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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성행했던 소박한 우리네 일상
2005-08-01 |   지면 발행 ( 2005년 8월호 - 전체 보기 )

문화&비즈니스/통신원 네트워크

80년대 성행했던 소박한 우리네 일상
“니들이 막간판을 알아?”


사인 기술과 디자인이 향상하면서 간판들이 점점 화려해지고 있다. 화려한 간판들 가운데 낡고 소박한 정취를 느끼게 하는 옛 간판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강원도 원주 시내에 아직까지 그 모습을 지키고 있는 ‘막간판’을 따라가 본다.

글 서학수
본지 강원 통신원
원주 홍익디자인 실장
mysunnylove@naver.com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는 막간판
필자는 매월 셋째 주 토요일 문학행사 홍보 현수막을 납품하기 위해 충주로 향하는 국도를 지난다. 그 국도를 따라 달리다보면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한라대학교, 원주대학교 등이 있는 원주 대학가 ‘흥업’을 거치게 된다. 이 대학가 사거리에 큼지막하게 ‘원주집’과 ‘해장국’이라고 표시한 낡은 간판이 눈에 띄는 작고 허름한 식당이 있다. 먼저 이곳 간판은 정형화하지 않은 서체가 눈길을 끄는데, 베껴 쓰기 어려울 정도로 독특하다. 낡고 소박한 간판과 해장국집 뒤로 살짝 보이는 화려한 주유소 캐노피 사인이 교차하면서 묘한 느낌을 준다. “야, 저 간판 정말 오래된 건데, 아직도 저런 것이 있었네? 늘 다니면서도 왜 이제껏 못 봤지?”
“저거 얼마나 된건데요?
“글쎄 내가 간판 시작하면서 서너 번 만들어 본거 같은데? 94년에 만들어보고 그 이후로 한 번도 안만든 것 같다.”
“저건 재질이 뭐죠? 뭐로 만들어요?
“뭐였더라? 어쨌든 저 간판을 ‘막간판’이라고 불렀어.”
“막간판?”
“이름이 막간판이라고 막 만드는 건 아니야. 그래도 저 간판 만들려면 숙련된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지. 문자도안 고수들의 작품이지, 작품.”
무슨 신기한 것이라도 봤다는 것처럼 들떠 동료와 이야기를 나눴다.
오래간만에 막간판 짜보자
“학수야, 가서 한치각 한 단 사와.”
“현수막 다시게요?”
“아니, 막간판 주문 들어왔다. 오래간만에 막간판 한번 짜보자.”
이렇게 해서 막간판을 짜보는 영광을(?) 얻었다. 필자가 처음 간판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막간판은 거의 만들지 않았다. 막간판을 만들어 본 마지막 세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옛 기억을 되살려 막간판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떠올려본다.
막간판을 만드는 데 필요한 소재는 틀을 이루는 한치각, 면을 이루는 코팅 평면 함석판 혹은 코팅 골판 함석판, 문자를 만드는 아크릴, 틀을 감싸며 마무리하는 미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0.45mm 알루미늄 커버. 제작에 필요한 도구는 망치, 머리가 좀 큰 못, 아크릴 칼, 아크릴 접착제, 작은 함석가위, 소형 가스렌지, 흔히 ‘반생’이라고 부르는 철사, 50cm 자, 나무로 된 송곳 달린 큰 콤파스 그리고 사인펜.
만드는 방법은 이렇다. 일단 나무로 틀을 짠다. 틀은 코팅 골판 함석판 크기를 감안해서 짠다. 틀 크기는 세로 70cm, 가로 340cm가 일반적이다. 면을 이루는 코팅 골판 함석판 크기가 가로 70cm, 세로 170cm 기 때문이다. 물론 가로를 더 길게 할 수 있지만 틀을 나무로 짜기 때문에 길어지면 설치할 때나 이동 중에 꺾이는 불상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틀을 완성하면 코팅 골판 함석판 두 장을 나란히 배치하고 가장자리를 못으로 고정한다. 그리고 알루미늄 커버를 씌우고 못으로 고정하면 프레임 작업은 완성.
다음은 막간판 제작 하이라이트인 문자도안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 작업은 숙련된 사람만이 할 수 있는데, 고도의 계산과 손놀림이 필요하다. 나름대로 만드는 사람의 필체와 개성이 넘치는 작업이다. 예전에는 문자도안만 보고도 어느 간판집에서 제작한 것인지 알 수 있었을 정도다. 문자 크기는 차이는 약간 있지만 대부분 가로 45cm, 세로 45cm 정도로 맞춘다. 아크릴에 도안할 때는 문자를 반전해 작업한다. 왜냐하면 콤파스로 도안하다보면 아크릴 표면에 흠집이 나고, 도안한 대로 아크릴 칼로 재단하다가 도안한 선 밖으로 잘못 재단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재단하고 뒤집어 보면 도안한 선이 보이지 않는 깨끗한 면만 보인다. 도안 후 3~4cm 정도 두께 아크릴을 잘라 입체 문자를 만든다.
문자를 만들 때는 직각 면은 철사를 가스렌지 불에 달궈 직각 포인트 부분에 대고 아크릴을 녹여서 꺾었고, 둥근 부분은 전체적으로 열을 가한 후 부드러운 곡선형태를 만들어 아크릴 접착제로 고정한다. 이런 문자들을 코팅 골판 함석판에 고정하고 문자가 상대적으로 작은 전화번호, 부제들은 못과 실톱으로 재단해 부착하면 일명 막간판 완성.
막간판을 완성하면 현장으로 이동해 설치한다. 막간판 시공은 요즘 간판작업처럼 해머드릴에 앵커볼트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망치, 못, 철사 등으로 고정하면 끝이다. 간판을 이동할 때는 두 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옆으로 들고 갔다고 한다. 그만큼 무게가 가벼웠다는 이야기다.

