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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1 |   지면 발행 ( 2010년 3월호 - 전체 보기 )

안흥 찐빵마을 경관개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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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끈다는 측면에서 이미지의 힘은 텍스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신문을 훑어보고 나면 인상적인 사진들만 기억나는 것처럼 이미지의 힘이란 텍스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화장실을 상징하는 픽토그램이 언어의 장벽마저 무너뜨리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아이덴티티를 부각시켜야하는 간판에서 이미지는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OO상회, OO식당 등등 한 블록에 적어도 두어 개씩 볼 수 있는 텍스트를 강조한 간판들이 즐비한 대한민국에서 아이덴티티를 바로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강원도 안흥 찐빵마을에서는 이러한 획일성을 탈피하고자 이미지를 통해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했다. 찜기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구수한 내음과 더불어 곳곳에 있는 이미지들이 이제 안흥 찐빵마을을 각인시키는 강한 사인이다. 글_ 노유청쪾사진_ 김수영쪾자료협조_ 송주철 공공디자인연구소

단 5초만 봐도 안흥은 역시 안흥

조연으로 잠시 스쳐 지나가도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배우들이 있다. 오광록이 그렇고 유해진이 그렇다. 관객들은 단 5초를 봐도 그가 무슨 캐릭터인지 영화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게 된다. 그들이 가진 고유의 이미지가 짧은 시간이지만 관객들에게 강하게 어필한다.
이러한 법칙은 이미지, 즉 장면을 통해서 보여주는 모든 장르에 적용된다. 간판 역시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동일한 맥락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안흥 찐빵마을은 5초를 봐도 이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 수 있는 성격파 배우같은 고유의 아우라를 뿜는 공간이다.
안흥면사무소 한광세 면장은 “2008년부터 이곳에서 면장으로 일했는데 당시 안흥면의 도시 상태를 말하자면 한마디로 엉망진창이었다. 간판들도 전부 획일적인 모습이라 보기 좋지 않았고 도로 등 도시를 구성하는 인프라가 낙후돼 있는 상황이었다. 안흥은 찐빵이라는 아이템 때문에 연간 35만 명이 찾아온다. 이는 면단위 지역에서 내기 쉽지 않은 정말 좋은 성적인데 낙후된 인프라와 이미지가 그러한 것을 받쳐주지 못한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리고 한광세 면장은 “안흥 찐빵마을이라는 명성에 걸 맞는 도시환경을 구축해야한다고 생각했고 인프라부터 시작해서 간판까지 묶어서 사업을 진행했다. 먼저 전선 지중화사업을 진행했는데 면단위에서는 아마도 안흥이 최초일 것이다. 그리고 도로포장과 각 점포들 간판과 익스테리어, 벽화를 통해서 안흥 짠빵마을의 환경을 업그레이드했다”라고 했다.

돈벌이 생각말고 작품을 만들어 달라!

전선 지중화 등 인프라를 정비하고 점포들 간판과 익스테리어를 구성할 때 한광세 면장의 요구는 한 가지였다. 돈벌이로 생각하지 말고 작품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는데 이를 송주철공공디자인 연구소가 맡아서 사업을 진행했다. 특히 획일적인 기존간판의 모습을 탈피하기위해 텍스트보다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디자인을 제안했고 그것이 잘 들어맞았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면서 적잖은 난항을 겪었다. 멀쩡한 간판을 왜 뜯고 새롭게 설치하려는 지에 대한 의문을 품는 주민들이 상당수 있었고 그것을 설득하는 작업에 시간이 꽤 걸렸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송주철 공공디자인연구소에서는 점포주들을 수차례 만나서 설득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마을 만들기 전문가인 일본 큐슈공과대학 후지하라 게이요 교수와 국내 전문가들을 초청해 세미나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었다.
주민협의체 이현일 총무는 “주민들 설득하는 작업이 사업의 시작과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말 중요했다. 솔직히 시골사람들이 적잖이 보수적이고 개성이 뚜렷한 편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상당히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계속된 설득작업과 특히 세미나를 기점으로 주민들 생각이 조금씩 변하는 것을 느꼈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현일 총무는 “이러한 설득작업을 진행한 결과 17개소를 제외한 전 점포가 간판을 교체했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반응이다. 특히 찐빵뿐만 아니라 주변에 펜션타운이 있어서 주말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 간판이 예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개선사업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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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view

송주철공공디자인연구소 송주철 소장  visong@chol.net

사업 취지를
살리기 위해 지역민들의
의견 청취가 중요


비와 눈이 섞인 2월의 희한한 날씨는 안흥 찐빵마을 현장취재일정을 두어 차례나 미루게 할 만큼 편집부의 애를 태웠다. 하지만 그 때마다 안흥에 있으면서 현장의 기상 상태를 알려준 송주철 공공디자인 연구소 직원들을 생각해보니 며칠간 했던 맘고생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상당한 고생의 시간을 보냈다던 송주철 소장을 만나 보았다.

●안흥 찐빵마을 경관개선사업을 진행했는데 계기가 있다면?

