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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디자인 컬러 트렌드를 따라라
2005-10-01 |   지면 발행 ( 2005년 10월호 - 전체 보기 )

기획특집 Special Feature 사인 디자인, 컬러 트렌드를 따라라

시간이 지날수록 사인 디자인에서 컬러 감각에 대한 인식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컬러를 사용하는 여러 가지 산업 중에서 사인산업은 도시를 디자인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이번 호에는 사인 디자인에서 컬러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 최근 컬러 트렌드, 컬러 마케팅 성공사례 등을 살펴보고 덧붙여 최근 열린 전시회인 ‘컬러 엑스포’를 소개한다.

○ 컬러의 의미ㆍ사인 컬러의 문제점



 
온통 원색으로 물들어버린 시각 환경
거리를 지나다 보면 빨강, 파랑, 노랑, 초록…, 온통 원색 간판, 현수막, 표지판들을 수없이 접하게 된다. 이런 자극적인 원색 물결은 오로지 다른 것들보다 눈에 잘 띄면 그뿐이라고 여기기 때문인지 주변 환경이나 도시 미관 등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도시와 농촌, 상업지역과 주택가 구분도 없이 범람하고 있는 이 원색에 우리는 점점 마비돼 이제는 그것이 시각 공해라는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언제부터 우리 주변 시각 환경이 이렇게 자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을까? 우리 민족은 원래부터 이런 자극적인 원색을 즐겨 사용했던 것일까? 간판이나 현수막을 만들 때 색이 상징성이나 의미를 조금이라도 반영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 민족이 전통적으로 사용했던 쪽, 치자, 황토 등 천연 염료로는 이런 자극적인 원색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화학적인 염료를 서양에서 유입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작에는 새마을 운동도 이런 자극적인 원색 보급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 분명하다.“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1970년대 우리 농촌 개량은 당시 최고 권력자의 의지로 어느 날 갑자기 오래된 것을 버리도록 강요하면서 시작했다. 황토벽과 초가지붕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회색 블록 벽에 빨강, 파랑, 초록 원색 슬레이트를 광대처럼 뒤집어쓰게 됐던 것이다

주변 환경의 지배를 받는 색감
에스키모들은 흰색을 가리키는 색 이름을 마흔 가지가 넘게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 폴리네시안들은 바다색을 구분하는 수십 종류 파란색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들은 분명 주변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가기 위해 이렇게 미세하고 다양한 어휘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말을 살펴보면 빨강, 파랑, 노랑 검정 등 원색을 나타내는 어휘뿐만 아니라 거무튀튀하다, 까무잡잡하다, 시커멓다, 노르스름하다, 노리팅팅하다, 노리끼리하다, 불그죽죽하다, 푸르둥둥하다 등 간색을 구별하는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글을 영문으로 옮길 때 바로 이런 다양한 색의 뉘앙스를 제대로 살리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하니 원색과 간색을 구별해 내는 우리의 색감 어휘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것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가 분명한 환경에서 살아가면서 그 주변 환경 변화나 작은 차이를 표현하는 다양한 색감 어휘가 자연스럽게 발전한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현재 우리 주변은 온통 원색 간판, 현수막, 표지판으로 도배해 버렸으니 이런 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표현하는 색감 어휘는 점점 줄어들어 겨우 12색 크레파스 수준에 불과한 지경이라고 한다. 또 그 부족한 색깔마저도 살색, 하늘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강요하는 이름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컬러 상징성
색채 심리학자인 파버 비랜(Faber Biren)은 “모든 색채는 그 색상마다 인간에게 각각 다른 느낌을 주는데 실제로 상품 판매, 사람 성격, 음식 맛까지도 좌우한다”고 주장한다. 또 각각 색은 상징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상징성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시대나 지역, 종교 등 영향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그러면 여기에서 한 예로 지난 몇 년 사이에 우리 주변에서 빨간색이 얼마나 큰 상징적 변화를 겪었는지 살펴보자.
월드컵을 개최한 2002년 6월, 광화문과 시청 일대는 온톤 붉게 물들었다. 붉은 악마로 상징하는 빨간색 옷을 입은 응원 물결은 이후 들불처럼 전국으로 확산됐다. 붉은색은 과거에 오랫동안 금기시 해 오던 색이다. 이데올로기 그림자는 분단의 아픔과 함께 ‘빨갱이’라는 말을 만들어 냈고 이런 레드 콤플렉스는 철저한 규제 대상이 돼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빨간색 승용차 생산을 법적으로 금지했다고 한다. 당시 빨간색 승용차는 소방차와 구별하기 어려워 시민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관계 당국의 생산 금지 이유였다고 하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러나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빨간색은 고귀함의 상징으로 왕이나 귀족계급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었던 색이다. 이렇게 색으로 신분을 구별하는 것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신라에서도 엄격한 골품제도에 따라 성골만이 빨간색 옷을 입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빨간색이 귀족이나 왕실 계급을 나타내는 색에서 레드 콤플렉스에 따른 금기 색 시대를 거쳐 월드컵을 통해 전 국민에게 환영받는 색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일반적인 컬러 마케팅

