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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디자인 표준화 문제 점검
2010-06-01 |   지면 발행 ( 2010년 6월호 - 전체 보기 )

사인디자인
표준화 문제 점검


다양한 시행착오와 논란,
  그 득실은?



2008년 서울시에서 옥외광고물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계획하고 발표한 이후 사인디자인 표준화 바람은 각 지자체로 확산일로를 타고 퍼져나갔다. 공공시설물에서부터 옥외광고물까지 다양한 영역을 포함하는 특성상 업계 종사자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디자인 가이드라인이었다. 민선 4기를 관통하며 유행처럼 번진 디자인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이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편집부

시행착오
문제점


가이드라인, 법 위로 날다!

2008년 3월 서울시청에서는 ‘디자인서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공공건축물, 공공시설물, 공공시각매체를 대상으로 한 디자인 표준화 방안을 만든 것이다. 관련 업계와 각 지자체의 담당자들은 분주해졌고 너무 독단적인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왔다. 가이드라인 내용 속에 간판도 한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사인업계 역시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권장하는 방안일 뿐이다. 쉽게 말해 지하철에서 노약자나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자는 문구가 부착돼 있는 캠페인성 유인물처럼 권장사항일 뿐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법적인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다. 가이드라인도 정식 법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할 사항은 아니라는 것이다. 간판을 설치할 때 가이드라인을 지키던 말던 현행 옥외광고물등관리법에만 저촉되지 않는다면 상관없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디자인서울총괄본부 광고물정책팀 김정수 팀장은 “가이드라인을 처음 서울시청에서 제정하고 발표할 당시 목표는 사인업계 담당자들이 참고할만한 자료, 즉 권장사항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가이드라인이 지자체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해석의 차이가 발생했고 결국 법위에 군림하는 상황이 됐다. 쉽게 말해 교통체증이 있는 도로에서는 경찰의 수신호가 가장 우선하는데 현재 가이드라인이 그렇게 되버린 격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김정수 팀장은 “결국 가이드라인이 현재처럼 법보다 강한 규제장치가 된 상황은 서울시청의 의도를 지자체 일선 공무원들과 업계 종사자들이 과도하게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이드라인상에서 입체형을 권장하고 45cm를 권장했지만 현장상황에 따라 법에만 저촉되지 않는다면 유동적으로 넘나들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각 지역의 간판개선사업을 보면 가이드라인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한다는 수준으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업계와 지자체의 편의주의가 만나면서
가이드라인법 형성


가이드라인은 앞서도 언급했듯 원래 법이 아니라 권장사항이었다. 하지만 법 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된 배경에는 사인업계 종사자들과 담당 공무원의 편의주의라는 것을 기저에 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08년 3월에 다자인서울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후로 각 지자체에서는 서울시 내용에 준해서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그리고 몇몇 지자체에서는 특정 업종을 대상으로 한 가이드라인을 조례화하는 등 법적인 수준에서 적용할 수 있는 장치로 만들었다.
한 지자체 옥외광고물 담당자는 “가이드라인이 이렇게 법규 수준으로 강해진 배경에는 행정편의적인 부분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간판개선사업들은 솔직히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편인데 민원 대다수가 왜 저 집하고 우리 집은 크기와 형태가 다르냐는 식이다. 현장상황에 맞게 간판을 제작하기가 힘든 여건이라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담당 공무원들은 민원해결의 편의를 위해 가이드라인 내용을 일률적으로 적용했고 사업을 맡은 제작자들은 그것을 따르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어찌보면 행정적인 편의와 제작환경의 편의가 만나서 이러한 가이드라인법이라는 이상기류를 만들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내용을 그대로 따르면 행정처분을 하기에 편리하고 제작자 역시 획일화된 형태가 제작이 쉽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결국 최근 지자체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간판정비사업에서 획일화라는 문제가 제기되는 것도 가이드라인을 과도하게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가이드라인을 이렇게 강력하게 적용하게 된 이유는 지자체, 업계 종사자들이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지만 그것이 법위에서 군림하는 현재 상황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서울시 마포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간판을연구하는사람들 이송근 대표는 “가이드라인은 쉽게 말하자면 법리적인 쿠데타 수준이다.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넘어 새로운 법 수준으로 강제력을 갖게 됐으니 말이다. 업계 입장에서 보자면 그저 잔소리 많은 시어머니가 하나 더 생긴 격이다. 물론 난립해 있는 간판을 새롭게 한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그것이 결과론 적으로 규제의 수단이 돼버렸고 이제는 어떻게 바꿔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송근 대표는 “바꾸려면 2008년 발표 당시에 협회 차원에서 목소리를 냈어야 했는데 유아무야 2년이 흘렀고 그 사이에 가이드라인을 칼같이 적용한 사업들이 여기저기서 터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업계 종사자들도 이제는 거의 체념단계라고 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이라는 새로운 룰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는 것 외에는 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 물론 최근 진행중인 법 개정에 기대를 걸고 있긴 하다”라고 했다.

