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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_사인산업에서 정부의 역할은?
2009-01-01 |   지면 발행 ( 2009년 1월호 - 전체 보기 )

칼럼

사인산업에서 정부의 역할?


자본주의 국가들의 경제역사를 살펴보면 아담 스미스가 이야기한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시장에서 나타나는 수요와 공급은 인간의 자유로운 욕망에 맡겨 두는 한 보이지 않는 손 가격 에 의해 적절히 조절이 된다는 믿음이다. 근대 자본주의는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재화나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면서 20세기 초까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지금도 자유주의들이 외치는 정부개입 최소화, 시장논리 존중은 이 같은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 자유주의 경제관은 1929년 경제 대공황으로 큰 도전을 받게 된다. 이른바 케인즈 학파의 수정 자본주의자들은 인간의 이기적인 속성에만 시장을 맡겨두면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경제 대공황이 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자본주의 국가들은 이 두 가지 축, 즉 자유주의냐 수정주의냐 시장 존중이냐 정부개입이냐, 또는 작은 정부냐 큰 정부냐 를 두고 고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미국은 제 2의 경제 대공황이라는 금융위기를 맞이하자 정부 개입론자들의 입김이 세졌다. 국회에서 부결됐던 7,000억 달러 구제금융이 다시 상정돼 통과되는 현상만 보더라도 자유주의가 한발 물러선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는 정부주도 경제성장을 지속해왔기 때문에 시장에서 정부개입 정도는 어느 나라보다도 높았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는 우리나라도 작은 정부와 정부 개입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인산업을 본다면 당연히 정부개입이 타 산업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 사인은 사유물이면서 공공재 성격을 같이 지니고 있어 필연적으로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속성이 있다. 오히려 사유물 측면을 너무 강조해 난립하다 보니 더 적극적인 정부 개입을 불러 왔다. 하지만 이런 개입이 산업 전체를 볼 때 과연 효과적인가를 한번쯤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간판정비사업, 디자인 가이드라인 등이 대표적인 시장개입 사례로 볼 수 있고 정부가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LED 보급정책도 개입사례로 여겨진다. 이 사례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사인시장 주체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채 정부가 개입하는 바람에 문제점이 발생했다.
제작자, 디자이너, 점포주, 광고주 등 시장 주체들은 정비사업이나 가이드라인 추진 시 뒷전으로 밀려나 전시행정, 탁상행정의 들러리가 됐다. LED 사인에서는 시장 주체들이 참여 준비를 완전히 하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보급 확대를 추진하다 보니 고급화, 규격화 등 질적 향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시장에는 저품질, 저가격만 난무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사인산업은 시장을 중시하는 자유주의 논리도, 정부개입을 주창하는 수정주의 논리도 다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을 발전적으로 정립하지 못하면 두 논리의 비효율성이 증가한다. 정부는 시장주체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지도·육성하는 역할에 치중해야 한다. 시장주체들이 정부가 있는 듯, 없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는 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시장은 역동성을 키울 수 있다. SM

염기학 본지 이사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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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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