컬러 마케팅 시대를 대변하는 사인 디자인
월드컵을 거치면서 SK는 빨간색을 이용한 컬러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빨간색만 보면 SK주유소가 생각난다”는 슬로건과 함께 빨간 모자 아가씨를 모델로 기용한 광고는 전 국민적 호응을 얻었다. 이미 기업 상징색으로 사용하던 빨간색을 월드컵이라는 전 세계적인 이벤트를 통해 컬러 마케팅으로 연결한 것이다.
그 이전에도 빨간 사과와 함께 “부~자되세요!”라는 유행어를 남긴 비씨카드나 빨간통 파우더 등 빨간색을 이용한 컬러 마케팅을 성공시킨 사례는 많았지만, SK만큼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린 경우는 없었다. 이후 빨간색은 거의 전염병에 가까운 수준으로 여기저기에 퍼져나가면서 간판이나 현수막 등에도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지만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해당 색상의 상징과 의미는 생각하지도 않고 무조건 히트한 결과만 따라하는 것은 곤란하다. 같은 색이라도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가 항상 공존하기 때문이다.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말이 있다. 영어에도 ‘black lie(악의적인 거짓말)’, ‘white lie(선의의 거짓말)’와 같이 ‘색채어+거짓말’이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빨간색이 강한 부정을 나타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 레드카드와 같이 ‘퇴장’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같은 빨간색이라도 경우에 따라서 전혀 다른 상징성을 지니게 된다. 적십자는 생명이나 희생을, 나폴레옹이 입은 붉은 망토는 품위나 권력을, 부적에 쓰인 붉은 글씨는 길흉화복의 주술적 의미를, 빨간색 스포츠카는 힘이나 역동성을, 붉은 깃발은 전쟁이나 혁명을, 교통 표지판의 빨간색은 위험이나 금지를, 빨간 내복은 효도와 추억을, 붉은색 하트는 사랑을, 맥도널드의 빨간색은 식욕을, 붉은 립스틱은 섹시함을 상징하고 있다.
코카콜라의 산타클로스를 이용한 컬러 마케팅은 역사적으로도 매우 유명하다. 산타클로스 하면 당연히 떠오르는 빨간색 옷과 흰 수염은 코카콜라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라고 한다. 그전까지 전 세계에 퍼져있던 산타클로스 이미지는 지역마다 조금씩 달라, 굴뚝을 드나들 수 있는 깡마른 모습에 회색 옷을 입고 있기도 하고, 장난꾸러기 요정이나, 난쟁이로 그려지기도 했다.
1931년 코카콜라 광고를 담당했던 화가 해든 선드블럼(Haddon Sundblom)이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산타 모습을 처음으로 그렸는데, 코카콜라의 기업 상징색인 빨간색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를 통해 비수기인 겨울철에 코카콜라 매출을 신장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자극적인 컬러는 정치적 용도로 사용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투우사가 흔드는 빨간 망토는 사람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지, 황소를 자극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황소는 색맹이기 때문에 파란 망토건 초록 망토건 상관없이 흔들리는 것에 반응할 뿐이다. 색에는 파장이 있는데 그 파장에 따라 멀리 나가는 색이 있고 넓게 퍼지는 색이 있다. 자동차 브레이크등에 빨간색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 파장이 가장 멀리 나가기 때문이다. 또 노란색은 파장이 가장 넓은 색이기 때문에 자동차 방향 지시등으로 사용한다. 같은 원리로 안개등 역시 노란색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파장이 넓거나 멀리 가는 색은 명시도가 높아 당연히 자극을 많이 주게 된다. 이런 자극적인 색은 정치나 선거에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2002년 12월 19일 밤, 6개월 전 월드컵 응원 때문에 빨간색 일색이었던 광화문 사거리는 온통 노란색 물결로 출렁였다. 당시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 진영이 사용한 노란색은 ‘희망’을 상징하는 의미였다. 투표가 끝난 직후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시민들은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밤늦게까지 삼삼오오 모여 ‘희망’을 이야기했다.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라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 내용은 오랫동안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지내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 만약 자신을 아직도 아내가 받아준다면 나무에 노란리본을 걸어달라고 편지를 보냈는데 버스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남편은 결국 집 앞에서 나무에 한가득 매인 노란리본을 보고 매우 기뻐한다는 내용으로 미국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노란리본 의미는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란다는 의미도 있고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기원한다는 희망의 의미를 포함하게 됐던 것이다.
지난 우크라이나의 대통령 선거에서 결국 ‘오렌지 혁명(the Orange Revolution)’은 성공을 거뒀다. 야당 지도자 빅토르 유시첸코의 지지자 수 만 명이 부정선거 항의시위를 할 때 오렌지색 모자와 스카프, 망토를 입고 오렌지색 깃발과 현수막을 든 채 나섰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상징색은 원래 청색이지만 야당연합이 역동성을 상징하기 위해 오렌지색을 사용하면서 이 색이 변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셈이다.