옥외광고물을 공공재 범주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의미

지난 2008년 서울시는 조화롭고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명목 하에 서울시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그로부터 근 3년이 지난 2010년 현재, 과연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서울시에서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곧이어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서울시 지침을 기준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부산시는 2008년 말에 옥외광고물 표시 가이드라인안을 마련, 2009년부터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대구시 또한 2008년에 간판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대전과 경남, 전남 등 전국 곳곳에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 제정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마련한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은 서울시에 비해서 규정이 많이 완화된 편이다. 그러나 간판 규격이나 수량 제한에 관해서는 서울과 마찬가지로 불만이 제기됐다.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은 사유재라는 인식이 강했던 옥외광고물을 도시미관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을 내세워 공공재 범위 안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완화보다는 규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형태다. 그 중 정부에서 가장 강력하게 내놓은 사항이 바로 광고물 크기와 수량 제한이었던 것이다.
시민들과 사인업계는 가이드라인이 무질서하게 난립한 광고물을 정비하고 아름다운 도시미관을 형성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는 편이다. 그러나 간판 크기와 수량은 점포주와 사인업계 모두에게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인업계와 점포주는 이러한 사항에 대해 거세게 반발해 왔다.


다양한 논란과
새로운 시도


깔끔하고 쾌적한 도시미관 형성엔 긍정적

그렇다면 과연 가이드라인이 도시미관을 형성하는데 좋은 영향을 미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이드라인에 따라 디자인하면 아름답진 않아도 쾌적하고 깔끔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간판정비사업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간판 크기는 작아졌지만 난립했던 광고물이 정립되고 도시미관이 깔끔해졌다는 측면에서 초반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사인업계와 점포주 모두 같은 의견이다. 사인업계 종사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점포주들은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간판정비사업에 대한 인식이 초반보다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부산 경성대학교 앞부터 교통방송 구간 간판정비사업에 참여한 (주)대륙건설광고공사 김화연 대표는 “1년 전쯤 간판정비사업에 참여했는데 규격과 색상, 크기 등을 가이드라인에 맞춰 디자인하다보니 처음에는 점포주들의 불평불만이 많았다. 특히 크기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았는데 교육과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점차 인식이 바뀌었다. 간판정비사업이 정착되고 갈수록 눈에 익으면서 거리가 깨끗하고 깔끔해서 좋다는 의견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인업계 종사자의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가이드라인에 준해서 작업하면 점포주들이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고 불만을 제기한다. 하지만 노후된 간판과 건물 벽면을 깔끔하게 바꾸게 되니 반응이 좋았다. 사업구간에 해당하지 않는 점포주들도 정비사업을 해달라고 요청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이 도시미관을 깨끗하게 한다는 의견에는 사인업계도 동감하고 있다. 대구에 위치한 사인업체인 황금광고기업 유왕현 대표는 “난립해 있는 광고물을 국가차원에서 깔끔하게 정비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가이드라인이 간판 크기와 수량을 제한하기 때문에 사인업계는 많이 위축될 것이다. 그렇지만 간판정비사업을 실시한 구역이 확실히 예전보다 깔끔해지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에 사인업계의 이익만 대변하며 반대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채널사인 오류로 획일화 초래

