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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_모방이 창조의 어머니가 되려면
2009-05-01 |   지면 발행 ( 2009년 5월호 - 전체 보기 )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가 되려면 



잡지나 화보를 보다가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 비슷한 경우가 있어 표절이라는 생각이 드는 적이 많다. 모티브만 따온 것이라고 항변하더라도 일반적으로 봤을 때 베꼈다고 밖에 보이지 않아 과연 표절과 모티브의 차이는 무언가 라고 반문하게 된다.
문화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무 無 에서 유 有 를 만들기보다는 모방이라는 과정을 통해 창조되는 사례가 더 많았다. 20세기 최고의 발명이라고 알고 있는 생활도구들도 선구적인 연구나 기초 모델 제품을 따라 해서 탄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한 21세기에는 세계 각 나라들이 타국의 역사, 문화에 한층 더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따라쟁이’들이 더 늘고 있다. 새로운 것보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더욱 많이 드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음악, 미술, 디자인 등 예술분야에서 표절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때론 벤치마킹이라는 말을 써서 따라 하고 있는 행위를 그럴 듯하게 포장하려고 한다. 벤치마킹은 우수한 상대를 선정해서 그의 뛰어난 점을 배우면서 부단히 자기혁신을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배우는 자세와 자기 혁신 의지 없이 벤치마킹하는 것은 ‘따라쟁이’일 뿐이다.
최근 본사는 해외 ‘따라쟁이’를 만났다. 본사가 발간하고 있는 영문 잡지 ‘《Global Signs》 - Signs of Korea’를 그대로 따라한 홍콩 잡지가 있었다. 심지어 몇 페이지는 아예 스캔을 받아 게재했다. 본사는 국제재판소에 제소해서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그 잡지 편집장이 사과 이메일을 보냈고 문제해결을 위한 후속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해왔다. 국내에서는 영문 잡지뿐만 아니라 월간《사인문화》까지도 모방하는 대상이 된 지가 오래됐다. 공공연히 따라하겠다고 공표하고 노골적으로 모방하는 업체가 있었는가 하면 뭔가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면 즉각적으로 따라하는 업체도 있다.
사인업계 오피니언 리더로서 선도적인 매체 역할을 하다보니 그렇다고 위안하지만 너무나 똑같은 포맷을 발견하면 기분이 상한 것을 넘어 허탈감에 젖어든다. 매호 마다 서로 자극을 주고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는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데 그저 손쉽게 따라 해서 무임승차하려는 모습만 보게 되니 허탈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행태가 오래돼서 본사가 항의하면 홍콩 잡지처럼 후속조치 하겠다는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보일 것인지 의문이 간다. 모방은 똑같이 만들어 보고서 그 기법이나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라고 한다.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똑같이 만들기만 하는 무모한 모방은 창조의 모태가 될 수 없다. 그러한 모방은 표절, 저작권 침해의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상도의 商道義 를 져버리는 행위일 뿐이다. 모방이 진정으로 창조로 승화하려면 창조에 버금가는 고통이 있어야 한다. 따라해 보고 터득한 노하우로 재창조하겠다는 의지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재창조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모방대상의 권리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재창조의 길잡이로 삼을망정 저작권까지 침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상대방의 저작권을 인정하는 분위기를 업계에 조성해야 한다. SM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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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9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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