안정과 평화를 상징하는 ‘블루’
인종과 성별을 막론하고 현대인이 가장 선호하는 색이 바로 ‘파랑’이다. 블루진이 모든 거리를 휩쓸고, 국기와 휘장에 가장 많은 의미로 등장하는 색이 파란색인 것이다. 인공위성 사진으로 보는 지구는 대기와 바다의 빛깔 때문에 파란색이 주조를 이룬다. ‘푸른 별’이란 표현에 지구에 대한 인간의 애정이 담겨 있다. 이처럼 오늘날 파란색은 안정과 평화를 상징한다.
또 블루(Blue, 청색)라는 단어는 환상적이고 매력적이며 안정을 가져다주는 말이 됐다. 그리고 이 단어는 경우에 따라 물건을 팔리게 하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파랑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상품이나 회사, 장소 심지어 예술 작품에도 ‘블루’라는 제목을 붙이기에 이른다.
프랑스의 저명한 중세학자 미셀 파스투로는 그의 저서 『블루, 색의 역사』에서 중세의 기사도 문학은 색을 사용한 암시 체계를 보여주는데, 적(赤)기사는 흔히 악의로 가득 찬 기사 혹은 다른 세계에서 온 인물로, 흑(黑)기사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자 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주인공으로, 청색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등장하기 시작한 청기사는 용감하고 충성스럽고 성실한 인물로 나타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쓴 괴테는 스스로 색채론을 쓸 정도로 색 연구에 몰두했다고 하는데 파란색은 베르테르가 살로테를 처음 만날 때와 권총 자살을 할 때 입었던 연미복 색으로써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색이 됐고,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혁명의 색, 그리고 오늘날에는 유엔기에 평화를 상징하는 색으로 등장하면서 중립, 합의, 자유의 색으로 그 의미가 풍부해졌다.
주식시장에서 재무구조가 건실하고 경기변동에 강한 대형 우량주를 블루칩이라고 부른다. 반면, 옐로칩은 실적은 좋으나 가격은 높지 않은 중저가 주식을 뜻한다. 블루칩의 기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유력하다. 카지노에서 포커게임에 돈 대신 사용하는 흰색, 붉은색, 파란색 칩 가운데 파란색을 가장 고가로 사용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미국의 소[牛]시장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세계 금융 중심지인 미국 뉴욕 월가(Wall Street)는 원래 유명한 소 시장으로 정기적으로 열리는 황소 품평회에서 가장 좋은 품종으로 뽑힌 소에게 파란색 천을 둘러줬는데, 황소는 월가의 강세장을 상징하는 심벌로써 우량주라는 뜻이 생겨났다고 한다. 따라서 IT 기업이나 주식, 금융 관련 기업 로고 마크나 사인에 주로 파란색 계열을 선호하는 이유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
우수에 찬 느린 4박자 리듬이 특징인 블루스는 블루라는 색의 이미지와 어울려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블루스는 ‘블루 데빌(푸른 악마들)’을 줄인 것인데 ‘푸른 악마’란 우울함, 향수병, 울적함 등을 나타냈다. 이런저런 호재로 청색은 다른 색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그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 것은 단연 진(Jean)이었다. 1935년 패션잡지 ‘보그’가 상류층 분위기를 표방한 청바지 광고를 게재한 이후 블루진은 도농, 빈부, 남녀 구별 없이 모두가 입게 됐다.