쾌적하고 보기 좋은 도시미관을 형성한다는 점에서는 업계와 점포주의 의견이 같았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에 대한 호불호는 디자인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진다. 황금광고기업 유왕현 대표는 “가이드라인은 개인마다 취향이나 입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작하면 매뉴얼대로만 하면 되기 때문에 간판제작이 단순화된다. 이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업체들은 선호하겠지만 개성과 미를 추구하는 업체나 점포주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가이드라인은 깔끔하고 정돈된 디자인, 그리고 입체사인을 권장한다. 그렇다보니 가이드라인이 획일화를 양성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지자체 공무원들은 가이드라인은 디자인에 대해서 세세하게 명시하는 것이 아니라 설치방법이나 크기 등 표시방법에 대해서 주로 명시하기 때문에 획일화를 양성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강제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권장사항이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응용할 경우 심의를 통해 허용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은 말 그대로 지침, 안내선이다. 따라서 꼭 지켜야 하는 강제성을 지닌 것이 아니라 권장사항이다. 그러므로 틀을 벗어나지 않는 적정선에서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자체에서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면서 채널사인을 권장하는 분위기로 흘러갔고, 이는 획일화를 낳는 결과를 초래했다. 즉, 어떻게 보면 가이드라인 자체보다는 표현 능력에 한계가 있는 채널사인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획일화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간판들은 프레임 등에서 다양한 형태를 구현할 수 있지만 채널사인은 서체와 바, 색상 정도만 달리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채널사인에 서체와 색상만 달리했다고 해서 획일화를 벗어났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따라서 가이드라인에 맞춰 디자인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디자인에 제한되는 부분이 많아지고, 결국 형태가 비슷해지기 마련이다.
지금 당장이야 디자인이 깔끔해 보이겠지만 시간이 흘러 똑같은 간판들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면 이것 역시 시각공해를 유발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방의 한 옥외광고협회 관계자는 획일화 문제에 대해 “너무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간판들이 거리를 채운다면 이것도 시각공해다. 어느 정도만 규제하고 완화했으면 좋겠다. 수가 많고 눈에 잘 띄는 업종들만 디자인을 통일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업종별 통일성 부여한 간판 표준디자인 등장

이러한 상황에서 대구시는 설치나 형태에 따른 가이드라인이 아닌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대구시 간판 표준디자인 이하 간판 표준디자인’을 개발하고 지난 4월 말 발표했다. 간판 표준디자인은 기존 가이드라인들과 달리 업종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이한 점이다.
대구광역시청 도시디자인총괄본부 송영재씨는 “대구시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여러 국제행사가 있어서 이를 앞두고 다양한 도시경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간판정비사업도 그 중 하나다. 간판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보니 간판 디자인이 각 구·군마다 달라 시민들이 알아보기 힘들더라. 이에 대구를 방문하는 내·외국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동일 업종 간판에 통일성을 부여해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간판 표준디자인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간판 표준디자인은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업종 중 우선적으로 7개를 중심으로 개발됐다. 7개 업종은 의원, 치과, 한의원, 약국, 변호사, 법무사, 부동산으로 가로형간판, 돌출간판, 지주형간판, 연립간판 등에 대해 총 27개 유형으로 디자인을 제시하고 있다.

간판 제작업체의 디자인 고민 해결될까?

또한 이번 간판 표준디자인은 서체와 색채, 대구광역시 픽토그램 표준디자인을 활용해 통일되면서도 각 업종마다 차별화한 간판 디자인 방향을 제시했다. 이처럼 기존 가이드라인보다 디자인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명시하고 있는 대구시 간판 표준디자인에 대한 업계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황금광고기업 유왕현 대표는 “간판은 광고를 접하는 소비자들이 빨리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간판만 보면 이곳이 어떤 곳인지 바로 인지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업종별로 특징을 부각시켜서 디자인한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대구시는 간판을 제작하거나 디자인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광역시청 도시디자인총괄본부 송영재씨는 “디자인을 고민할 필요없이 업소명만 생각하면 되기 때문에 간판 제작업 종사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협회와 수차례 의견조율을 해서 만든 매뉴얼이기 때문에 협회에서도 인정하는 디자인이다”고 전했다.
또 한국옥외광고협회 대구광역시지부 이대연 지부장은 “간판 표준디자인은 디자인이 취약한 업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매뉴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디자인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점포주의 선택에 따라 디자인이 달라진다?

