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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가림막 웅장했던 어제 다시 꿈꾸게 해 外
2008-06-01 |   지면 발행 ( 2008년 6월호 - 전체 보기 )

이달에 소개할 실사연출 사례는 더 없이 포근하다.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숭례문 전소현장에서 다시 아름다운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게 한 숭례문 복원현장 가림막이 첫 사례다. 웅장했던 그 모습을 가림막 위에 재현해 국민들이 느꼈던 상실감을 위로한다. 두 번째 사례는 서초구청 보건소에 연출한 이미지 월이다. 딱딱하고 차갑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구민들에게 한 걸음 다가서는 서초구청 보건소의 노력이 따뜻하다.
글_성혜나·사진_김수영

숭례문 가림막 웅장했던 어제 다시 꿈꾸게 해


기획: 한국HP, 서울시 중구청
출력: 업체 (주)아트매니아플러스
출력: 기종 사이텍스 TJ8500
출력: 소재 시트
위치: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지난 2월 설 연휴 마지막 날, 온 국민의 가슴을 무참하게 짓이겼던 숭례문 방화사건이 있었다. 밤새 애태우며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던 그 무수한 간청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커멓던 연기와 새빨간 화염은 숭례문을 휘감아 무너뜨렸다.

그리고 세워진, 높이 14m에 달하는 높다란 가림막은 처참한 흔적은 가렸지만 숭례문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안타까움은 덜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길 한가운데 버티고 선 그 거대함이 보는 이로 하여금 위화감과 거부감을 불러일으켜 가림막 설치 당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우리의 부끄러움을 가리는 데에만 급급했던 숭례문 복원 현장 가림막이 새롭게 변신하며 또 다시 화제로 부상했다. 이번엔 지난번과는 다른 이유에서다. 낙서가 뒤덮었던 회백색 가림막에 숭례문이 위용을 떨치던 모습을 담았다. 흉했던 가림막을 보며 느꼈던 절망은 복원 후 되살아날 숭례문에 대한 기대로 바뀌었다.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선 숭례문과 힘찬 서체로 써내려간 글귀가 더 없이 아름답다.

왜 좀 더 일찍 하지 않고 3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에서야 뒤늦게 하냐는 빈축도 들릴만하다. 하지만 준비는 거의 가림막이 설치된 직후부터 시작됐다. 복원현장 가림막을 보기 싫게 그냥 두지 말고 래핑을 하자는 제안은 우리 사인업계에서 처음 나왔다. 실사출력 전문업체인 아트매니아플러스 황석상 대표가 한 제안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한국 HP와 신한은행이 후원하고 나선 뒤 본격적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서울시 중구청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번 가림막 시안 디자인은 중구청 도시디자인과에서 제작했다. 여러 디자인 안이 검토되었으나 컴퓨터 그래픽 등으로 꾸며진 모습이 아니라 최대한 실제 모습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선택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느끼는 상실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리뉴얼 개념이 아니라 옛것 그대로 복원하는 것, 사라졌던 자리에 그대로 돌려놓는 것이 필요했고 또 그것이 국민들이 가장 바라고 원하는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중구청 도시디자인과 정우성 팀장은 전한다.

기본 컨셉트는 잡았지만 가림막에 담아낼 숭례문 사진을 구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까다로웠다고 한다. 숭례문을 개방하고 난 후인 최근 모습을 담은 사진이 의외로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획대로라면 여러 각도에서 바라본 모습을 모두 담아야 했지만 뒷모습과 측면 사진을 다양하게 구하지 못해 결국 정면과 측면 한 컷, 이렇게 두 컷으로 디자인했다.

디자인이 완료된 다음부터는 작업이 속전속결로 이루어 졌다. 하지만 이번 작업은 다른 작업보다 조금 까다로웠다고 황석상 대표는 전한다. 디자인 데이터 원본 파일 용량 전체가 20기가바이트 정도로 너무 커서 기존에 사용하던 컴퓨터에서는 원활하게 구동할 수 없어 새로 컴퓨터를 구매했을 정도다. 또 최대높이 약 14m, 둘레 길이 270m로 총 시공면적이 약 3,780m2에 달한 데다 도로와 바로 인접해 있어 사다리차를 사용하지 않고 줄을 타고 내려오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해 시공에만 5일 정도가 소요되었다.