○ 사인을 이용한 컬러 마케팅

웰빙 컬러와 감성 컬러
웰빙 붐을 타고 초록과 검정 두 가지 색이 각광을 받고 있다. 친환경운동으로 기업 이미지를 굳건하게 다져온 바디숍, 유기농 야채를 고집한다는 베니건스, 도심의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싱싱한 나무 그늘과 같은 휴식을 제공하겠다는 스타벅스 등은 초록색을 기업색으로 일찌감치 정착시켜 성공한 사례다. 또 흑미, 검은깨, 검은콩 등 블랙 푸드 유행과 함께 검은색이 갑자기 웰빙 컬러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검은색은 오랫동안 죽음 등 부정적인 의미가 강했고 긍정적인 의미라고 해도 모던하거나 고급스러움을 상징했는데, 처음으로 건강을 상징하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특히, 자연과 건강을 중시하는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증가하면서 웰빙 컬러는 사인의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폭스바겐 뉴비틀은 사이버 그린, 스피드 블루, 카메오 블루, 메탈릭, 멜로 옐로, 하비스트 문 베이지, 선플라워, 카브리올레 등 그 이름마저도 신선하고 독특한 컬러 컨셉트로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하이그로시나 펄 등 특수 도장방법을 채택해 빨강, 노랑, 초록 등 단순하게 규정지을 수 없을 만큼 미묘한 컬러로 소비자의 감성을 만족시켜주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컬러들은 화장품이나 가전제품에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는데 시대적 흐름을 간파해 트렌드에 맞는 독창적인 컬러 마케팅이 사인 디자인에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참살이 시대, 사인은 녹색으로 기초화장 중
왜 유행 지난 ‘웰빙’ 타령이냐고 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웰빙’이 식상하다고 생각했다면 그만큼 ‘웰빙’이 주변에 흔하다는 뜻이다. 웰빙은 이제 트렌드 단계를 넘어서 현대 삶을 영위하는데 기초적인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말 그대로 요즘 개인이나 기업, 사회 전체는 ‘참살이’ 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 중이다. 이런 움직임에 사인 업계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국광플랜 안재성 대표는 “최근 사인을 디자인할 때 컬러로 블루, 그린, 화이트 등 친환경적인 컬러를 기초컬러로 주로 사용한다. 이른바 ‘에코 디자인’이다”라고 분위기를 전한다.
이런 분위기는 2005년 C.I.를 변경한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상반기에 새로 발족한 GS그룹이나 최근 인수합병을 완료한 SC제일은행은 밝은 계열 그린과 블루를 공통적으로 사용했다. 특정 기업들은 아예 ‘에코’란 단어를 매장에 사용하기도 한다. 1999년부터 ‘메트로 시티’라는 브랜드로 PC방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해온 와이.에스.피.(주)는 작년 하반기부터 ‘메트로 에코’라는 리뉴얼 브랜드로 가맹점을 개설하고 있다. ‘메트로 에코’는 친환경추구적인 사회 분위기에 따라 환기 전용 덕트, 음이온 발생 조명장치, 건강물질 방출 조명장치 등을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와이.에스.피.(주) 정진우 팀장은 “메트로 시티가 도시적인 이미지였다면, 메트로 에코는 자연적인 분위기다. 고객들에게 이 점을 어필하기 위해 실내외 사인과 내부 인테리어를 새롭게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전면사인과 돌출사인은 기존 메트로 시티 사인과 동일성을 추구하며서 ‘에코’란 단어를 삽입했고, 실내사인은 숲을 배경으로 자사 로고를 집어넣어 제작했다. 2005년 상반기에만 반포점, 시흥점, 망우점, 서강대점, 화곡점, 동대문점, 군자점 등이 동일한 ‘에코 디자인’을 적용해 사인과 실내 인테리어를 제작했다.
친환경적인 컬러 사용에는 일반 기업들뿐만 아니라 공공기관들도 열심이다. 청계천 복원사업 첫 삽을 뜰 때부터 친환경을 천명했던 서울시는 최근 사업 마무리를 알리는 청계천 축제 현수막을 서울시 곳곳에 게시했다. 2005년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청계, 푸른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새 물맞이 축제는 역시 그린과 블루 컬러를 사용한 현수막으로 행사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사회적 전체적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행사와 이벤트가 늘면서 거리에서 자연의 색이 자주 보인다. 지난 9월 8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제2회 서울환경영화제’는 환경재단이 주최하고 그린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주관했는데, 영화제 개막을 알리는 현수막을 상영관인 정동스타식스와 시네큐브에서부터 광화문 사거리까지 도로변에 내걸었다. 현수막은 역시 영화제 성격에 걸맞게 친환경적인 컬러를 썼다. 청계천 축제와 마찬가지로 그린과 블루다.
그린, 블루, 화이트 등 친환경적인 컬러는 경관조명 분야에서도 인기다. 현재 경쟁이 치열한 브랜드아파트 시장에서 기업들은 저마다 차별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올해 초 동부건설은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을 분양하면서 옥상에 경관조명을 설치했다. 유진네온 박수천 대표는 “백색과 녹색 콜드캐소드 램프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현재 거리는 밤낮으로 자연의 색을 닮아가는 중이다.