하지만 업종별로 통일된 디자인을 마련하는 것도 획일화를 양성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 대구광역시청 담당자는 “표준이라는게 가장 평범한 부분을 얘기하는 것이다 보니 대중화 차원에서 접근하게 됐다. 시에서는 일반적인 디자인을 제시하는 것일 뿐이다. 이렇게 매뉴얼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수정을 하지 100% 똑같이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면서 “소재와 디자인에 따라 더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 있지만 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비용을 추가해 디자인에 투자하는 것은 점포주의 선택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점포주들은 간판에 많은 비용을 들이길 원하지 않는다. 한국옥외광고협회 대구광역시지부 이대연 지부장은 “점포주는 비용을 절감하길 원한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는 채널사인은 판류형보다 비용부담이 훨씬 크다. LED 역시 기존 광원보다 고가이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인업체 관계자는 “적은 예산편성과 형평성으로 인해 디자인에 제약을 많이 받게 된다. 특히 디자인에 다양성을 추구하다보면 점포주들이 ‘왜 저기는 이런 디자인이고 우리는 이런 디자인이냐’라며 불만을 제기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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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간판 디자인 표준화 방안 발표
7개 업종별로 구분한 시도로 호응 얻어

대구시는 최근 2011년 세계육상경기대회를 대비한 간판개선사업에 적용하고 동시에 시민들의 자발적인 간판개선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간판 표준디자인 개발’을 완료했다. 이번에 개발한 간판 표준디자인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업종 중 우선적으로 7개를 중심으로 개발했으며 시민들의 편의와 환경, 도시미관을 고려해 디자인한 것이다.
디자인 개발은 대구시가 작년 2011년 세계육상경기대회를 대비해 간판개선 관련 주요 업종 협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실시하던 중 제기된 요구사항 중 하나였다. 방문 협회 중 디자인을 개발해 빠른 시일 내에 우선 적용이 가능한 7개 협회, 27개 유형을 우선적으로 개발했고, 동시에 협회가 추천한 5개 건물에 대한 시범 간판디자인 개발도 진행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간판 표준디자인 개발을 통해 우선적으로 2011년 세계육상경기대회를 대비해 간판개선사업에 적용하고 각 협회에서 주관하는 각종 교육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신규 사업자에게 권장하며 기존 간판을 교체할 때에도 표준디자인을 활용하는 등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간판개선 필요성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자발적인 간판정비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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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 이후
새로운 국면


죽어있는 디자인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세요!

가이드라인이 도출된 배경을 역으로 생각해 보면 사인업계가 스스로 디자인이라는 요소를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능력치가 다른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몇몇 업계 종사자들은 국가에서 이렇게 획일적인 디자인을 정해주는 경우가 어디에 있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디자인의 가치를 그리 높게 생각하지 않았던 업계의 환경을 생각해 보면 스스로 통제와 규제라는 빌미를 제공한 격이라고 지적하는 경우도 있다.
한 사인제작자는 “디자인 가이드라인은 결국 대형 불법간판을 양성하면서 불거진 도시환경에 대한 문제로 부각되며 업계가 빌미를 제공한 셈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서울시청을 비롯 각 지자체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 내용이 전부 올바른 것은 아니지만 업계가 잘못한 부분도 상당 부분 있고 그것을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디자인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고 가치평가를 낮게 하는 관행이 사인은 디자인과 거리가 멀다는 인식을 갖게 했고 그로 인해 가이드라인이라는 장치가 생긴 것이다. 어쩌면 죽어있는 디자인이라는 요소를 살리기 위한 응급처방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물론 결과론적으로는 가이드라인이 업계를 옥죄는 규제장치가 됐지만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디자인서울총괄본부 김정수 팀장은 “가이드라인의 초기목적은 사인업계에 디자인이라는 요소를 살려서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하자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이 기초 지자체의 조례에 삽입되면서 초창기 의도와 다르게 진행됐지만 원래 취지는 디자인을 살려야한다는 것이었다. 가이드라인이 초기 목적과 딱 들어맞는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지만 난립했던 간판을 깔끔하게 정리했다는 측면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김정수 팀장은 “현재 가이드라인에 디자인을 향상시키는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디자인비용이라는 개념이 부족했기 때문에 사인 제작자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본다. 사업진행시 일정 금액을 디자인비용 개념으로 지원해주는 정책과 사인디자인에 대한 의식개선을 할 수 있는 사업을 가이드라인과 동시에 진행해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법 개정과 가이드라인 생명연장의 상관관계