최근 대부분의 경관사업이 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안흥 찐빵마을과 같은 작은 면단위에서는 경관사업과 같은 여러 가지 수혜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아 사업에 오히려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안흥 찐빵은 전국적으로 맛과 제품의 우수성이 잘 알려져 이제는 유명 브랜드가 되었다. 특히 안흥 찐빵마을은 마을 연간 방문객이 35만 명에 달하고 찐빵 판매액이 80억을 상회하는 성공한 지역 먹거리 관광지라는 점에서 경관개선이 마을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라 확신하게 됐다.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 과제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

지금까지 지역의 많은 경관사업이 관주도형으로 진행되어 주민의 의사 반영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안흥 찐빵마을경관개선사업에서는 기존 사업과 차별화된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싶었다. 따라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유도와 의사 반영을 사업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수십 번 이상 각 주택이나 점포들을 찾아 다녔다. 전반적인 사업 취지나 방향에 반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설득을 했고, 타당하거나 좋은 의견이라 판단되는 것은 사업에 그대로 반영했다.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고, 주민 모두가 마을의 주인이라는 의식이 형성되어야 애착도 형성된다. 사업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취지가 잘 지속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태도를 끝까지 견지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

사업 초기부터 각 개개인의 의견과 요구가 모두 다르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이를 조정하고 중재하는 일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실제 공사 기간은 줄어들고 유난히 추운 겨울이 다가왔다. 도색을 비롯한 외관 공사는 겨울철에 공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서둘러 사업을 마무리해야 했다.
이와 더불어 초기에 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많은 난항을 겪었다. 아무리 좋은 제안을 해도 의심부터 했다. 주로 주택 보수나 외관 도색 그리고 간판 교체를 위해 건물 외관은 20%, 간판은 14%의 자부담금이 있었는데, 사업초기 희망자가 적어 공사는 계속 늦어지기만 했다. 또 다른 어려움은 각각의 건물들이 모여 경관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주민들이 제각기 원하는 색채나 내용이 달라 일관된 독특한 인상을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건물과 어울리는 적절한 크기의 개성있는 간판이 좋은 간판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도 많은 한계가 있었다. 크고 유난히 밝은 간판을 선호해 본래 간판 디자인 의도와 달라진 점도 이 사업의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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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션>


1 안흥 찐빵마을 경관개선사업 전체 조감도.
2 원조시골안흥찐빵 역시 어딜 가나 원조라는 단어는 중요하다. 윈도그래픽에 강원여객
매표소, 택시라는 문구가 어린시절 시골의 향수를 불어 일으키는 것이 정겹다.
3 만물미곡상회. 왠지 만화 식객의 주인공이 전국을 해매며 찾은 어린시절 먹었던
그 감칠맛 나는 쌀도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4 마을 입구에 있는 공중 화장실. 이번 개선사업을 통해서 벽화를 그렸고
기존에 찐빵 캐릭터 도안을 빼고 화장실을 알리는 픽토그램만 설치했다.


5~6 여기서부터 찐빵 파는 곳이요! 라고 말해주는 듯한 캐릭터를 동네 곳곳에 설치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캐릭터를 아아덴티티를 살리는 차원에서 적용했다.
7 간판의 컬러로 봐서는 왠지 상큼한 과실차를 맛나게 내줄 것 같은 느낌이다. 정갈한 형태가 茶자와 잘 어울린다.


8 대형마트의 등장과 함께 슈퍼에서는 생선 등 많은 아이템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곳 안흥슈퍼에서는 아직도 다 있고 그것을 간판에 조형물 형태로 설치해 한눈에 봐도 무엇을 파는지 알 수 있다.
9 송주철공공디자인 연구소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힘들 때 소맥한잔에 툴툴 털어 버렸던 아지트이자 안흥의 독보적인 호프, 치킨집인 시집가는날.
시집가는날이라는 상호를 살리기 위해 그날의 설렘을 상징하는 한복 질감의 느낌을 간판에 적용했다.
10 민박집 간판에 피운 꽃이라... 그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민박집에 들어가면 사장님이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백 만 송이 장미를 감상하고 계실 듯한 분위기.


11~12 트럭 적재함에 얹혀있는 안흥 화물알선소, 철물점엔 망치. 이 두 집을 표현하는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싶다.
13 서울에 박준이 있다면 안흥에는 전해경이 있다는 듯,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사장님의 확고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간판이다.


14~18 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집엔 젓가락, 복다방엔 복주머니, 미용실은 빗, 건강원엔 사슴뿔, 가스집에는
가스통을. 외국인도 무엇을 하는 집인지 알 듯 한 이미지 강조형 이지리스닝 간판들이다. 19 간판에 실제로 뻥튀기를 집어넣었다. 뻥튀기 집임을 한번에 알게 하고 왠지 간판을 열어 먹고 싶은 느낌까지 든다.


20 역시 이집도 원조, 원조는 역시 중요하다.


목재 파사드에 간접조명을 설치한 것이 은은한 느낌을 주고 2층에 벽화역시 조화롭다.
21 찐빵도 아닌 코트가 왜 걸려 있지? 세탁소를 상징하기 위한 것인가? 라는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다소 엉뚱한 벽화는 보는 이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사인이다.


22~23 이집에서 내가 찐빵 만들고 있소 라고 말하는 듯한 벽화.  안흥 찐빵을 처음을 만들었던 아주머니를 모델로 그렸다.
마을 초입에 위치해 안흥을 찾는 사람들에게 안흥 찐빵의 정체성을 알리고 찐빵 만드는 아주머니의 푸근한 마음이 느끼게 한다.
24~25 안흥 찐빵마을은 간판정비에 앞서 전선 지중화를 진행해 시야가 탁 트인 것이 동네 전체가 시원한 느낌을 준다.


26~28 안흥 면사무소도 이번 경관개선 사업에 포함해 진행했다.
특히 윈도그래픽에 애민 愛民 이 라는 문구를 삽입한 것은
다산 정약용 목민심서에서 발췌한 것으로 지역민들을
진심으로 위한다는 행정의지를 상징한다.
29~31 간판 내부광원으로 LED를 사용했다. 마치 밤에도 살아있는
듯한 느낌으로 안흥을 찾는 사람들의 눈을 유혹하는 듯 보인다.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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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조명+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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