개방형 매장, 체험 마케팅 증가도 컬러 방향성에 한 몫
컬러 역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Be the Red’란 외침과 함께한 2002년 월드컵의 광장 응원 문화는 단순히 레드 콤플렉스만 깨뜨렸다고 할 수 없다. 물론 금기시했던 ‘빨강색’ 의미 순위가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개방적인 사회로 이행했다는 점이다. 이런 변화는 늘어나고 있는 개방형 매장에서 쉽게 느낄 수 있다. 아직까지 노래방, PC방, 찜질방 등 굳건한 ‘방’문화 벽을 넘지 못하고 있지만 거리에 파라솔과 테이블을 내놓는 커피전문점들은 골목길까지 침투했다.
이런 개방적인 매장들은 그에 걸 맞는 매장 구조와 동선 배치, 부담 없는 컬러와 사인을 선택해 고객 유도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디자인 듀 김민정 팀장은 “매장 외부와 내부 통합을 추구하는 디자인, 주 타깃인 여성 취향을 고려한 컬러가 특징”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여성들이 주 고객인 화장품 매장은 대부분이 인도까지 상품을 진열하는 개방형 형태다. 황토 화장품이 주력제품인 ‘SKIN FOOD 1957'은 이런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매장은 모든 방향으로 노출해 있고, 황토색을 매장 전체에 사용했다.
저가 화장품으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더 페이스샵’은 가장 대표적 사례. 4대 매체를 통해 동일하게 ‘자연주의’라는 제품 이미지를 강조하는 더 페이스샵은 전면사인 주 컬러로 화이트, 내부 인테리어는 그린 계열, 심지어 매장 중앙에는 나무까지 심었다. 김민정 팀장은 “자연친화적 컬러는 소비자들이 느낀 저가 제품에 대한 불안감을 반감시키는데 큰 구실을 했다고 본다”고 평가한다.
아울러 사인 컬러 방향성에 단단히 한 몫을 하는 것은 본지에서도 다룬 ‘체험 마케팅’의 증가다. 체험 마케팅은 기존 마케팅과는 달리 소비 분위기와 이미지, 브랜드로 소비자 감각을 자극하는 체험을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는 제품 체험 공간은 소비자가 단순히 제품을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호감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다.
현재 제품 체험 공간 설치는 이동통신사들이 앞장서고 있다. 얼마 전 SK텔레콤은 친환경 분위기로 ‘웰빙형 TTL존’을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내에 오픈했다. 풀밭과 천연이끼, 곡선형 계단으로 내부를 꾸몄고, 산새 울음과 시냇물 소리 등 자연 음향을 배경음으로 들려줘 방문 고객들에게 평화로운 산속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LG텔레콤도 올 초부터 전국적으로 ‘폰앤펀(Phone & Fun)’이란 체험공간을 설치해 고객이 자사에서 생산하는 최신 휴대전화를 직접 사용해보고 음악 다운로드와 같은 각종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폰앤폰 역시 친환경적인 컬러를 주 컬러로 사용, 매장 전체를 그린 계열로 인테리어하고 사인은 보색 계열로 포인트를 줬다.