2008년 3월 발표 후 2년이 넘는 시간동안 가이드라인은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조례화하는 등 쉼없이 관련 사업에 적용됐다. 가이드라인이 초기 목적과 다르게 적용되는 대표적인 이유가 각 자치단체의 법적 수준으로 적용하는 조례 때문이기도 했다. 최근 옥외광고물등관리법 개정작업을 진행하면서 이러한 과도한 가이드라인 남용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재 기초 자치단체인 시, 군, 구에 일임했던 조례제정 권한을 광역 자치단체인 시, 도로 바꾸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조례를 두어 법적으로 애매한 상황을 풀어 적용하는 현상을 막는다는 것이다. 현재 가이드라인이 자치단체별로 조례화해서 과도하게 적용했기 때문에 법 개정 후에는 무력화하는 것이다.
(주)콜커스 김영배 대표는 “현재 가이드라인은 각 지자체에서 조례로 풀어서 적용했기 때문에 편법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획일화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했다. 가이드라인은 법 규정이 아닌데도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제정한 조례 때문에 법 아닌 법으로 군림했던 것이 현재 상황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그래서 이번 법 개정작업에서 조례를 자치단체에서 광역단체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두었고 통과된다고 가정하면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현재 지자체 조례는 소멸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지자체에서 불만을 제가하는 것처럼 자치권 침해 소지는 없다. 심의와 허가권은 기초 자치단체가 갖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이라는 미명하에 난립했던 조례들을 광역단체로 묶고 초기 서울시청에서 발표했던 목표대로 가이드라인 기능만 하게 한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사인업계 종사자들 역시 가이드라인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가이드라인은 오히려 법보다 큰 효력을 발휘하며 전국에서 시행중에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에 있는 법 개정이 완료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않겠느냐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옥외광고협회 부산광역시지부 남택춘 지부장은 “이번에 법을 새롭게 잘 개정한다면 가이드라인은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기 때문에 불법 간판이 난립하는 것이다. 법대로 정비하면 굳이 가이드라인이 없어도 깔끔하고 쾌적한 도시미관을 형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SM

[BOX]

서울시 디자인 가이드라인
전국적인
사인디자인 표준화
움직임 촉발


2008년 3월 서울시에서 디자인가이드라인을 발표할 당시 업계와 지자체는 마치 새로운 법이라도 생긴 것처럼 민감하게 반응했다. 가이드라인은 그저 가이드라인이고 그것이 법은 아니다. 그리고 가이드라인은 말 그대로 권장사항이기 때문에 현장상황에 맞게 차등 적용해야 하고 그것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면 당연히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 현재까지도 서울시가 고수하는 입장이다.

서울시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 주요내용

권역
구분
간판
수량
가로형간판
층수 제한

점멸
조명
권역분류
대상지역

중점
권역
1
3층이하
3층은 건물폭의
1/2 범위 이내
불가
20m 이상 도로변,
뉴타운ㆍ재개발ㆍ재건축 지역,
디자인서울거리 등
예산지원 시범사업 지역