방대한 규모와 촉박한 시간 탓에 출력과 시공을 동시에 진행했다. 가로, 세로 각각 1,820mm와 820mm인 시트 약 2,500여 장이 들어간 이번 작업은 시간당 400m2로 속도로 출력해 약 3일만에 출력을 마칠 수 있었다고 황 대표는 밝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숭례문이 예전 모습 그대로 다시 설 때까지 이 가림막이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길 바란다.

욕심 부리지 않은 담백한 실사연출 인테리어 서초구보건소


기획: 서초구청
출력: 업체 (주)애데스
출력: 기종 하이파이젯 PROⅡ
출력: 소재 합성지, 투명필름
위치: 서울시 서초구 서초보건소

관공서에 대해 일반 시민들이 갖는 느낌은 어떨까? 경찰서는 괜히 위축되는 곳, 시청이나 군청은 고루하고 삭막한 곳, 국회는 보기만 해도 한숨 나오는 곳.

병원에 대한 느낌은 어떨까? 아픈 곳, 무서운 곳, 그래서 왠지 방문하기 부담스러운 곳. 이 정도로 인식하지 않을까? 아마도 이와 꼭 같지 않을 수도 있지만 결코 긍정적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근래에 들어 동네 파출소마다 담장을 없애고 열린 화장실을 만들며 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다가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같은 노력을 보이는 병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무섭기로 치면 으뜸이라는 치과에서는 아름다운 그래픽과 따뜻한 조명으로 환자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거부감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종합병원에서 어린이 병동을 재밌는 장난감으로 꾸민 사례도 심심찮게 소개되고 있다.

불편함으로 대표되는 관공서와 병원, 이 둘이 만난 공간인 보건소는 어떨까? 주민과 가장 가까운데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냉랭한 흰색 벽으로 대표되는 이미지가 가로막고 서서 왠지 모를 불편함을 가져오는 곳. 그런 보건소도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청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서초구 보건소는 실내 인테리어에 일러스트 래핑을 활용함으로써 따뜻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보건소를 찾는 구민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고 무료했던 진료대기 시간에도 청량감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편으로 권영현 서초구보건소장이 이미지 월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미지 월을 만드는 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어떻게 디자인 하느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보건소가 갖는 이미지는 ‘진료하는 곳’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주사바늘, 수술광경, 가운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 모습을 일러스트로 하자는 의견 등 천편일률적인 제안뿐이었다. 기존 고정관념은 깨면서도 보건소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디자인을 찾는다는 것이 어려웠다고 박병길 팀장은 전했다.

오랜 고심 끝에 탄생한 디자인 월은 보건소를 찾는 주민들에게 포토존 기능까지 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따뜻한 파스텔톤 색채와 행복해 보이는 가족, 그 가운데 자리한 구청과 보건소 모습이 꿈속 풍경처럼 평화롭다. 특히 보건소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정면에 이미지 월이 자리하고 있어 한결 편안함이 더하다. 1층 민원대기실 외에도 치과와 모성영유아실, 구강보건교육실, 건강검진센터, 건강증진센터 벽이나 기둥에 일러스트 이미지를 활용했다. 또 꽉 막힌 벽 대신 유리를 사용하고 그 위에 투명필름에 출력한 심플한 그래픽을 붙여  갑갑한 벽이 주는 불안감을 없애고 친근한 공간으로 다가섰다.

의욕이 앞서 여기저기 과도하게 래핑이 남발되었다면 부담스러웠을 테지만 필요한 곳에 조금씩 포인트를 주듯이 래핑 한 센스가 돋보인다. 유리창 래핑도 과도한 색상을 피하고 선을 위주로 한 단색을 택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출하고 있다. 욕심내지 않은 작업이라 제작과 시공에도 큰 무리는 없었다고 제작을 담당한 애데스 관계자는 전했다.

따뜻함과 담백함이 적절히 어우러져 더 편안한 이곳, 아픈 몸을 치료해주는 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여유롭게 마음도 휴식할 수 있는 쉼터로 충분히 사랑받을 것이다.

<SignMunhwa>

위 기사와 이미지의 무단전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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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타
2008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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