다양성 사회를 표현하는 모자이크 사인 컬러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인 컬러는 사회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수동적으로 변화에 따른 영향만 받는 것은 아니다. 사회 변화에 영향을 받아 변화한 사인 컬러는 다시 사회를 변화시키는 ‘차별화’ 소스로 작용한다. 지난 7월 서울 논현동에서 문을 연 안경점 ‘GLASS BOX’는 그동안 안경 조형물을 설치하거나 별다른 특징이 없었던 기존 안경점 사인들과 달리 컬러와 소재를 차별화 방법으로 선택했다.
매장 파사드는 그린 계열 타일을 부착해 그라데이션 효과를 냈고, 곡각 지점에는 동일한 계열 컬러를 스트라이프로 배치해 강조했다. 사인은 화이트 컬러를 사용한 깔끔한 채널로 부착했다. GLASS BOX가 주 컬러로 그린과 화이트를 선택한 이유를 생각해보자. 개방형 매장이나 체험마케팅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고, 웰빙과 안경도 직접적으로 연결 짓기는 어렵다.
‘중국집’하면 블랙과 레드 컬러를 사용한 사인이 생각나지만 ‘안경점’하면 그린과 화이트 컬러가 금방 그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 컬러로 사용한 이유는 웰빙 바람이후 사인 기초 컬러로 자리 잡은 그린 계열을 차별화를 위한 소스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위에서 설명한 원인과는 또 다른 원인으로 친환경적인 컬러를 사용하고, 이 움직임은 또 다른 변화를 낳는 원인으로 작용해 사회와 사인 컬러를 다양화한다. GLASS BOX처럼 사회에서 유행하는 컬러가 다른 업종으로 다양화할 수도 있지만 웰빙 업계에서 주 컬러로 빨강을 사용하지 말라는 보장 역시 없다. 더 페이스샵과 저가 화장품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샤의 사인 컬러는 블랙과 레드다.
이런 사인 컬러 다양성에 대해 사인 디자이너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종합미연 강필중 실장은 “유행하는 컬러는 없다. 스타일이 있을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그린, 블루, 화이트 등 친환경색은 ‘에코 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한 색상일 뿐, 다른 컬러로도 이용해 얼마든지 에코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종과 디자인에 따라 사인 컬러는 계속 다양화하기 때문에 ‘올해는 무슨 색이 유행’이라고 꼭 집어 말할 수 없다는 것. “사인 컬러 흐름은 모자이크와 같다. 멀리서는 한 가지 컬러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기 위해 가까이 갈수록 사인 컬러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필중 실장은 설명한다.