일반
권역
2
3층이하
3층은 건물폭의
1/2 범위 이내
불가
20m 미만 도로변의 일반지역

상업
권역

2
3층 이하
허용
20m 미만 도로변의 상업지역

보전
권역

1
2층 이하
불가
문화재보호구역, 경관 보존을 위해
구청장이 별도로 정하는 지역

특화
권역
2
심의완화
허용
관광특구, 상권과 관광활성화를
위해 구청장이 별도로 정하는 지역

※‘중점권역’의 간판 유형별 표시기준

쪾가로형 간판은 3층이하(3층은 건물폭의 1/2범위 이내만 허용)에만 설치하도록 하며, 가로의 크기는 당해업소 전면폭 80%이내에서 최대 10m로 하고 세로는 판류형 80cm, 입체형 45cm 이내로 하되 상호, 브랜드명 위주 표기로 여백을 확보한다.
쪾연립 가로형은 개별 간판의 1개 면적을 0.5m2 이내, 최대 8m2 이내로 하고 간판의 총수량에 포함하며 상호명 등 핵심적인 내용만 표기한다.
쪾건물 상단에 표시하는 간판은 가로형의 경우 가로는 건물폭의 1/2 이내, 세로는 최대 2m 이내, 세로형의 경우 가로는 최대 1m 이내로 하고 세로는 건물 높이의 1/4 범위 내에서 최대 10m 이내로 표시한다.
쪾돌출간판은 돌출폭을 벽면으로부터 80cm 이내로 하고 5층 이하에만 설치토록 하며 개별 크기는 한층 높이 이하로 하되 건물폭이 20m 이상일 경우 건물 양측에만 허용한다.
쪾소형 돌출간판은 개별면적을 최대 0.36m2 이하로 하고 두께는 0.2m 이내로 하며 도로에 면한 업소 좌우측 한곳에만 설치하되 간판 총수량에 포함하지 않는다.
쪾지주이용 간판은 한 면의 면적을 3m2 이하(합계 6m2이하)로 하고 높이는 5m 이하로 하되 당해 건물 부지내에 5개 업소 이상 연립만 허용하며 단독지주형은 설치를 금지한다.
쪾창문이용광고물은 1층에 높이 0.2m 이하로 한 줄만 유리 안전띠 개념으로 표시를 허용하며 전광류 사용과 창문 또는 출입문 내부에 간판으로 인지될 수 있는 표시를 금지한다.

2008년 3월 서울시가 발표했던 옥외광고물 디자인 가이드라인. 대로변 전면간판을 45cm 입체형으로 권장하는 내용으로 이는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캡션>

1 대다수 가이드라인들은 사인디자인의 핵심 요소인 크기, 형태, 컬러 등을 망라하고 있다. 그 중 핵심은 판류형에서 입체형으로 전환하는 형태의 변화였다.
2 가이드라인은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권장하는 사안일 뿐이다. 하지만 기초 지자체 조례로 입법화하고 정비사업에 적용하면서 디자인 표준화가 사실상 법적인 구속력을 갖게 됐다.
3, 4 가이드라인이 도출된 배경을 역으로 생각해 보면 사인업계가 스스로 디자인을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능력치가 다른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5, 6 간판정비사업을 실시한 구역이 확실히 예전보다 깔끔해지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에 사인업계의 이익만 대변하며 사인디자인 표준화에 반대하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7 표준화로 인해 간판 크기는 작아졌지만 난립했던 광고물이 정립되고 도시미관이 깔끔해졌다는 측면에서 초반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8, 9 가이드라인이 법규 수준으로 강해진 배경에는 행정편의적인 부분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민원해결의 편의를 위해 가이드라인 내용을 일률적으로 적용했고
사업을 맡은 제작자들은 그것을 따르는 것이다.
10 사인디자인 표준화는 사유재라는 인식이 강했던 옥외광고물을 도시미관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사실을 내세워 공공재 범위 안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완화보다는 규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11, 12 틀을 벗어나지 않는 적정선에서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지만 지자체에서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면서 채널사인을 권장하는 분위기로 흘러갔고, 이는 획일화를 낳는 결과를 초래했다.
13, 14 가이드라인에 준해서 작업하면 점포주들이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고 불만을 제기한다. 하지만 노후된 간판과 건물 벽면을 리뉴얼하고 깔끔하게 바꾸면 반응이 좋다.
15 현재 정부는 법 개정작업에서 기초 지자체의 권한을 광역단체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통과된다고 가정하면 디자인 표준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각 기초 지자체 조례는 소멸하게 되고 광역 지자체의 통합적인 관리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6 서울에 이어 경기도가 발표했던 디자인 가이드라인. 서울시가 발표했던 내용과 거의 차이가 없다.
17 작년 서울시 좋은간판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작품. 디자인표준화 내용 중 크기를 줄이는 이슈를 성실하게 반영한 사인이다.
18, 19 최근 대구시가 발표한 표준화 간판디자인. 기존 가이드라인보다 디자인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명시하고 있는 대구시 간판 표준디자인에 대한 업계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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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트렌드+디자인
201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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