오로지 ‘손’ 실력으로 만들어진 막간판
막간판이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업계 선배들의 말에 따르면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아크릴간판과 함께 성행했으며, 90년대 초까지 많이 제작하다가 이후 플렉스사인 파워에 밀려 뜸해졌다고 한다. 막간판은 유명 아이스크림 회사가 슈퍼마켓을 지원해 많이 제작했다. 지금도 시골 구멍가게나 도시 외곽 후미진 동네 슈퍼 간판에 모아이스크림 회사 로고를 양쪽에 부착한 막간판을 종종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원주는 서부, 서남부 쪽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도시가 발전해 왔기 때문에 막간판을 볼 수 있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발전 속도가 느린 동부, 동남부 쪽이다. 그러나 최근 동부, 동남부 지역 도시개발 계획을 수립해, 머지않아 간간히 눈에 띄는 이 수작업 막간판은 기억 속에만 자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막간판 한 개 제작비용은 18,000원 정도고, 납품가는 65,000~70,000원 정도였다. 하루 최대 제작개수는 숙련된 사람 두 명이 작업할 경우 15~20개 정도였다고 하니 마진율이 60%에 달하는 효자 간판이었다. 간판을 주문하는 점포주 역시 단순하게 주문했다고 한다. ‘○○집에 전화번호, ○○상사에 전화번호, ○○식당에 메뉴 한, 두 개’ 식으로 말이다. 당시는 요즘처럼 컴퓨터로 작업한 시안은 꿈도 꾸지 못했고, 오로지 간판집 ‘손’ 실력 하나만 믿은 것이다.
원주 홍익디자인 이건형 대표는 “막간판이 성행하던 당시는 사인 제작업체가 지금처럼 난립해 있지 않았고, 간판 일을 하는 사람들이 손으로 도안하는 기술이 상당했다. 그래서 점포주들이 손으로 도안하는 모습을 신기하게 생각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을 정도였고, 그 자부심도 대단했다. 요즘 사인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시대가 많이 흐른 만큼 일러스트레이터나 코렐드로를 주로 사용하고, 3D프로그램, 사진 합성, 편집 실력까지 갖추고 있는데다 디자인 실력도 우수하지만, 점포주들이 보는 사인업 위상은 막간판을 만들던 그 시절보다 나을 것이 없지 않나”라며 “이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현재 거리를 장악하고 있는 플렉스사인은 도시미관, 환경 문제 등으로 그 아성이 휘청거리고 있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아주 디자인이 잘 된 사인을 만들면서 공룡같이 커다랗던 플렉스사인을 추억하고 있지는 않을까?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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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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