컬러 마케팅,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
전문가들은 컬러 마케팅에 대한 성공사례로 붉은색을 주조로 이용하는 코카콜라와 의류 브랜드인 베네통을 손꼽는다. 산타클로스가 원래 붉은 옷을 입은 게 아니라는 사실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다. 베네통 역시 다채로운 컬러 대비로 유명하다. 특히 베네통은 상품 진열을 상품 종류별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색별로 진열해 색을 한 덩어리로 취급하며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국내 몇 몇 의류 업체도 베네통의 컬러 마케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실제로 사인업계에 “어느 특정 컬러가 트렌드이므로 이 컬러를 사인에 적용하면 대박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사인이라는 매체는 그것 자체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인 컬러는 형태, 소재, 기능, 상호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지정한다. 따라서 요새 어떤 컬러가 대세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고 점포 주변 환경과 각종 제반 사항을 고려해 사인 컬러를 지정하는 것이 옳다.
이렇게 지정한 컬러는 분명 점포 특색과 분위기를 형성함으로 사인을 제작한 이후 어떻게 컬러 마케팅을 접목하는가가 경영의 성패를 좌우한다. 다시 말하면 처음부터 사인 컬러를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인 컬러가 정해지면 이 컬러를 가지고 마케팅에 접목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점포 특성과 컬러를 매칭하는 편이 좋아
숯불고기와 술을 파는 주점이 검은색으로 마감한 건물에 입주한다면 외부에 붉은 색 채널 문자 사인을 설치하는 현명하다. 검은 숯과 활활 타오르는 붉은 불은 우리네 머리 속에 박힌 고정된 이미지다. 내부 인테리어와 메뉴판 등에 붉은 색과 검은색을 주조색으로 쓰고 적절한 포인트 컬러를 매칭한다면 컬러가 주는 임팩트는 어마어마해진다.
물론 사인에서 붉은 색과 검은 색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지만 어떤 소재고 어떤 형태이며 사용한 범위가 얼마만큼 되는냐에 따라 나타낼 수 있는 분위기는 천양지차다. 그리고 위의 예처럼 점포 특색을 사인 컬러와 매칭하면 사람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때문에 점포 이미지 구축에 효율적이다.
컬러 마케팅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는 또 다른 예로 (주)하나림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인 ‘셀빔’을 들 수 있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이용한 음식을 제공하는 셀빔은 사인에 레스토랑 특색을 접목했다. 초록, 노랑, 하양, 보라, 빨강 등 다섯 가지 컬러를 테마로 메뉴가 정해져 있는데 이 다섯 가지 색은 실제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의 색이다.
가령 단호박이 들어가는 음식은 노랑으로 분류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색 재료 이미지를 간결화해 내부 사인에 실사연출해 설치했다. 컬러를 이용한 내부 사인은 유리창을 통해서도 잘 보이며 매장 성격을 잘 드러낸다.


○ 새로운 컬러사용과 미래 발전방향

소재에 따라 컬러 좌우되고 이미지가 달라짐
평면 사인과 입체 사인에 적용할 수 있는 컬러는 차이가 있다. 플렉스 사인과 같은 평면 사인은 소재가 주로 시트이므로 정해진 시트 색 이외 다른 컬러는 채택하기 어렵다. 반면 채널 문자는 LED를 포함한 다양한 소재로 색의 혼합이 가능하므로 좀 더 다양한 컬러를 연출할 수 있다.
똑같은 컬러라도 어떤 소재에 적용했느냐에 따라 컬러가 주는 느낌은 다르다. 가령, 대리석에 칠한 붉은 색과 나무에 칠한 붉은 색이 주는 이미지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가지 색이 주조색이라 할지라도 소재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 연출이 가능하다. 대기업이 한 가지 컬러를 다양한 소재에 접목해 기업CI를 구축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사인의 주 기능은 식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점포주는 눈에 잘 띠는 크고 원색적인 사인을 선호했다. 그러나 너도 나도 원색적인 컬러를 사용하다보니 으레 행인들은 사인 컬러에 무감각해지기 시작했다. 요새 떠들어대는 시각 공해를 느끼게 된 사람들은 길거리를 걸으면서도 사인에 관심을 두지 않기 시작했고 사인의 주 기능은 점차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최근 생겨난 컬러가 바로 파스텔 색이다. 원색에 비해 가시적 효과가 적지만 눈에 피로를 덜 주는 파스텔 색은 원색들로 휘황찬란한 사인들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시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특히 업종상 미와 관련 있는 성형외과나 치과의 사인물에서 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전에 병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녹색과 파란색이었다. 그러나 아름다움이 정형화되지 않듯 성형외과, 치과도 녹색과 파란색 틀에 박히지 않고 컬러의 변신을 꾀한 것이다.

