오리지널을 내세웠는지. 

특이한 상호가 보편적인 간판을 살려주는 케이스였다. 물론 녹슨 철판에 조그맣게 달린 측면 간판은 상당히 귀엽지만, 간판보다 맛과 기억을 통해 계속 찾게 되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더 아쉽다. 마치 아지트 하나가 사라진 것 같아서. 새로 들어선 카페 유니프라는 상호에서도 알 수 있듯 건담 프라모델 컨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공간이다. 커피 덕후가 가고 건담 덕후가 왔다. 묘한 자리이동이다. 그래도 홍대스러운 에너지가 남아 있다고 해야 할 변화이지 싶었다. 어쨌든 덕후의 에너지는 계속 간직한 공간이 됐으니. 또한, 카페 유니프라 간판을 보고 그나마 안도할 수 있었던 것은 100% 오리지널 커피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뒀다는 것이다.


▲ 카페 유니프라 간판은 100% 오리지널 커피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뒀다. 입구 상단에 달린 전면과 측면간판, 그리고 포스트잇을 붙여놓은 듯한 돌출 간판까지. 특히 전면간판은 카펜 유니프라만 입체문자 사인으로 새로 설치했고 하단에 COFFEE는 그대로 활용했다. 그리고 출입구에 대형 건담 모형을 세워 새로운 덕후의 아지트임을 명확하게 알린다.

입구 상단에 달린 전면과 측면간판, 그리고 포스트잇을 붙여놓은 듯한 돌출 간판까지. 특히 전면간판은 카페 유니프라만 입체문자 사인으로 새로 설치했고 하단에 ‘COFFEE’라는 문자를 그대로 활용했다. 그리고 측면에 설치한 간판도 100% 오리지널 커피의 스타일을 그대로 차용했다. 백열전구를 나열해 복고풍 느낌을 냈던 것을 살렸다. 물론 새로 설치한 것은 내부에 LED를 삽입한 형태지만 외부 모습을 마치 전구처럼 연출했다.얼핏 보면 아직도 100% 오리지널 커피가 존재하고 있는 듯한 착각까지 들 정도로 정교하게 살렸다. 이런 사례를 볼 때마다 마치 이전 주인장과 팬들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 같아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 자주 찾아가던 공간은 사라졌지만 아이덴티티는 아직 살아있는 듯한 막연한 위로. 또한, 프랜차이즈의 습격이 아니라 비슷한 정서의 공간이 들어선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위의 내용은 기사의 일부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사인문화 7월호를 참고하세요.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관련 태그 : 100% 오리지널 커피 카페 유니프라 상권 흥망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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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조명+입체
2015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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