금색과 은색을 이용해 모던한 이미지 창출
예전보다 사인에 적용할 수 있는 컬러가 많아짐에 따라 금색과 은색을 이용해 차가울 것 같지만 깨끗한 금속 이미지를 연출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귀금속의 이미지는 부와도 밀접하기 때문에 전혀 무관하지 않다.
특히 모던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내세우는 고급바나 까페 등에 많이 사용하는 이 컬러는 실제 금속 소재를 이용해 연출할 수도 있고 소재에 맞춰 색을 흐리게 하거나 짙게 혼합해 사용하기도 한다.
형광색은 컬러 중 가장 가시적 효과가 높다. 그런데 최근 각종 사인에 형광색을 이용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주조색으로 형광색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포인트 컬러로 사용하는 예가 많다는 것이다.
형광색을 사인에 적용하면 촌스럽거나 시각 공해를 배가시킬 거라 생각해 우려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앞서 말한 바처럼 어떤 소재에 얼마만큼 사용하는가에 따라 고급스런 이미지를 연출할 수도 있고 저급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사인 컬러 다양성의 동력, 정보화 사회
중요한 것은 사인 컬러 다양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디자인지드 신용수 실장은 “그린, 블루, 화이트 등 친환경적인 컬러가 웰빙 바람 이후 사인 기초 컬러로 자리 잡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컬러들은 새로운 색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사인에 사용해왔던 색”이라면서 “패션으로 친다면 복고풍이라 해야겠지만 정확하지 않다. 과거 컬러로 회귀했지만 새롭게 변이한 것이다. 요즘은 이런 흐름이 년 단위가 아니라 2~3개월 단위로 변이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짧아진 사인 컬러 변이 단위를 잘 보여주는 것은 프랜차이즈 사인이다. 특히 외식업 프랜차이즈가 주도하는 사인 컬러는 거리 분위기를 단기간에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겨울 한창 유행이었던 불닭 전문점 프랜차이즈 경우 주 컬러로 레드 계열을 사용하면서 거리를 붉게 물들이는데 한몫했다. 그러나 몇몇 장수 브랜드를 제외하고 평균 수명이 짧은 외식업 프랜차이즈는 새로운 외식업종으로 변경이 잦아 사인 컬러 변이 단위를 짧게 만든다.
사인 컬러 변이 속도를 뒷받침하는 동력은 역시 사회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정보 교환에서 물리적 한계를 없앤 인터넷 혁명은 직간접적인 원인이다. 서울에 있는 사인업체와 제주도에 있는 사인업체가 서로의 시공 사례를, 강릉과 목포에 있는 점포주가 서로의 매장 내부 인테리어를 물리적ㆍ시간적 제한 없이 웹상에서 보고 평가할 수 있는 요즘을 과거와 비교할 수 없다.
사회학자들은 인터넷혁명 이전 물리 공간과 인터넷혁명 이후 전자 공간을 아우르는 새로운 공간인 ‘유비쿼터스’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예견한다. 이 시기 사인 컬러는 현재보다  사회변화와 더 밀접한 관련을 맺을 것이다. 사인 컬러는 더 다양화할 것이고, 변이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그러나 다양화와 빨라질 속도에 겁낼 필요는 없다. 유비쿼터스 시대는 변화하는 사회를 더 빨리 파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시기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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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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